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산업개발 대주주인 한국자유총연맹이 신임 사장 후보자로 김아무개 전 자유총연맹 총재 직무대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전산업개발 산하 3개 노동조합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전산업개발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한전산업개발 발전지부, 한전산업개발민주노동조합은 15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주주의 배당 확대와 공공성 훼손을 위한 낙하산 인사를 즉각 중단하라"며 정부와 한국자유총연맹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동안 개별적으로 활동해 온 3개 노조가 공동 성명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번 사장 선임 문제가 한전산업개발의 미래와 노동자 고용 문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한전산업개발은 국가 에너지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석탄화력발전소 운영과 정비 분야에서 국민에게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 온 핵심 공공기업"이라며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검증받지 못한 인사가 정치적 배경과 대주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반복적으로 사장에 임명되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현재 한전산업개발이 처한 대내외 환경이다.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따라 전국 석탄화력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쇄되고 있으며, 태안화력 1호기는 이미 폐쇄 절차에 들어갔다. 앞으로 2038년까지 전국 40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순차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발전소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천 명에 달하는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정비 노동자들의 고용 대책이 아직 명확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전산업개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한전산업개발 사옥 ⓒ 한전산업개발노조 제공
노조는 "현재 한전산업개발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사업 재편과 노동자 고용 유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새로운 성장전략 수립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에너지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비전을 갖춘 인물이 아니라 정치적 논란이 있는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되는 것은 회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위험의 외주화 해소' 정책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고 김용균 노동자와 고 김충현 노동자의 희생 이후 발전산업 현장에서는 위험 업무의 직접고용과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도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와 직접고용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수년째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보은 인사가 아니라 공공성 회복과 재공영화를 추진할 전문 경영인"이라며 "대주주의 배당 확대를 위한 경영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산업의 미래와 노동자 생존권을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이번 후보자가 각종 논란과 특별감사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성과 공공성, 노동존중 가치에 부합하는 인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성명서를 통해 ▲전력산업 공공성을 훼손하는 낙하산 인사 즉각 철회 ▲한전산업개발 재공영화 및 직접고용 방안 마련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단 한 명의 해고 없는 총고용 보장 등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한전산업개발은 지금 회사의 존립과 노동자의 생존권이 걸린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공공성 회복과 고용안정을 위한 투쟁을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장 후보 추천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향후 정부와 한국자유총연맹의 대응, 그리고 한전산업개발 이사회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