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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찜통더위를 넘어 가마솥더위가 찾아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안전 안내 문자가 날아오고 방송에서도 온열 질환 환자 발생 소식이 전해온다. 폭염 경보에 이어 올해 처음 듣는 '폭염 중대 경보' 소식도 자주 듣는다. 8월에는 더 더울 거라는데 한 달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된다.

우리 집에서는 지난 6월부터 더위에 대비할 방법을 찾았다. 냉감 패드와 이불, 베개를 준비해서 침대를 다시 세팅했다. 냉감 패드가 살에 닿는 시원함이 좋았다.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고 선풍기 날개도 깨끗하게 닦았다.

여름에는 실내보다 바깥이 더 더워서 아침에 잠시 환기 시키느라 창문을 열어두었다가 바로 닫고 낮에는 베란다와 거실 사이 문을 열지 않는다. 베란다에 반려 식물이 많아서 창문은 열어둘 수밖에 없다. 오전에는 실내 온도가 거의 28도에 육박한다. 입에서 "덥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오전인데 우리 집 거실 온도가 28도가 넘었다 더위를 잘 참는 나지만, 요즘 집에 있으면 에어컨 없이 지내기 힘들다.
오전인데 우리 집 거실 온도가 28도가 넘었다더위를 잘 참는 나지만, 요즘 집에 있으면 에어컨 없이 지내기 힘들다. ⓒ 유영숙
시원한 커피로 시작하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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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오래된 습관은 아침 식사를 밥 대신 간편식으로 먹는 것. 요즘 일주일에 3~4일은 채소와 과일, 견과류, 수제 요플레 등을 넣은 샐러드를 먹고, 나머지는 빵이나 떡으로 대신한다. 내가 샐러드를 준비하는 동안 남편은 달걀을 삶고 커피를 내린다. 20분 정도면 완성된다.

요즘 날씨가 더워서 뜨거운 커피도 부담스럽다. 우리 집에서 여름마다 만들어 먹는 것이 있는데 일명 '믹스커피 아이스 카페라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고 남편도 좋아한다. 카페에서 파는 어떤 커피보다도 나에게는 일등 커피다. 마시고 나면 부드럽고 달콤하고 시원해서 더위가 싹 가시고 기분도 좋아진다.

아이스 카페라테와 함께 하는 우리 집 아침 식사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뜨거운 커피도 부담스러워 아침 식사에 아이스 카페라테로 시원함을 더한다.
아이스 카페라테와 함께 하는 우리 집 아침 식사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뜨거운 커피도 부담스러워 아침 식사에 아이스 카페라테로 시원함을 더한다. ⓒ 유영숙

요즘 초등학교가 여름 방학을 해서 노인 일자리로 다니는 전통 놀이 현장 지도는 없다. 집에서 온라인 연수를 받고 가끔 노인복지관에 가서 2학기 수업 준비를 한다. 매주 한 번씩 가는 점자도서관 봉사활동과 오카리나 수업을 제외하면 모두 내 시간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책을 좋아해서 가끔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더위를 피하기도 한다. 그러다 정말 좋은 우리 동네 피서지를 찾았다. 요즘처럼 찜통더위에 공짜로 즐길 수 있는 피서지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더군다나 1층 엘리베이터 옆 냉장고에는 나눔 생수가 들어 있어서 가끔 이용한다.

시원함은 기본, 덤으로 신간 서적도 읽을 수 있는 곳

아침 식사가 끝나고 남편도 외출하고 혼자 집에 있는 시간, 나는 제법 더위를 잘 참는다고 생각했다. 집에 혼자 있을 땐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집에 있으면 에어컨 없이 지내기가 어렵다. 자칭 '환경 운동가'인 내가 혼자 있는 큰 집에서 에어컨을 켜고 지구 온도를 높이는 일은 양심 상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더운 날이면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 가곤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정말 좋은 곳을 찾았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우유팩과 멸균팩, 폐건전지를 가지고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 몇 달 모았더니 제법 양이 많아서 10ml 쓰레기 봉투를 일곱 장이나 받았다. 여름에는 날파리 등으로 쓰레기를 자주 버리는 것이 좋아서 20ml보다는 10ml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주로 사용하기에 잘 되었다.

1층에서 일을 보고 돌아 가려는데 안내판에서 2층 '바람길 북카페'를 발견했다. 호기심에 올라가 보았다.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는 새로 건물을 지어 올봄에 이전했다. 이번에 처음 방문해서 북카페가 있는 줄 몰랐다. 2층에 올라가니 북카페에 자원봉사자 한 분이 앉아 계셨다.

"혹시 도서 대출이 가능한가요?"
"대출은 불가능하고 이곳에서만 읽어야 합니다."
"이용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가요?"
"네, 방문록 작성하시고 자유롭게 이용하시면 되세요."

서가는 성인 서가와 아동 서가로 나뉘어 있었다. 성인 서가를 둘러보니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이 몇 권 눈에 들어왔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깨끗하고 책도 모두 새 책이었다. 이름은 북카페인데 작은 도서관 같은 분위기였다. 그날은 일정이 있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왔는데, 보물섬을 발견한 것처럼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요즘 외출 시 꼭 챙기는 물건 양산과 텀블러, 손수건, 장바구니와 돋보기, 선글라스까지 외출할 때는 꼭 챙겨서 나간다. 모두 무더위에 필요한 물건들이다.
요즘 외출 시 꼭 챙기는 물건양산과 텀블러, 손수건, 장바구니와 돋보기, 선글라스까지 외출할 때는 꼭 챙겨서 나간다. 모두 무더위에 필요한 물건들이다. ⓒ 유영숙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였다. 10분 정도의 거리지만, 더울 땐 10분만 걸어도 힘들기에 남편이 나갈 때 따라가기 위함이다. 요즘 외출할 때마다 꼭 챙기는 것이 있다. 양산과 200ml 텀블러와 조금 큰 손수건, 장바구니 등이다. 거기다 핸드폰과 돋보기 안경, 선글라스까지 넣으려면 핸드백 대신 에코백이나 배낭이 편하다.

요즘 양산 없이 뙤약볕을 걷는 것은 힘든 일이다. 모자를 써도 양산은 꼭 들어야 한다. 폭염이 사회 분위기도 바꾸어 놓았다. 양산은 요즘 남성들에게도 인기다. 여름이라 물을 많이 마시기에 텀블러는 외출 시 필수품이다. 정수기가 보편화되다 보니 곳곳에서 정수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을 다 마시면 정수기에서 물을 보충하면 된다. 큰 손수건은 땀도 닦고 손을 씻고 물기도 닦지만, 에어컨이 빵빵한 지하철 등에서 무릎 담요나 목에 둘러 스카프처럼 사용한다. 일부러 장 보러 나가기도 힘든 날씨라 가능하면 외출할 때 들어오면서 장을 봐서 온다. 그러려면 장바구니도 필수다.

이제 외출 준비가 되어 오늘도 시원하게 보낼 피서지로 출발했다. 바로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바람길 북카페'다. 시원함은 기본이고, 읽고 싶은 신간이 많이 구비 되어 있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다.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지만, 더울 땐 10분도 걷기 힘들다. 시간이 맞으면 남편이 외출할 때 데려다 달라고 한다.

'바람길 북카페'에 도착하면 방문록을 작성하고 자리를 잡는다. 방문록도 개인정보를 기록하지 않고 성별과 연령대 정도만 기록하여 이용 정보만 파악한다. 나처럼 더위를 피해 오신 분이 창가 긴 책상에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고 계셨다. 안쪽 자리를 잡고 읽을 책을 골랐다. 그동안 읽고 싶었지만, 인기가 많은 책은 도서관에서는 대출 불가로 대출하지 못했는데 이곳에서는 서가에 나란히 꽂혀있었다. 시원한 곳에서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다 보니 몇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더위도 꺾이고 시원한 바람이 살랑 거리는 가을이 찾아올 거라고 믿는다.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바람길 북카페' 모습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가에 신간 서적이 가득 꽂혀있다. 한강 작가의 책은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책이 꽂혀 있어서 그동안 도서관에서 대출이 어렵던 책을 이곳에서 읽으며 피서를 즐긴다.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바람길 북카페' 모습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가에 신간 서적이 가득 꽂혀있다. 한강 작가의 책은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책이 꽂혀 있어서 그동안 도서관에서 대출이 어렵던 책을 이곳에서 읽으며 피서를 즐긴다. ⓒ 유영숙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영숙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무더위#폭염#바람길북카페#여름외출시필요한물건#행정복지센터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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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출신 할머니로 8년 째 쌍둥이 손자 주말 육아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2025년 6월에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를 출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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