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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다른 취미도 있겠지만, 악기 하나 정도는 배우면 좋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악기를 배우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정서적으로도 좋다고 했다. 지인들이 많이 배우는 악기는 우쿨렐레였다. 우쿨렐레는 기타보다 가볍고 작아서 휴대하기도 좋고, 줄도 네 줄이라서 연주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했다.

우쿨렐레는 연주하며 노래를 부를 수 있는데 시니어 반은 예전에 많이 불렀던 7080 노래를 많이 부른다고 했다. 즉 연주와 노래를 동시에 할 수 있으니 7080의 낭만과 추억도 소환할 수 있어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악기를 배우는 것은 취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신나게 노래 부르며 연주하는 지인을 보며 우쿨렐레를 배워 볼까도 생각했었다.

나도 예순 살 즈음에 악기를 하나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고민하다가 우쿨렐레도 관심이 갔지만, 플루트를 배우기 시작했다. 플루트를 연주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소리도 아름답고 악기도 휴대하기 좋아서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문화 아카데미에 플루트반이 있었다. 레슨비도 비싸지 않았고 선생님도 아는 분이라서 용기 내어 보았다. 하지만 플루트 연주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도 6개월 정도 꾸준하게 배워서 간단한 곡을 연주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2020년도에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교회 문화 아카데미가 문을 닫게 되어 플루트는 가방째로 옷장 안으로 들어갔다. 한 번 들어간 플루트 가방은 몇 년째 빛을 보지 못하고 옷장 안에서 아직도 잠자고 있다.

다시 시작한 악기 연주, 오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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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고 이웃에 있는 노인복지관에 회원 가입을 하였다. 노인복지관은 방학을 제외하고 5개월 단위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교육비는 무료이고 교재비와 재료비 등만 내면 된다. 2023년에는 세 과목까지 신청 가능했는데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령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지금은 두 개 과목만 신청 가능하다.

내가 다니는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신청한다고 다 합격하는 것은 아니고, 추첨제라서 두 과목 모두 합격하기도 하고 모두 떨어지기도 하고 한 과목만 합격하기도 한다. 수강 신청이 몰리는 인기 과목은 합격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냥 운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으면 예비 명단에 있다가 비는 자리가 있으면 들어가기도 한다. 지난 학기에 탁구 수업도 예비 7번이었는데 두 달 정도 지난 후에 추가합격으로 들어가서 수업에 참여하였다. 운이 좋았다.

그동안 노인복지관에서 여행 영어를 배우고 캘리그래피도 배우고 탁구와 종이접기도 배웠다. 이번 학기에는 탁구와 오카리나를 신청했는데 탁구는 떨어지고 오카리나는 합격했다. 탁구가 떨어져서 서운하지만, 꼭 배우고 싶었던 오카리나반에 합격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카리나 악기와 악보 오카리나는 플라스틱과 도자기가 있는데 도자기는 조금 비싸고 무겁다고 해서 무난한 플라스틱 악기로 구입했다. 입문용으로 알토 C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오카리나 악기와 악보오카리나는 플라스틱과 도자기가 있는데 도자기는 조금 비싸고 무겁다고 해서 무난한 플라스틱 악기로 구입했다. 입문용으로 알토 C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 유영숙

플루트를 배우다가 중지해서인지 마음속에는 늘 악기 연주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마침 6월 말부터 교회에서 오카리나를 배울 기회가 생겼다. 일주일에 한 번 배우는데 모두 60대와 70대로 여섯 명이다. 팀 이름을 '더 하모니 오카리나반'이라고 정했다.

오카리나를 배우게 된 이유는 교회에서 목요 철야 때마다 교구별(구역별)로 찬양을 올리는데 우리 교구 찬양 때 오카리나를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마침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에서 오카리나를 지도하는 분이 계셨다. 젊은 분들은 일하는 분도 있고 자녀 돌봄 등으로 참여하는 분이 없어서 나이 든 사람들만 시작하게 되었다.

오카리나는 악기도 작고 운지법도 어렵지 않았다. 교사 시절 리코더를 지도하면서 불었기에 리코더 정도만 할 수 있으면 가능하다. 하지만 모두 나이 든 사람이다 보니 열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는 것도 어렵고, 호흡이 짧아서 부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플루트에 비하면 쉬웠다.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오카리나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욕심을 내 보았다. 이왕 악기를 시작했으니 잘 연주하고 싶었다. 이럴 때 보면 아직도 나에게 공부 욕심이 있음을 느낀다.

노인복지관 2학기 수업으로 시작한 오카리나

다행히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 오카리나반에 합격해서 오늘 2학기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마음속으로 여기서 과외 수업을 받으니 교회에서 하는 오카리나 수업에서 자신 있게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배우는 70대 성도님과 같이 배우게 되어 교회에는 노인복지관에서 오카리나 배우는 것은 말하지 않기로 하고 열심히 배우자며 의지를 다졌다.

"저는 악기 연주가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해서 배우려고 왔어요."
"손자가 배우던 오카리나가 있어서 할머니도 할 수 있다고 손주에게 자랑하고 싶어 왔어요."
"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은데 오카리나가 배우기 쉽다고 해서 용기 내 보았어요."

오카리나반은 수강생이 스무 명이었다. 오카리나를 배우려는 목적은 모두 달랐지만 배우고자 하는 의지는 모두 강했다. 나처럼 말이다. 이중 남자분은 네 명이었는데 잘 오셨다고 박수를 보내드렸다. 강사 선생님께서는 이곳에서 우쿨렐레 초급반과 중급반을 지도하는 분이었다.

노인복지관은 구청에서 예산을 받아 운영하다 보니 예산이 정해져 있다. 오카리나반은 더 이상 시간을 늘릴 수 없어서 한 시간 수업으로 초급반과 중급만이 따로 없고 한 반으로 운영되는 점이 아쉬웠다. 첫 시간이라 이전 학기에 수업했던 분들과 이번에 새로 신청한 초급반을 자리를 나누어 앉게 하셨다.

스무 명 중 나처럼 새로 들어온 수강생이 13명이었고, 한 학기 수업받은 분들이 일곱 명이었다. 초급반과 중급반을 구분하여 분단을 나누어 앉았다. 첫 시간이라서 오카리나 악기에 대해 설명해 주셨고, 운지법, 호흡법 등을 자세히 알려주셨다. 노인복지관 수업의 좋은 점은 친절하고 쉽고 반복적으로 가르쳐 주는 점이다. 내가 바라는 '기초 튼튼'이 될 것 같아 좋았다.

노인복지관에서 첫 날 받은 오카리나 악보 첫 시간에는 낮은 '도'부터 '솔'까지의 운지법으로 연주할 수 있는 '기쁨의 노래'를 연습했다. 노인들 수업이라 강사 선생님이 계이름까지 친절하게 적어주셨다.
노인복지관에서 첫 날 받은 오카리나 악보첫 시간에는 낮은 '도'부터 '솔'까지의 운지법으로 연주할 수 있는 '기쁨의 노래'를 연습했다. 노인들 수업이라 강사 선생님이 계이름까지 친절하게 적어주셨다. ⓒ 유영숙

오늘은 낮은 도부터 솔까지의 운지법과 호흡법 등에 대해 배웠고, 강사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악보를 보면서 간단한 노래도 연습했다. 선생님이 우쿨렐레로 반주해주시고 우린 오카리나로 연주하였는데 그것도 참 좋았다. 나는 교회에서 한 달 반 정도 배우고 와서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오카리나를 처음 잡아보신 분은 운지법이 잘 되지 않았을 거다. 열손가락으로 구멍을 잘 막는 것이 처음에는 정말 어렵다.

기초반과 중급반이 한 교실에서 수업하다 보니 선생님이 교대로 지도할 수밖에 없었다. 한 팀은 연습하고 한 팀은 지도받느라 조금 시끄럽고 산만하여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요령껏 잘 지도해 주셔서 첫 수업을 잘 마쳤다. 선생님께서 처음에만 이렇고 조금 지나면 초급, 중급이 같은 노래를 배울 거라고 했다. 그때가 기대된다.

앞으로 교회에서 한 번, 노인복지관에서 한 번 이렇게 일주일에 두 번 배우면 기초를 튼튼하게 하면서 잘 배우리라 생각된다. 물론 집에서도 연습이 필요할 거다. 열심히 배워서 계획대로 10월에 찬양곡을 성도님들 앞에서 연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때를 생각하면 잘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오카리나#노인복지관평생교육프로그램#노인이배우기쉬운악기#노인복지관#우쿨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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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출신 할머니로 8년 째 쌍둥이 손자 주말 육아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2025년 6월에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를 출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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