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월포레스트 사업 관련 위치도 및 토지이용계획 (토지 이용 계획은 사업 대상지보다 확대해서 표시했음) ⓒ 제주도
오영훈 도정이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산간 개발 논란과 특혜 의혹이 불거진 '애월포레스트' 사업 승인 절차에 들어가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투자증권 등이 주도하여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일대 125만㎡ 부지에 약 1조 7000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입니다. 사업 계획에는 숙박시설 1060실과 휴양문화시설, UAM(도심항공교통) 이착륙장 등을 짓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중산간 난개발과 도지사 연루 특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 돌연 행정 절차가 개시되며 도민사회의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하수 사용 거짓말?… 중산간 개발 논란 애월포레스트
해당 사업 부지는 해발 300m 이상의 중산간 지역이자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에 포함돼 있어, 초기부터 난개발과 환경 훼손 우려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핵심 쟁점인 '물 사용량'을 두고 사업자 측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행정에 대한 불신을 키웠습니다.
당초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오수 처리량이 하루 3000톤으로 제시됐으나, 이후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는 물 사용량이 하루 총 4327톤으로 늘어났고, 의회에 제출된 자료에는 오수 처리량이 7900여 톤으로 둔갑하는 등 수치가 큰 폭으로 뛰면서 환경영향평가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어승생수원지의 수도 공급 여력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무리하게 대규모 용수 수요를 전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사업자 측은 지난 경관위원회에서 상하수도본부와 용수 공급 협의를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상하수도본부는 도의회에서 "협의한 사실이 없다"라고 부인하며 지하수 사용 거짓말 논란까지 더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한동수 도의원은 16일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 "사업자와 제주도의 의견이 앞뒤가 다른 사실들이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라며 "경관위원회에서 사업자가 거짓을 이야기했다면 심사 결과를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과거 취득한 농지에 대해 전용허가를 받아놓고도 농사를 짓지 않은 사실까지 확인되며 사업 추진의 도덕성마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오영훈 지사님 의견도…" 특혜 의혹 논란 애월포레스트

▲오영훈 지사가 탈락한 민주당 본경선이 끝난 후 위성곤 의원과 오영훈 지사는 함께 찍은 사진을 각자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위-오 연대를 보여줬다. ⓒ 위성곤 페이스북 갈무리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오영훈 도정과 관련한 특혜 의혹입니다. 제주도가 사업자에게 먼저 UAM 이착륙장과 워케이션 오피스 조성을 제안했다는 정황이 도의회 심사 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경관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사업자 측은 "제주도지사님의 의견도 한화가 제2의 오피스를 애월에 했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과거 간담회에서 한화그룹과 해당 사업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오 지사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입니다.
제도적 꼼수 논란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제주도는 중산간 개발을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기준안'을 무리하게 추진했으나, 도의회는 이를 임기 내 상정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았습니다.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가 제동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정은 별다른 정책적 설명 없이 애월포레스트 사업 승인 절차를 강행했습니다.
절차 개시 시점 역시 의구심을 증폭시킵니다.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임기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데다, 민선 9기 인수위원회가 가동되는 민감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는 언론을 통해 특별한 하자가 없어 규정대로 절차를 진행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관련 부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심의위원회에서 사업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정민 제주도시계획디자인연구소장은 <일간제주> 기고문을 통해 전임 도정이 논란의 사업에 대한 첫 단추를 끼워놓고, 최종 인허가 판단에 대한 정치적 부담은 후임 도정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알박기이자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주 중산간은 한 번 훼손되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제주의 핵심 환경 자산입니다. 애월포레스트 개발사업은 단순한 민간 기업의 투자를 넘어 제주의 환경 수용력과 난개발 억제라는 미래 청사진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행정은 절차적 정당성뿐만 아니라 도민적 공감대와 상식에 부합해야 합니다. 지사와 관련된 특혜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고, 관련 개발 기준안마저 도의회에서 폐기된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쫓기듯 인허가 절차를 서두르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도민들의 깊은 불신만 초래할 뿐입니다. 오영훈 도정은 임기 말 무리한 행정 절차 진행을 멈추고, 그간 제기된 수많은 의혹과 시점의 적절성에 대해 도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