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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의혹' 관련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23년 3월 29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의혹' 관련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23년 3월 29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검찰이 기소를 목적으로 (대상을) 정하고, 수사로 증거를 조작하고 기소가 되니까 정말 손을 쓸 방법이 없더라고요."

벌써 3년이 흘렀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신호탄이었던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사건' 1심 재판이 무려 3년을 끌어온 끝에,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수많은 증인들을 불러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TV 조선 점수 조작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결정적인 '스모킹건'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증인들이 '조사 과정서 강압이 있었다', '진술서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해 수사 과정상 적법성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사건'은 검찰이 지난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일부 항목 점수가 수정된 것을 문제삼아,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방통위 간부, 심사위원 등 6명을 기소한 사건이다. 당시 TV 조선은 재승인 심사에서 '3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는데, 검찰은 한 전 위원장 등이 TV 조선을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시킬 의도로, 점수를 낮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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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판은 지난 2023년 6월 25일 첫 공판이 열린 뒤, 3년 넘게 이어졌고, 2026년 7월 3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6월 30일 기준, 검찰 측이 제출한 추가 증거와 관련한 증거 조사 여부에 따라 결심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2026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재판 진행 기록상 '공판기일'로 표기된 일정만 62차례에 달한다.

이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이 이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검찰 측은 4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무더기로 증인신청을 헀고, 대부분 재판은 이들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이들 증인들의 말을 통해, 종편 심사 막판 밀실에서의 점수 수정, 종편 비판 성향 심사위원 선정, 종편 중간 점수 보고를 받고 "미치겠네"라는 등 한 전 위원장의 발언 등으로 기소 사실을 입증하려 했지만, 결정적인 '스모킹건'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한 전 위원장 측 변호인이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면서 검찰에 공소사실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검찰 측이 공소 사실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아, 한 전 위원장 측 입장에서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는 불만이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 측 변호인은 지난 1월 16일 공판에서 "한상혁 위원장이 언제, 누구와 공모하였는지, 공모 상대방이 누구인지, 공모 시기가 언제인지 아니면 피고인이 단독으로 범행했다는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것은 공소사실 불특정이다, 방어권 보장을 위해 공모시기, 공모방법, 공모 상대방에 대해 검찰에 다시 한번 소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언론학자 "놀라운 경험, 검찰이 누구 하나 찍으면 어떻게든 한다는 것 보여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022년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BC의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 관련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자료를 보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022년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BC의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 관련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자료를 보고 있다. ⓒ 남소연

법정에 선 몇몇 증인들은 오히려 조사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거나, 진술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적혀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 측을 오히려 당혹케 했다.

한 방통위 공무원은 미국 국비 유학을 하던 당시 검찰 측에서 연락이 와서 '협조하지 않으면 소환될 것'이라는 경고를 수차례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27일 "유학 중에 새벽마다 (검찰에서) 연락이 와서 일상적인 평화가 깨지긴 했다"면서 "통화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국내로) 소환돼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1차, 2차 통화에서 두 번 정도 들은 것 같다"고 증언했다.

검찰 기소에 앞선 감사원 조사 역시, 강압적으로 이뤄졌다는 증언도 있었다. 당시 TV 조선 종편 심사에 참여했던 B 심사위원은 2024년 9월 법정에 나와 "감사원에서 결론을 정해 놓고 질문을 했고 의견을 강요하는 게 있었다"면서 "사인 안 하겠다고 버텼지만 결국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해서 사인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C심사위원 역시 "감사원 조사관이 이미 확인서를 다 작성해 놓고 나에게 읽어본 뒤 서명하라고 했다. 대단히 불쾌했다"고 했다.

3년 넘게 이어진 재판은 그 자체로 한 전 위원장 등 피고인들에게 '형벌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재판에 기소된 방통위 공무원은 3년 넘게 보직을 받지 못해 월급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기소된 언론학자들도 '피고인'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3년 넘게 사실상 '무직' 상태로 전전하고 있고, 해외 출국조차 막힌 상황이다. 피고인들은 개별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해 왔는데, 일부는 변호사 비용을 대기 위해 빚을 낼 정도로 한계 상황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3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찰이 주장한 (점수 조작을 위한) 사전조치는 거짓이라는 게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면서 "(윤석열 정권이) 빨리 (한상혁을) 내쫓고 공영방송 거버넌스를 바꾸기 위한 시발점으로 출발한 수사였고, 애초에 물증이나 이런 것은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진술로 엮어간 사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결과 애꿎은 공무원들이 3년 넘게 고생하고 있고 언론학자들도 수입도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 비용을 대느라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이에 대한 것들은 누가 보상을 해주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사건에 기소된 정미정 박사도 "참 놀라운 경험이었다, 검찰이 기소를 목적으로 타게팅을 하고, 수사로 증거를 조작하고 기소가 되니까 정말 손을 쓸 방법이 없더라"라면서 "검찰이 누구 하나를 찍어서 기소를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든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어서 놀랐다"고 했다. 정 박사는 이어 "애초 수사 단계에서 억지로 진술 조사들을 만들어놓고, 수사와 기소가 이뤄졌다는 것은 충격이었다"면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같이 갖고 있으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상혁#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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