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구가 막혀있는 것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방문객 ⓒ 진재중
강원도 고성군의 대표 관광명소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송지호 바다하늘길'이 정식 개방을 앞두고 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다. 13일 오후 찾은 죽도 일대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한산하던 주차장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의 차량으로 가득 찼고, 차량들은 인근 도로와 상가 앞까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정작 관광객들이 기대했던 바다하늘길은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다.
기대 안고 찾은 관광객들, 실망만 안고 돌아가
죽도로 연결되는 바다하늘길 입구에는 "시범운영 종료"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만 세워져 있을 뿐, 언제 개방되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 입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입구는 붉은색 차단 시설물로 막혀 있었고, 현장에는 관광객들의 문의에 응답할 안내요원이나 관계 공무원도 보이지 않았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했다는 김서호 관광객은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언론을 통해 개방됐다는 소식을 보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왔습니다. 그런데 와보니 입구에 팻말 하나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을 뿐입니다. 출입이 가능한지, 언제 개방하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이게 관광객을 맞이하는 행정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주에서 왔다는 또 다른 관광객도 목소리를 높였다.
"죽도를 가까이서 보고 다리를 건너 걸어볼 생각에 왔는데 막상 와보니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언제 개방하는지 안내판조차 없고, 홈페이지 안내도 부족합니다. 군청에 정식으로 항의할 생각입니다."
관광객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인근 상인들의 고충도 적지 않았다. 죽도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원래도 주차 공간이 부족한 곳인데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상가 앞까지 차량을 세워 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며 "관광객도 불편하고 상인도 불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차장을 가득메운 차량들 ⓒ 진재중
개방 시기조차 불투명한 바다하늘길
현장에서는 관광객들이 차에서 내려 입구까지 걸어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반복됐다. 일부 관광객들은 차단시설 앞에서 사진만 찍은 채 돌아갔고, 일부는 현장 안내가 없어 서로 정보를 묻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서울에서 방문한 임근용 씨는 현장 운영 방식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홍보를 했다면 개방 여부와 이용 방법에 대한 정확한 안내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시범운영 사실만 알리고 현장에서는 출입이 통제돼 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먼 길을 찾아온 관광객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보다 체계적인 안내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고성군에 확인한 결과, 바다하늘길의 정식 개방을 위해서는 입장료 부과와 운영방식 등을 담은 관련 조례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조례 개정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최종 개방 시기와 입장료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출입은 9월 중순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죽도를 멀치감치서 촬영하는 방문객 ⓒ 진재중
시설은 완공됐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
문제는 개방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방 소식이 먼저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기대와 행정 준비 사이에 큰 간극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된 송지호 바다하늘길은 개통 전부터 환경 훼손 논란과 안전성 문제, 죽도 경관 훼손 논란 등이 제기됐던 시설이다(관련기사: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데... 이러다 죽도 다 망가진다" https://omn.kr/28u1p). 여기에 정작 시설이 완공된 이후에도 운영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죽도아기돌고래와 엄마돌고래 형상을 간직한 죽도 ⓒ 진재중
준비 안 된 개방, 혼란만 키운 행정
관광객들은 다리를 건너기 위해 몰려오고 있지만 다리는 닫혀 있다. 상인들은 늘어난 방문객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고, 행정은 아직 개방 시기조차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송지호 바다하늘길을 둘러싼 현재의 혼란은 관광 인프라 조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운영 계획과 안내 체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행정 준비라는 사실을 고성군의 바다하늘길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바다하늘길 ⓒ 진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