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유진씨의 아파트 청약 당첨을 '로또'라고 보도한 SBS ⓒ SBS 보도 갈무리
인기 아이돌 아이브의 멤버 안유진이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것을 두고, SBS와 연합뉴스TV 등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로또청약'이라며 여론 몰이에 나서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실수요자가 청약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금액이지만, 연합뉴스TV 등 일부 언론은 오히려 '수요자들이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SBS와 연합뉴스TV, <중앙일보>, <머니투데이> 등은 13일과 14일 일제히 안유진씨의 아파트 청약 당첨 소식을 전하면서 '로또청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씨가 당첨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 가격은 전용면적 84㎡ 한 채가 20억 원이 넘는 '초고가'이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로또'라는 주장이다. 관련 기사들의 제목이다.
'18억 차익' 안유진 '로또 청약' 소식에…"적폐 뜯어고쳐야" 분노 터진 이유
안유진 '40억 아파트' 청약 당첨..."금수저만 되는 로또" 불만 폭발 <머니투데이, 7월 13일>
아이브 안유진 '로또 아파트' 당첨…청약 제도 논쟁 재점화 <연합뉴스TV, 7월 14일>
안유진 '40억 아파트' 당첨에…"돈 있는 사람만 로또 기회" 청년들 허탈 <서울신문, 7월 14일>
안유진 '로또 청약 당첨'에 허탈한 실수요자들…"적폐 청약 뜯어고쳐야"<헤럴드경제, 7월 13일>
건설사가 대주주인 SBS와 <서울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전용 84㎡의 현재 호가는 40억 원 수준으로, 해당 평형에 당첨됐다면 시세 차익은 18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고, 다른 언론들도 '막대한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억 원이 넘는 아파트 분양가는 평균적인 실수요자가 청약조차 엄두 내지 못할 금액이지만 연합뉴스 TV 등 일부 언론은 실수요자가 빚(대출)을 더 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이브' 안유진 ⓒ 이정민
연합뉴스 TV는 14일 해당 보도에서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잇달아 축소하는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했고 <헤럴드경제> 역시 "대출 규제로 현금 부자만 고가 아파트에 청약이 가능한 점을 문제 삼는다"라고 주장했다. 호반건설이 대주주인 <서울신문>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LTV 등)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인해 평범한 무주택 서민들은 분양대금을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정부 대출 정책이 문제라고 거론했다.
실제 해당 아파트의 전용 84㎡ 한 채 가격은 22억 4000여 만 원. 만약 이들 언론의 주장대로 대출 규제를 푼다고 가정하고(현재 15억∼25억 원 이하 주택은 4억 원 한도까지 대출 가능) 이 중 10억 원을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고 계산해 보자. 30년 만기 4% 중후반대 금리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계산을 하면 원금 상환을 제외하고 한 달 내야 할 이자만 3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이들 언론들의 주장대로 정부가 대출 한도 제한을 없앤다고 하더라도 실수요자가 감당해 내긴 불가능한 수준이다. 애초에 해당 아파트가 서민들은 엄두조차 못 낼 고분양가인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이를 지적하는 언론들은 없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그동안 너무나도 많이 올랐는데, 오히려 청약 로또를 이야기하면서 아파트 대출을 더 풀어야 한다는 이들 언론들의 주장은, 서민들의 빚잔치를 통해 건설사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얘기"라면서 "현재 가계부채도 위험 수준에 다다른 건데, 여기에서 국민들이 빚을 더 내게 하자는 것은, 국민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