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죄 확정 증명서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후 '미신고 옥외 집회' 혐의로 기소돼 1심 법원에서 유죄를 받고 항소해 무죄가 확정된 남정아 교사의 무죄 '확정증명서'다. ⓒ 남정아
춘천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춘천지방법원 제 1-2 형사부, 2026노41)가 지난 15일 '미신고 옥외 집회' 혐의로 기소돼 1심 법원에서 유죄를 받은 초등교사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가운데, 검찰이 이에 상고하지 않아 7월 23자로 무죄가 확정되었다.
춘천경찰서는 2024년 4월 법원 앞 4거리 횡단보도에서 1인 시위를 한 교사 3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1인 시위가 아닌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였다. 검찰도 같은 사유로 이들 교사들을 기소했다. 2026년 1월 8일 1심 법원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유죄를 판결했다.
원심은 교사들의 행위를 1인 시위가 아닌 미신고 옥외 집회로 규정하고, 집시법 제6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형벌 내용은 벌금형 선고유예였다.
"제6조(옥외집회 및 시위의 신고 등)
①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그에 관한 다음 각 호의 사항 모두를 적은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집시법 제6조 제1항, 국가법령정보센터)
교사들은 항소했다. 교사들은 항소 이유서에서 "옥외집회가 아닌 1인시위만을 진행하였을 뿐"이며,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해가능성도 없었으므로" "미신고 옥외집회로 처벌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 과정 동안 교사들이 주장했던 "넓은 인도에서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를 하지 않으며 정당한 의사 표현을 했다"는 내용과 같다. 항소이유서에는 '미신고 옥외 집회'를 무조건 처벌하는 법률 조항에 관한 2026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무죄 근거로 더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법원이 유죄 근거로 판단한 미신고 옥외 집회에 관한 집시법 제6조 제1항과 관련 처벌 규정 제22조 제2항이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따라 종전 합헌 결정이 있었던 날 하루 전인 2021년 6월 25로 거슬러 올라가 법률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보았다.
"제47조(위헌결정의 효력)
③ ...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해당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 국가법령정보센터)
항소심 법원이 언급한 대로 2026년 2월 26일 헌법재판소는 미신고 옥외 집회 참여자 처벌 법률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옥외 집회에 대하여 사전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예외 없이 처벌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2항은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보았다.
헌법재판소는 "객관적으로 타인의 기본권이나 공공의 안녕 질서를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적고 실제로도 평화롭게 집회가 진행 종료되어 위험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는 미신고 옥외 집회까지 예외 없이 처벌하는 것은" "집회를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헌법을 어겼다고 결정했다.
헌법 불합치 결정은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지만 법적 안정성 유지를 이유로 기한을 명시해 국회의 법률 개정을 요구하는 헌법재판소 결정이다. 사실상 위헌 결정이며, 항소심 재판부도 "변형된 형태지만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했다. 헌법불합치를 위헌 결정으로 보는 근거로 법원은 대법원이 2011년 6월 23일 선고한 판결(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을 자세히 언급했다.
7월 16일 항소심 판결의 대상이 된 이번 사건은 기소된 교사들이 거리가 떨어진 4거리의 넓은 인도에서 각각 1인 시위를 한 것으로 '집회로 보기도 어렵다'는 법조인들의 의견이 있었다. 경찰의 무리한 입건, 검찰의 기소 남용, 1심 법원의 보수적 판단이 결합해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막았다는 평가였다.
1심 법원의 유죄 판결 이후, 항소 의견을 가장 강하게 표현했던 남정아 교사는 "서로 거리를 두고 진행한 1인 시위를 불법 집회로 몰아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초등교사로서 이번 판결은 학생들과 함께 살면서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학교라는 교육적 공간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태도를 익힐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