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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마포사옥
YTN 마포사옥 ⓒ 이정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지난 4월 17일 2차 전체회의에서 유진그룹의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외부 법률자문단 구성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신중한 법리 검토'와 '균형 있는 숙의'라는 명분이 결정 지연과 현상 유지의 복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법적 사실관계는 법원이, 공익적 당위는 사회가 충분히 확인했다.

위법과 편법의 연쇄

YTN의 공적 지분 매각은 처음부터 정상적인 과정이 아니었다. 한전KDN과 마사회는 애초 지분 보유 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나 정부의 요구에 의해 돌연 매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한전KDN과의 이해충돌 방지 약정을 어기고 마사회의 주관사까지 맡았으며, 한전KDN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도 묵인했다. 통매각 방식은 경쟁을 사실상 봉쇄했다. 방송법상 대기업과 신문, 뉴스통신사는 보도전문채널 지분을 30% 초과해 소유할 수 없으므로 한전KDN과 마사회 지분을 묶어 통매각하면 잠재적 매수자의 참여를 막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입찰 당시 한전KDN이 제시한 예정가격을 상회하는 금액을 써낸 기업은 유진그룹이 유일했다.

방송사의 최다액출자자는 공공성·윤리성·재정 건전성을 엄정히 심사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수자 적격성 역시 처음부터 문제였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내사 무마의 대가로 검사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2014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전력이 있음에도 방통위는 재정 건전성과 투자 계획이 미흡하다며 보류했던 승인을 석 달 만에 뒤집었고, 신청 하루 만에 심사기본계획을 의결하는 등 졸속 논란을 불렀다.

법원은 이미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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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방통위는 2024년 2월 윤석열 전 대통령 추천 김홍일 위원장·이상인 부위원장 '2인 체제'로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을 의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11월 28일 "방통위가 법정 정원 5인 중 3인이 결원인 상태에서 2인의 위원만으로 처분을 의결한 것은 의결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며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당시 재판부는 "방미통위는 다른 독임제 중앙행정기관과 달리 방송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구성된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의 성격을 본질로 한다"고 강조하며, 2인 체제 의결이 허용된다면 "의결정족수 규정 자체를 형해화하고 합의제 행정기관 존립 자체를 무의미하게 한 것"이라고 설시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025년 12월 18일 방미통위의 항소 포기를 지휘했고, 방미통위는 항소를 포기했다.

사법화의 함정을 경계하며

소송 보조참가인인 유진이엔티가 항소하면서 2심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방미통위가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판단을 유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명확한 사안에 대해서조차 항소심 판단까지 받아야 할 필요성은 없다.

정책 결정이나 정치적 판단의 책임 주체들이 스스로 판단, 조율해야 할 사안을 법원에 맡기거나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고, 법원의 판단에 기대어 결론을 도출하는 관행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행정이나 입법, 정치 영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스스로 방기하면서 결과적으로 사법부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당사자들을 불필요한 분쟁의 장기화 속에 방치하는 일이다. 모든 정책적·정치적 쟁점의 최종 판단이 법원으로 수렴되는 '정치의 사법화' 경향에 정부마저 의탁해서는 안 된다.

이 사안에서 행정기관이 먼저 나서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공기업에 대한 외압, 이해충돌 속의 통매각, 경쟁을 배제한 입찰, 인수자의 적격성 문제, 2인 체제 방통위 졸속 의결 등 YTN 공적 지분 매각 과정의 모든 절차적 하자나 위법성은 애초에 행정기관이 야기한 문제다. 법원은 이미 1심에서 그 위법성을 확인했고, 행정기관은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그 판단을 사실상 수용했다. 한전KDN과 마사회도 방미통위의 최대주주 승인 취소 결정이 선행된다면 지분 재매입에 대한 법률 검토를 하겠다고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사후 처리의 방향도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미통위가 2심 판결을 기다리는 것은 문제를 스스로 일으킨 행정기관이 사법부 뒤에 숨는 행위에 불과하다.

방미통위가 전임 방통위가 저지른 위법 처분의 법적 승계자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유진의 최다액출자자 자격을 취소한다면, 이는 단지 YTN 한 방송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공적 가치가 막중한 사안에서 행정기관이 위법한 행정 처분에 대해 최종적인 사법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시정에 나선 모범적 선례를 남기는 일이며 사법에만 기대지 않는 민주주의의 자정 능력을 보여주는 일이다.

계엄도 감싸는 보도 공공성 훼손을 넘어 공론장 회복을 향하여

유진 인수 이후 YTN이 보여준 행태는 최대주주의 이해관계와 경영진의 성향이 편집 방향을 좌우하는 구조에서 방송의 공공성은 공허한 수사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탄핵소추 가결 이틀 뒤 김백 YTN 전 사장은 내란 피의자 윤석열의 주장에 따라 '부정선거 팩트체크'를 지시했고, 계엄 국면에서 기계적 중립에 갇힌 YTN 보도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선고 사흘 뒤에도 "계엄·내란 사태는 정치적 주장이 엇갈리는 문제이니 (보도에)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 것"이라고 강변혔다. 이보다 앞서 김백 전 사장은 계엄 옹호 성향의 극우 집회 취재를 사실상 지시했다는 내부 폭로도 나왔다.

보도전문채널의 공공성, 편집 독립성은 구조의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조가 내용을 결정한다. 허위정보와 확증편향이 판치고, 사회적 합의의 가능성을 봉쇄하는 양극화된 여론 지형이 고착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의 구조적 위기 속에서 전문 저널리즘에 기반한 사실 확인, 검증과 균형 보도의 역할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민주주의는 사실에 기반한 시민의 판단 위에서만 작동하며, 보도 매체는 그 판단의 토대를 공급하는 인프라다. 보도전문채널이 특정 자본의 이해관계에 종속될 때 사회는 공론장의 왜곡이나 훼손 더 나아가 공백으로 대가를 치른다. YTN 정상화가 한 방송사의 문제를 넘어 공론장 복원을 위한 선결 과제인 이유다. 그러므로 이제 남은 것은 방미통위의 신속한 결단이다.

#YTN#유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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