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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유성호

한국 축구가 월드컵 무대에서 고배를 마셨다. 패배의 원인을 두고 폐쇄적인 경영, 인맥 중심의 선수 기용 등 수많은 진단이 쏟아진다. 그러나 가장 치명적인 패착은 따로 있다. 유소년부터 성인 대표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축구를 관통하는 일관된 '철학'이 없다는 점이다.

감독의 취향과 성향에 따라 팀의 색깔은 그때그때 요동친다. 무언가 정립되고 적응할 만하면 감독이 바뀌고, 시스템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다. 이 지독한 무한 반복의 굴레를 보며 서글프게도 지금의 한국 공교육, 특히 최근 도입된 고교학점제의 난맥상이 떠오른다.

공교육은 본질적으로 개인이 사회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하며, 공동체의 지속과 발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주춧돌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교육은 마치 유소년팀, 청소년팀, 성인 대표팀이 각자의 취향에 따라 따로 노는 축구 협회처럼 유기적인 철학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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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대계라는 말이 무색하게 정권과 교육 수장이 바뀔 때마다 대입 제도와 교육과정은 춤을 춘다. 학교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은 새로운 시스템에 간신히 적응할 만하면 또다시 '새로운 트렌드'라는 미명 하에 던져지는 급조된 정책을 마주해야 한다. 축적되는 노하우 없이 늘 '과도기'만 반복하는 모습은 축구 대표팀의 잔혹사와 판박이다.

더 큰 문제는 교육의 방향성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개인이 진로와 적성을 선택해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화려한 명분을 내세운다. 그러나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다. 화려하게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림을 맡는 미드필더와 온몸을 던져 실점을 막아내는 수비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모두가 공격수만 하겠다고 나서는 팀은 반드시 무너진다. 지금의 교육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다양한 역할의 가치를 인정하기보다, 오직 가장 주목받는 자리인 '스트라이커'가 되기 위한 각자도생만을 부추기고 있다.

모두에게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다 보니, 정작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궂은일이나 평범한 역할은 실패나 도태로 여겨진다. 의대 진학을 위해 무한 N수를 반복하는 수험생들의 모습은, 다른 포지션을 거부하고 스트라이커로 투입해줄 때까지 경기 투입을 거부하고 연습만 하는 것 같다.

청년들은 갈수록 노동시장 진입을 미룬 채 스펙 쌓기에만 매몰되고 있다. 진로, 적성, 흥미 등은 적당히 타협하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협업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경기장 전체를 조망하는 눈을 가린 채, 오직 자기 포지션만 고집하는 고립된 개인들만 양산하고 있다.

지도부의 무능과 시스템의 부재 속에서도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 지속적으로 진출하며 이따금 성과를 낸 것은, 어느정도 탄탄한 사회경제적 인프라와 선수 개개인의 탄탄한 기본기, 투지 덕분이라 생각한다.

한국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수시로 흔들리는 교육 정책과 부실한 제도 속에서도 공교육의 붕괴를 막아 세운 것은 현장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킨 교사들의 헌신이었다. 그러나 헌신에만 기댄 버티기는 반드시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화려한 스트라이커 육성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탄탄한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함께 공존하는 공교육의 일관된 철학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

#월드컵#공교육#고교학점제#교육과정#교육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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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제와 혐오의 논리를 넘어서 개인의 입장이 모두 존중받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현직교사로서 교사노조연맹, 부산교사노조, 중등교사노조의 일원으로서 공교육정상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대의원 -중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부산교사노동조합 대변인 겸 부위원장 -부산 기장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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