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내버스 파업을 하루 앞둔 8월 27일 오후 울산시청 옆 신정시장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 박석철
지난 8월 28일 파업 위기를 벗어난 울산시내버스에는 결국 만성적자를 보전해 주기 위한 시민 예산이 추가 투입됐다. (관련기사 :
"파업은 면했지만"... 또 시민 예산 투입된 울산시내버스)
현재 울산시가 6개 업체에 지원하는 적자보전 금액은 운영손실액의 97%인 1519억 원이다. 여기에 올해 파업을 막기 위해 15억 원을 추가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약 45억 원을 추가해 운영손실액의 100%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성과차등지원금과 차량 구입비, 공영차고지 등 별도 지원까지 포함하면 버스에 투입되는 재정은 연간 2천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울산시민연대와 조국혁신당울산시당·진보당울산시당·정의당울산시당버스이 한목소리로 "반복되는 민간재정지원은 한계가 있다"며 "시민과 함께 전환계획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와 정당들은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중교통에 공공재정을 투입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며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라면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문제는 운영손실을 사실상 전액 시민 세금으로 부담하면서도 운영의 권한과 경영책임은 여전히 민간에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협상도 결국 울산시의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됐지만 버스업체의 경영책임을 강화하거나 공공의 관리·감독을 확대하는 방안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며 "특히 813억 원에 달하는 미적립 퇴직금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퇴직금은 장기간 버스를 운영해 온 사업자가 당연히 준비하고 책임져야 할 비용"이라며 "울산시는 그동안 표준운송원가를 통해 버스업체의 비용과 적자를 지속적으로 보전해 왔고 퇴직금 항목도 포함돼 왔는데도 왜 이처럼 막대한 미적립액이 발생했는지, 그동안 관련 비용은 어떻게 산정되고 집행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사 측이 운영난을 이유로 '시 지원 예산'을 모두 퇴직금으로 적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보면 일반적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운영손실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보전하고, 적정 영업이익까지 보장받으며, 차량구입과 인프라 비용 등까지 지원받는 버스회사가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조차 충분히 적립하지 못한 채, 세금지원을 또 요구하면 과연 지금의 민간운영 체계를 계속 유지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고 물었다.
그러면서 "재정지원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재정지원의 확대가 실제 운행과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단순히 적자가 얼마인지 계산해 메워주는 것을 버스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며 "시민이 부담하는 재정이 늘어나는 만큼 회계와 경영의 투명성, 노선과 서비스에 대한 공공의 통제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정당, 울산시에 시내버스 공영제 요구
시민단체와 정당들은 공영제를 요구했다. 반면 준공영제를 반대하는 이유로 "서울을 비롯한 준공영제 시행 지역에서는 재정부담 증가와 비용절감 유인 부족, 공공의 노선조정 권한 부족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울산은 준공영제를 시행하지 않으면서도 이미 운영손실의 대부분을 보전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100% 지원하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울산시는 김상욱 시장 취임 후 3차 추경에 공영제 타당성 연구용역 예산 편성을 비롯해, 울산도시공사 내 교통팀을 두고 공공버스 운영 경험을 축적한 뒤 장기적으로 울산교통공사 설립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와 정당은 ▲현재 추진하는 공영제 타당성 연구, 도시공사 교통팀, 공공 노선권 확보, 교통공사 설립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전환계획을 공개하고 철저히 진행할 것 ▲공영제 전환 과정에 시민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추진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제도적 참여구조를 마련할 것 ▲버스업체별 재정지원금의 산출근거와 집행·정산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과 의회가 검증할 수 있는 관리·감독체계를 마련할 것 ▲미적립 퇴직금 발생 원인 등 사 측의 책무를 확인하고 책임을 지게 할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