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유성호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장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할 경우 시험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학원에 갈 필요가 없게 된다"라고 밝혔다. 일부 대학만 논술고사를 치르는 현재도 논술 대비를 위해 고3 학생의 논술 사교육비가 폭증하고 있는데,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교육위원장 "서·논술형 도입, 학생들은 폭넓게 독서해 두는 정도면 충분"
12일 오후, 차 위원장은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대입 수능에서 서·논술형 평가가 되면 또 다른 사교육을 낳을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질문하자, 이같이 말하면서 "시험의 기술적인 요소는 공교육에서 충분히 다 익혀나갈 수 있다. 학생들은 폭넓게 독서해 두는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국교위 대입제도 특별위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과 함께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교위는 오는 10월 중장기교육발전계획에 이런 방향의 시안을 넣은 뒤 내년 3월에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차 위원장은 지난 3일 국교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논술) 사교육비 증가' 등을 예로 들며 "입시 제도에 손을 대 가지고 칭찬받은 예가 없다"라고 말하자, "(국민에게) 칭찬받을 수 있다"라면서 "대학입시제도가 수업도 바꾸고 학습 방식도 바꾸고 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 힘을 이용해 교육 내용을 바꿀 필요가 있다"라고도 말했다. '수능 논·서술형 도입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관련 기사:
"논술형 미확정" 국교위 발표 이틀 뒤 국교위장 "적극 도입"? https://omn.kr/2jbzy).
하지만, 정치권과 교육계 일각에서는 "대입 문제와 사교육비와 같은 예민한 교육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차 위원장이 복잡한 문제에 대해 단정적으로 너무 쉽게 말해 걱정스럽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40여 개 대학만이 논술 전형을 실시하는 현재에도 고3의 경우 논술 사교육비가 폭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의 '학교급별 참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보면, 논술의 경우 중학생 평균은 16만 5000원이다. 그러다가 고교생이 되면 33만 8000원으로 2배 이상 널뛰기를 한다. 이는 국영수 다른 교과 학원비에 견줘 널뛰기 정도가 큰 것이다.
중학생 월 16만 원이던 논술 학원비가 고3 때 38만 원으로 '널뛰기'하는 까닭
이렇게 된 까닭은 고3 학생의 경우 논술 사교육비로 월 38만원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코앞에 다가온 대입 논술 전형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고1과 고2 논술 사교육비 지출액은 각각 20만 4000원과 24만 2000원이다.
차 위원장의 '논술 학원행 불필요' 발언에 대해 누리꾼 상당수도 "현실과 차이가 나는 소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 보도에 대한 네이버 댓글에서 누리꾼들은 "(논술 사교육계에서) 논술에 맞춰 독서하는 법과 글 쓰는 법이 다 튀어나올 텐데 엉뚱한 소리를 한다", "논술이 도입되면 누가 순진하게 독서하면서 논술 준비 따로 안 하겠느냐. 어떻게 현실과 전혀 다른 말을 할 수 있느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한다. 감이 없는 건지 양심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