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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29 09:28ㅣ최종 업데이트 26.07.29 09:28

학생은 숫자가 아니라 미래다

교육에 쓰는 돈은 줄일 것이 아니라 늘려야 한다

10년 만에 되풀이되는 교육재정 논란

정부가 다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손보려 한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니 교육에 쓰는 돈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숫자만 보면 그럴듯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은 숫자만으로 헤아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실 이런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부터 정부는 세금이 덜 걷히고 나라 살림이 어렵다는 까닭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여러 차례 손보려 했다. 그때도 기획재정부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만큼 교육에 쓰는 돈도 줄여야 한다고 했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대학 재정이나 보육 예산으로 돌리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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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는 강하게 맞섰다. 학생 수는 줄어도 학교를 꾸려 나가는 데 드는 돈과 시설을 유지하는 데 드는 돈, 교사 인건비는 학생 수만큼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가 귀한 시대일수록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많은 도움과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헌법이 보장한 교육받을 권리를 나라 살림만 따져 줄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컸다. 결국 정부는 제도를 크게 바꾸지 못했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는 그대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같은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를 둘러싼 여건은 그때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디지털 교육, 기초학력 보장, 학생 마음건강, 특수교육 확대, 늘봄학교, 유보통합처럼 학교가 맡아야 할 일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교육에 쓰는 돈을 줄이겠다는 생각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다.

교육시민단체가 청와대 앞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를 중단하라' 기자회견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희망네트워크와 교육시민단체가 청와대 앞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를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i시대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오히려 교육예산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학생 수는 줄어도 학교를 꾸려 나가는 데 드는 돈과 시설 유지하는 돈은 학생 수만큼 줄지 않는다.
▲교육시민단체가 청와대 앞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를 중단하라' 기자회견전교조를 비롯한 교육희망네트워크와 교육시민단체가 청와대 앞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를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i시대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오히려 교육예산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학생 수는 줄어도 학교를 꾸려 나가는 데 드는 돈과 시설 유지하는 돈은 학생 수만큼 줄지 않는다. ⓒ 김옥성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는 줄지 않는다

교육에 쓰는 돈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한 가지 생각이 깔려 있다.
학생이 줄었으니 학교를 꾸리는 데도 돈이 덜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공장이 아니다.
학생 한 사람이 줄었다고 교실 하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학급 교사가 필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체육관과 급식실, 도서관, 특별실, 냉난방 시설, 전기요금, 시설을 유지하는 데 드는 돈도 학생 수에 맞춰 줄어들지 않는다.

학교는 일정한 규모를 갖추어야 하는 공공시설이다. 그래서 기본으로 들어가는 돈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구나 새 도시가 들어서는 곳에는 학교를 새로 지어야 하고, 농산어촌에서는 작은 학교를 지켜야 하는 일도 함께 안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숫자 하나만으로 학교 현실을 다 설명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학생이 줄어드는 일은 교육을 더 좋게 만들 기회다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에 쓰는 돈을 줄일 핑계가 아니라 교육을 더 좋게 만들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학생 수가 줄어들면 학급당 학생 수를 먼저 줄인 것이 아니라 학급 수와 교원 수부터 줄였다.

그 결과 학생은 줄었는데도 교실은 여전히 빽빽하고 교사는 여전히 많은 학생을 맡고 있다. 학생이 줄어든 혜택은 아이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예산을 아끼는 데 쓰였다. 이제는 길을 바꿔야 한다.

학생이 줄었다면 학급당 학생 수도 함께 줄여야 한다. 그래야 교사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아이마다 알맞은 교육을 할 수 있다. 기초학력도 더 잘 도울 수 있고 특수교육, 상담, 학생 마음건강, 학교폭력 예방, 돌봄도 더욱 촘촘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아이가 귀한 시대일수록 교육은 더 세심하고 더 따뜻해야 한다.

교육에 쓸 곳은 갈수록 늘어난다

오늘날 교육에 쓰는 돈은 학교를 꾸리는 데만 쓰이지 않는다.
낡은 학교를 고치고 석면을 없애며 냉난방 시설을 바꾸고 내진 보강과 안전시설을 갖추며 디지털 교육 환경과 인공지능 교육을 마련하고 늘봄학교와 유보통합을 추진하는 데에도 많은 돈이 든다.
최근 몇 해 동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세금이 덜 걷히면서 크게 줄었다. 그 결과 여러 시·도교육청은 학교 시설을 고치는 일을 미루거나 교육 사업을 줄여야 했다. 교육에 쓰는 돈이 남아서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꼭 써야 할 곳에 충분히 쓰지 못한 것이다.

교육은 경기 형편에 따라 쉽게 줄였다 늘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학교는 늘 운영되어야 하고 교사는 꾸준히 확보되어야 하며 교육 환경도 계속 좋아져야 한다.
그래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나라 살림이 어려워도 흔들리지 않도록 내국세의 일정한 몫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는 교육을 꾸준히 이어 가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다.

교육은 소비가 아니라 미래를 키우는 투자다

기획재정부는 교육을 단순히 돈이 들어가는 분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반도체도, 인공지능도, 첨단기술도 결국 사람의 힘이 나라의 힘을 결정한다. 그 사람을 키우는 곳이 학교다. 교육은 돈을 쓰고 끝나는 소비가 아니라 미래를 키우는 투자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교육 만큼은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 있는 아이들을 더 잘 키우는 일이다.
학생이 줄었다고 교육에 쓰는 돈부터 줄이는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마저 줄이는 일이다. 오히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살피고 더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며 더 촘촘한 교육과 돌봄을 이루어야 한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일은 교육을 줄일 구실이 아니라 교육을 새롭게 바꿀 기회가 되어야 한다. 학생은 줄어도 교육의 책임은 줄지 않는다.

아이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에 쓰는 돈을 줄이는 셈법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교육에 더 투자하겠다는 나라의 결단이다.




#교육재정#학생수감소#교육의위기#사회적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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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옥성 (camlife) 내방

김옥성은 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으로 교육개혁 운동을 함께하고 있다. 하늘씨앗교회 목사이며 행복마음연구소 대표로서 영성과 마음챙김 명상으로 개인과 공동체의 회복을 돕고 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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