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 ⓒ 이병도 당선인 측 제공
청년층 보수화 문제에 대해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은 "청년 세대의 변화를 단순히 '보수화'나 '극우화'라는 이념적 잣대로만 재단하는 것은 현상을 오독할 위험이 있다"라며 청년층 보수화 현상에 대해 "공정에 대한 타는 갈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디어 교육 강화와 토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남교육감에 당선된 이병도 당선인과 서면 인터뷰를 했다. 이 당선인은 인천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평교사로 28년을 일한 후, 충청남도교육청 교육국장, 충청남도천안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역임하며 11년간 교육행정가로 일했다. 지난 3월 17일, 충남 진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충남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는 이병도 당선인을 민주진보교육감 후보로 선정했다.
아래는 그와 서면으로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전임 김지철 교육감 체제 이어받되 정책의 세밀함과 실행력 보완"
- 당선 축하 드린다.
"먼저 충남 교육의 미래를 믿고 선택해 주신 220만 충남도민 여러분과 교육 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승리는 저 개인의 영예가 아니라, 지난 기간 다져온 혁신 교육의 성과를 흔들림 없이 계승하고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맞추어 충남 교육을 더욱 도약시켜 달라는 도민 여러분의 엄중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평교사로 28년, 장학관과 천안교육장 등 교육 행정가로 11년을 일하며 총 39년간 오직 충남 교육 한길만을 걸어왔다. 저는 충남민주혁신교육포럼 대표와 충남교육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며 충남의 교육 현안을 이론적·실천적으로 정밀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다듬어왔다.
도민들께서 정치적 수사보다 이러한 저의 검증된 실력과 안정감을 신뢰했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 교육', '도민 교육주권 시대'를 약속드린 만큼, 말보다 행동으로 교실의 따뜻한 변화를 반드시 증명해 보일 것이다."
- 이번에 충남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전교조 12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른바 민주·진보진영 후보를 자처한 후보 중에서도 이런 주장을 한 후보가 있었다.
"선거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비판과 목소리 역시 충남 교육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염원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겸허히 경청하겠다. 그러나 지난 12년 동안 충남 교육이 일궈낸 교육 복지의 확대, 학생 중심의 혁신 교육 그리고 청렴한 교육 행정의 성과마저 특정 프레임에 갇혀 전면 부정당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그 성과는 현장 선생님들의 헌신과 도민들의 성원이 함께 만든 자산이기 때문이다.
나는 충남 시민사회단체가 정당성 있게 선정한 유일한 민주진보 선정 후보이다. 강조하는 것은 맹목적인 답습이 아닌 '계승을 토대로 한 변화'이다. 전임 김지철 교육감 체제의 훌륭한 교육 복지와 학교 혁신 운동 기조는 충실하게 이어받고, 현장 전문가의 시각으로 정책의 세밀함과 실행력을 보완할 것이다.
지시와 통제의 행정을 깨고 교사들의 행정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출신이나 정파를 초월해 오직 우리 아이들의 성장이라는 본질에만 집중하는 실용적이고 포용적인 민주진보 교육의 새 장을 열 것이다."
"청년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불공정한 구조에 대해 불안"
-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일각에서는 '청년층이 보수화를 넘어 극우화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단순히 민주시민교육으로는 청년층의 보수화를 막을 수 없다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보나.
"청년세대의 변화를 단순히 보수화나 극우화라는 이념적 잣대로만 재단하는 것은 현상을 오독할 위험이 있다. 지금 청년들이 표출하는 목소리의 본질은 거창한 이념 체계가 아니라,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불공정한 구조에 대한 불안감과 공정에 대한 타는 갈증이다.
따라서 기존의 훈계조 또는 당위성 중심의 주입식 민주시민교육만으로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
20대 딸아이를 가진 학부모로서, 39년 교육전문가로서, 제가 고민해 온 해법은 '삶에 밀착된 토론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강화'이다. 혐오와 극단주의적 정서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교실 안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정보의 편향성을 분별해 내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한 보이텔스바흐 합의에 따른 독일의 민주시민교육을 적극 참조해 다양한 사회적 의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안전하게 소통하고 조정하는 '진짜 토론'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이념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고 민주적 절차를 체득하는 공감 기반의 토론·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균형 잡힌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다."
- 당선 직후, 전교조와 교사노조, 교총에서 일제히 입장문이 나왔다. 공통 의견 중 하나는 교권 강화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나.
"당선 직후 교원단체들이 보내주신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교권 보호는 단순히 교사의 권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고 공교육의 붕괴를 막기 위한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인 과제이다.
교권 침해 발생 시 교사 개인이 악성 민원과 법적 압박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직접 방패가 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교육청 내에 법률 전문가와 심리상담사로 구성된 '교권보호팀'을 신설하고, 현장에 원스톱 지원을 맡을 '교권 보호관'을 즉각 배치할 것이다.
더불어, 교권 위축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수업과 학생 상담에 집중해야 할 선생님들이 과도한 행정 업무에 치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지원청의 '학교지원센터' 기능을 대폭 강화해 현장의 행정 업무를 획기적으로 경감할 것이다. 단체들의 출신과 성향을 불문하고 정기적인 소통 거버넌스를 가동해, 선생님들이 자부심을 갖고 교단에 설 수 있는 '안전하고 존중받는 교실'을 만들 것이다."
"대안 만들어 내는 현장 전문가 교육감 되겠다"
-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선거 기간 충남 전역을 돌며 도시와 농어촌의 불균형, 기초학력 저하 등 충남 교육이 마주한 과제들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선거 과정에서) 말만 앞서는 정치 교육감이 아니라, 교실의 작은 공기까지 읽어내고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어내는 '현장 전문가 교육감'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모든 학생에게 매년 10만 원씩 지급하는 '충남 학생 도서 바우처'를 임기 초반에 확실히 정착시켜 아이들의 문해력을 키우고 동네 서점을 살리는 교육-지역 상생의 첫 단추를 끼울 것이다.
안에서 쪼고 밖에서 함께 쪼아야 알이 깨지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교육청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게 할 것이다. 4년 뒤 충남의 모든 교실에 갈등 대신 웃음이, 소외 대신 공정한 기회가 가득하도록 도민 여러분과 늘 소통할 것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