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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 <법정 증언으로 무너진 밀실의 증거...흔들리는 검찰 공소장 https://omn.kr/2isk7>
- 2편 <"협조하지 않으면 국내 소환"...한 실무자의 일상을 파괴한 검찰 https://omn.kr/2it4s>
- 3편 <"감사원, 결론 정해놓고 의견 강요"...심사위원들의 '반전 증언' https://omn.kr/2itvq>
- 4편 <'한상혁 위법 저질렀냐'는 검찰...야당 추천 방통위원의 놀라운 증언 https://omn.kr/2ivc7>
- 5편 <보이스피싱 범행과 유사? 공모 관계도 특정 못한 검찰의 황당 의견서 https://omn.kr/2iw9j>

 서울북부지방법원 입구
서울북부지방법원 입구 ⓒ 연합뉴스

지난 7월 3일 이른바 'TV 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사건'의 30차 공판이 열린 서울 북부지방법원 702호 형사 대법정.

이전 공판들의 방청석엔 필자 혼자 자리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날은 달랐다. 재판부가 결심 공판을 예고해서인지 취재진 10여명이 방청석 자리를 채웠다. 당사자격인 TV 조선 취재진은 카메라 기자까지 나와 법원에 출석하는 한상혁 당시 방통위원장을 상대로 수 년 동안 계속해 온 질문을 집요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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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혐의를 부인하십니까?
"법정에서 이미 다 밝혀졌습니다."

한상혁 전 위원장의 답변은 짧고 분명했다.

하지만 당초 예정됐던 결심 공판은 진행되지 못하고 또 미뤄졌다. 검찰이 뒤늦게 여러 증거에 대한 추가 채택을 요구하면서 증거 조사 절차가 이어졌다. 재판부도 공소장을 기초로 그동안 피고인측과 검찰이 편 주장을 확인하고 사건 쟁점에 대한 신문을 자세히 진행했다. 이례적인 재판 진행이었지만 피고인들이 '자기 방어'를 위해 법정에서 '포괄적인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상황이라,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재판부의 불가피한 조처로 보였다.

5시간 이상 재판이 계속됐지만 검찰이 재판 4일 전 제출한 '탄핵증거'에 대한 변호인단의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 결심 공판은 또 미뤄졌다. 검찰의 늑장 증거 제출로 이 사건 1심 판결이 최소 두 달 이상 미뤄진 셈이다.

눈길 끈 한상혁 변호인단의 새로운 카드

이날 재판에서 필자가 주목한 건 한상혁 전 위원장 변호인단이 제기한 '사건 수사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주장이었다. 변호인단은 재판 막바지에 이른바 '한동훈 시행령'의 위법성을 제기했다.

변호인단 한동수 변호사(전 대검찰청 감찰부장)는 "이 사건이 모법을 위반한 시행령에 기반한 수사이므로 공소를 기각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그동안 '한동훈 시행령'이 모법인 검찰청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우회 복원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삭제된 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법정에서 '모법 위반'이 제기된 게 매우 이례적이어서인지 법정엔 순간적으로 정적이 감돌았다.

3년 이상 치열하게 사실 관계에 대한 유무죄 다툼에 치중하던 재판의 패러다임에 '수사 개시 단계의 위법성'이라는 '절차적 정의' 문제가 중요 쟁점으로 추가된 순간이었다.

한동수 변호사는 "2022년 5월 9일 개정된 검찰청법은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등을 명백히 삭제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과거 공직자 범죄에 속하던 '직권남용죄'와 '허위공문서작성죄'를 대통령령인 수사개시 규정을 통해 부패범죄에 임의로 포함시켜 직접 수사를 벌였다. 이 사건이 바로 그 전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변호인단이 내세운 논거의 핵심은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와 '상위법 우선의 원칙'이다. 한동수 변호사는 "시행령은 어디까지나 법률을 보충할 수 있을 뿐, 법률이 삭제한 수사권을 하위 규정으로 다시 창설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는 모법인 개정 검찰청법의 내용과 입법 취지를 잠탈(우회하여 탈법)한 무효의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청법 제4조'와 '한동훈 시행령'의 충돌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 연합뉴스

독자들에게는 이 논쟁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2년 5월 9일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에 이루어진 '검찰청법 개정'과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인 같은 해 9월 시행된 대통령령이라는 두 가지의 맥락을 알아야 한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다.

당초 검찰은 대한민국 모든 범죄를 제한 없이 직접 수사할 수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에 검찰의 비대한 권력을 줄이겠다며 검찰청법 제 4조(검사의 직무)를 고쳐 검사가 직접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범죄를 6가지로 줄였다.이른바 6대 범죄라 불린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2022년 5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는 다시 줄어든다. 기존 6대 범죄 중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4개를 삭제하고 오로지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인 2개 범죄 영역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대폭 축소된다.

이 법의 개정 취지는 "이제 검찰은 공직자 비리(직권남용 등)나 선거 사범은 직접 수사하지 말고 경찰로 넘겨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법 개정 직후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대응이었다. 법 개정안에 적힌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等)'이라는 글자에 주목한 것이다. 법무부는 하위 규정인 대통령령(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국회가 삭제했던 공직자 범죄 속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작성'을 '부패범죄'의 하위 개념으로 슬그머니 묶어서 다시 부활시켰다.

이것이 바로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이른바 '한동훈 시행령(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이자, 변호인이 "국회가 없앤 수사권을 시행령으로 꼼수 부활시켰으니 무효"라고 주장하는 핵심 내용이다.

대법원, 검사 직접 수사 범위 위반 사건 공소기각

 대법원 (자료사진)
대법원 (자료사진) ⓒ 이정민

그렇다면 "수사권 없는 검사가 수사해서 재판에 넘기면 그 재판은 무효(공소기각)가 된다"는 변호인의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일까? 물론 가능하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도 있다.

사건의 발단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경기도 남부지방경찰청은 주택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던 인물들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 송치했고,검찰은 다시 사건을 부산지검 동부지청으로 이송했다. 이를 수사하던 검찰은 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엄격히 제한된 상태(2021년 1월 1일 시행)였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3월부터 6월에 걸쳐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는 범위의 범죄(부산·속초 지역 아파트 불법 전매등)를 추가로 인지해 공소를 제기했다. 이에대해 1심과 2심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여 유죄판결을 선고했다.

하지만 2025년 9월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검찰청법이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를 제한한 규정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수사권의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강행 규정"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따라서 법이 정한 범위를 넘어서 검사가 수사하고 기소한 것은 '절차상 중대한 위법'이므로, 피고인이 실제로 죄가 있느냐 없느냐의 실체적 진실을 따질 것도 없이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에 따라 재판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공소기각'을 선고했어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문에서 "법률의 시행령은 그 법률에 의한 위임이 없으면 개인의 권리·의무에 관한 내용을 변경·보충하거나 법률이 규정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을 정할 수 없다"며 위임입법의 한계를 명확히 하기도 했다.

당시 이 판결과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수사권 제한이라는 강행 법규의 선을 넘어선 검찰의 자의적 수사에 대법원이 내린 가장 강력한 사법적 경고"라는 평가가 나왔다.

"몸통이 불법이면 가지도 불법"

한상혁 전 위원장 측 변호인단이 이 대법원 판결을 들고 나온 이유는 명확하다. 한 전 위원장이 기소된 핵심 혐의는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이다.

한동수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수사권 없는 검사의 수사는 무효이다. 그런데 검찰이 한 전 위원장을 수사할 수 있었던 근거는 오직 '한동훈 시행령'에 근거한 것이다. 만약 재판부가 이 시행령을 법률 위반으로 보아 무효라고 판단한다면, 검찰은 애초에 직권남용을 수사할 권한이 없었던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이어 " 검찰이 직권남용을 수사하다가 엮여서 나온 범죄라며 함께 기소한 '위계공무집행방해죄' 역시 적법한 관련 범죄로 인정받을 수 없다. 법률 용어로 '독수독과가 (독이 든 나무에서 열린 열매도 독이 있다)' 증거에서 배제되는 것처럼 '중대한 위법 수사'에 기초한 공소제기는 공소기각 사유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검찰이 순순히 이 변호인의 논리를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검찰은 향후 제출할 서면 의견서를 통해 법률 규정상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개정 검찰청법 제4조에 적힌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이라는 단어가 행정부에 넓은 지정 재량권을 위임한 명백한 근거라고 맞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재판부의 고심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재판부로서는 복잡한 시행령 효력 논쟁을 우회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 (6명의 피고인이 공모해 공무 집행을 방해했는지 여부 등)만을 따져 판결하고 싶은 생각도 클 것이다.

하지만 헌법상 원칙을 정면으로 제기한 이번 청구는 재판부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변호인이 "수사권 없는 사건이므로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판 조서에 반드시 남겨달라고 했고, 재판부도 "오늘 말씀하신 부분은 공판조서에 모두 남기겠다"며 "서면 의견서로 작성해 공식 제출해달라"고 소송 지휘를 했다.

공판 조서에 남긴다는 건 쉬운 말로 표현하면 법원의 판결문에 이와 관련된 판단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법률의 헌법 위반 여부 판단은 헌법재판소의 몫이지만 대통령령(시행령)의 법률 위반 여부는 재판부의 직권 조사로 가능하다.

다시 말해 이번 사건 재판부는 판결문 서두에 이 '한동훈 시행령'이 왜 적법한지, 또는 왜 상위법을 위반해 무효인지에 대한 명확한 법리적 판단을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그동안 많은 정치적 논란이 됐던 '한동훈 시행령'에 대해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미뤄진 결심 공판은 오는 9월 1일 진행될 예정이다.

(*계속)


#TV조선재승인심사점수조작사건재판방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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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 (kimec777) 내방

1990년 KBS 기자로 입사해 탐사보도팀장, 보도본부장,KBS 비즈니스 대표이사를 거쳐 2021년 12월 임기 3년의 KBS 사장으로 취임했지만 2023년 9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당했다.기나긴 법정투쟁끝에 2025년 8월 최종 '해임 무효'소송 승소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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