
▲서울 쿠팡 본사. ⓒ 연합뉴스
쿠팡이 '와우회원가'를 내세워 유료 회원 가입을 유도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게 됐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계속 할인 받을 수 있는 가격처럼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한 번만 쓸 수 있는 쿠폰이 반영된 가격이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9일 쿠팡이 2020년 8월 26일부터 2022년 5월 15일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와우회원가'를 광고하면서 중요한 정보를 숨기거나 빠뜨렸다고 밝혔다. 이에 표시광고법상 '기만적인 표시·광고'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5억 원은 현행법상 정액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는 최고액이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것은 '와우회원가'라는 표현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면 일반 판매가보다 싼 가격으로 계속 살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 하지만 공정위에 따르면 상당수 '와우회원가'는 와우멤버십 가입 때 주어지는 1회성 할인쿠폰을 적용한 가격이었다. 같은 상품을 보다 싼 가격으로 반복 구매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와우회원가로 계속 할인되는 줄... 1회성 쿠폰"

▲쿠팡의 부당광고행위 예시. ⓒ 공정위
쿠팡도 처음부터 이런 방식으로 표시한 것은 아니었다. 2020년 3월 와우회원 대상 할인 혜택을 추가했을 때 '와우회원가'를 회원에게 상시 적용되는 가격이라는 의미로 썼고, 1회성 쿠폰은 따로 표시했다. 그런데 같은 해 7월 약 한 달 동안 소비자 반응을 비교하는 내부 테스트를 한 뒤 표시 방식이 바뀌었다. 이후 2020년 8월26일부터는 1회성 쿠폰을 적용한 가격까지 '와우회원가'로 표시했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쿠팡이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고 봤다. 쿠팡은 '와우회원가로0,000원 할인', '로켓와우로 할인받기', '회원전용 특가'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또 '와우회원가'와 '와우전용 할인쿠폰'을 별개인 것처럼 보여줬다. 이에 소비자가 와우회원가 자체가 1회성 쿠폰 적용 가격이라는 사실을 알기 어렵게 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특히 여러 상품에 쓸 수 있는 쿠폰을 표시하는 방식도 문제가 됐다. 예를 들어 '로켓프레시 첫 구매 쿠폰'처럼 한 번만 쓸 수 있는 쿠폰의 할인액을 여러 상품 가격에 각각 반영해 보여줬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여러 상품을 모두 '와우회원가'로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쿠폰 하나로 한 상품만 할인 받을 수 있었다.
공정위는 이같은 광고가 소비자의 선택을 왜곡했다고 봤다. 와우멤버십에 가입할지를 결정할 때, 회원 전용 할인 가격이 실제로 있는지, 그 할인이 반복 적용되는지는 중요한 정보다. 그런데 쿠팡이 이를 명확히 알리지 않아 소비자가 멤버십 가입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위법성 매우 중대' 5억 원 과징금... 향후 법 개정으로 50억 상향 검토

▲쿠팡의 부당광고행위에 대한 고객 불만 예시 ⓒ 공정위
게다가 쿠팡의 이같은 광고는 1년 8개월 넘게 진행됐고, 이 기간 동안 쿠팡은 와우멤버십 회원 수를 크게 늘렸다. 공정위는 온라인 쇼핑몰 경쟁이 치열해지던 시기에 '와우회원가' 광고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쿠팡 광고의 위법성이 중대하다면서도,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할 수 밖에 없었다. 현행 표시광고법상 정액으로 부과할 수 있는 상한금액이 5억 원이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법 개정을 통해 과징금 상한 규모를50억 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유료 멤버십과 연결된 온라인 쇼핑몰 가격 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향후 온라인 쇼핑과 유료 멤버십 분야에서 할인 조건과 적용 범위를 소비자가 분명히 알 수 있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쿠팡 쪽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자발적으로 해당 광고와 관련해 시정조치를 완료했다"며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