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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당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당 안팎에서 제기되던 대표직 사퇴 요구가 11일 지도부 내부 공개 발언으로까지 번졌다. 소장파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같은 날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 사퇴를 요구했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 역시 "보수 재건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장동혁"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거취 문제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도 잠실7동 '투표용지 상자' 폐기 논란과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한민국에서 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사퇴론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지만,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발판 삼아 이를 회피하는 모양새이다.

우재준 "우리 모두 사퇴했으면" vs. 조광한 "철없는 소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우재준 청년최고위원. ⓒ 남소연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포문을 연 건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었다. 우 최고위원은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평가에 대해서는 분분한 것 같다"라면서도 "우리 지도부가 지금 이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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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 지도부의 임기는 원래 내년 8월까지"라며 "그러면 그다음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은 8개월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음 지도부는 총선을 준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인재를 발굴하고, 조직을 정비하고, 정책을 개발할 시간이 너무나도 없다"라는 이유였다.

그는 "다음 지도부가 잘 들어와서, 다음 총선을 잘 준비할 수 있게 우리 지도부는 이제 다음 지도부를 위한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다시 우리가 전당대회를 열어서 재선거를 통해 출마하셔서 다시 평가를 받으셔야 된다"라며 "그래야지만 불만이 있는 당원들도 승복하고 우리가 다시 하나 되어서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저는 지도부에 정식으로 제안한다. 우리 모두 사퇴했으면 좋겠다"라는 선언이었다.

그러자 장동혁 대표에게 지명되어 자리에 앉게 된 조광한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며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숙한 것 같다"라고 직격했다. 우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니"라고 항의했고, 조 최고위원은 "논쟁은 이따가 하자. 그리고 단둘이, 조용히 하자"라고 꼬집었다.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우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그건 기본이 안 된 발언"이라며 "제가 철이 없는 건지 본인이 기본이 안 된 건지 반성하셔야 한다"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금 1년 버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며 "다음 지도부 총선 준비 시간을 열어줘야 될 것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우 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해결을 이유로 거취 논의를 미루는 것에 대해서도 "모든 일이 자기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라며 "비대위든 다음 지도부가 들어오든 정점식 원내대표도 해결을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가 무조건 장 대표가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비켜줘야 하는 게 역할"이라고 했다.

'대안과 미래'도 "장동혁 리더십 붕괴... 사퇴해야"

당 지도부의 공개 충돌 직후, 국민의힘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라며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은 붕괴됐고, 이는 오롯이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의 교체를 주문하셨다"라며 "보수는 늘 '책임'을 중시해왔다. 장 대표가 진정 스스로 '보수'라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시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서는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에 따른 참정권 침해 문제라고 평가하면서도, 장 대표의 전국 재선거 주장에는 분명히 반대했다.

또한 "국회에서 잘못을 짚고, 시스템을 고쳐야 할 문제를 당 소속 의원들과 아무런 상의도, 토론도 하지 않고 장 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행위는 스스로 정당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에게 장 대표 거취와 참정권 침해 문제에 대한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했다.

권영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지방선거 평가는 명백한 국민의힘 대참패"라며 "2022년 지방선거에서 12대 5였고 그때는 대승이라고 했다. 이번 결과는 광역단체장만 놓고 보면 역으로 12대 4"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를 이겼고 보궐선거 몇 개 의석을 얻었기 때문에 참패가 아니다, 마치 이긴 선거처럼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특히 "서울시장 선거 승리는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를 뒀기 때문에 이긴 것"이라며 "우리 지도부가 지원유세를 갔던 곳은 전패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지도부 노선으로는 2028 총선, 2030 대선이 어렵다는 게 민심"이라고 했다.

그는 장 대표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에 대해서도 "선거 패배 책임 있는 지도부가 자기 권력을 연장하는 핑계나 수단이 돼선 안 된다"라며 "우리는 얼마든 장동혁 대표 없이도 국민 참정권을 바로잡는 일을 국회 차원, 당 차원에서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간사를 맡고 있는 이성권 의원 역시 "선거가 끝난 다음 중앙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이 발생한 것을 다시 강성 지지층, 특히 그중에서도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대 정치적 진로와 거취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당을 죽음의 길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동진 의원은 "당원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당원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의 목소리, 주권자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이 뽑아준 임기가 보장된 2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민심의 소리가 어떻고 민심의 소리를 반영한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당대표나 지도부가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보수 재건 걸림돌이 장동혁... 없으면 더 집중될 것"

한동훈 "장동혁 대표, 보수 재건 걸림돌" 유성호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국민의힘을 탈당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장 대표 사퇴론에 가세했다(관련 기사: [영상] 한동훈 "장동혁 대표, 보수 재건 걸림돌" https://omn.kr/2io0y). 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제 생각이 아니라 모든 언론인 생각, 시민들 생각 아닐까"라며 "결국 보수는 재건돼야 한다. 그 보수 재건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장동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장 대표가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그분이 없으면 더 집중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받아쳤다. 한 의원은 "그분이 있으니까 제대로 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여기서 자기의 연명을 위해서 부정선거운동에 올라타서 피켓 들고 그렇게 하는 게 이 사태를 미래지향적으로 풀고 청년과 국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담아낼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재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말씀에 공감한다. 시민들은 충분히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다"라면서도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 거기에 옳다구나 하고 올라타서 음모론까지 결합해 자기 연명의 길로 쓰는 것은 시민들께 도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치는 이런 상황에서 제도적 개선책을 내야 하는 것이지, 이런 상황에 편승해서 자기의 연명을 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정치는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2024년 총선 패배 뒤 자신이 비상대책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사례를 언급하며 "저는 두말하지 않고 물러났다. 보수정치는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 그런데 이분이 그걸 깨고 있다. 그게 보수정치를 더 우습게 만들고 있다"라고 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도 장 대표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진 의원은 조광한 최고위원이 우재준 최고위원에게 "철없는 소리"라고 한 데 대해 "진짜 분열을 만드는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닌가 싶다"라며 "지도부로서 지도부답지 않은 발언을 하는 게 국민의힘의 격을 떨어뜨린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 최고위원의 공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용기를 내서 국민의힘을 위해 목소리를 낸 것으로 잘했다고 본다"라며 "최고위원이면 책임져야 하고, 용기 있고 책임 있는 말을 해야 한다. 대표 눈치 보고 할 말 못 하는 것은 지도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동혁 "투표용지 부족보다 중요한 일 없다"... 사퇴론에 선 긋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왼쪽은 정점식 원내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왼쪽은 정점식 원내대표. ⓒ 남소연

정작 당사자인 장 대표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지금 저는 대한민국에서 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여든 야든 정치권에서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라며 "이 문제를 우리가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다면 다음 총선은 우리에게 어떤 희망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이 중대한 시기에, 지금 당내에서 분출되는 여러 목소리를 담아서 그 이슈로 간다면 우리는 정기국회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우리 당은 결국 당내 문제로 매몰되게 될 것"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특히 "당 지도부에 어떤 선택을 요구하거나, 그 길을 열려면 110명의 의원님들께서 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을 먼저 주셔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퇴 여부를 묻는 당내 요구에 앞서, 의원들이 먼저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해법을 내놓으라는 취지이다. 사실상 의원총회에 공을 넘기는 모양새인데, 장동혁 대표의 거취 문제에 가장 온건한 태도를 보였던 정점식 국회의원이 신임 원내대표가 된 만큼, 당분간 더 '버틸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장동혁#국민의힘#대안과미래#우재준#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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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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