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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음식이 생각난다. 나는 엄마가 만들어주신 음식 중에 꿩만두라고 하셨던 만두가 가끔 생각난다. 커다란 나무도마에 밀가루를 솔솔 뿌려 펼쳐놓은 후 밀가루 반죽을 올려놓고 기다란 밀대로 밀어서 보자기처럼 넓적하게 만든다. 밀대로 밀 때마다 넓어지는 밀가루 반죽이 신기했다. 얇게 밀어진 밀가루 반죽 위를 주전자 뚜껑으로 꾹 눌러서 동그란 만두피를 만들었다.

만두피가 만들어지면 부추, 숙주나물 등 채소와 두부, 당면, 김치, 고기 등을 다져서 만든 만두소를 넣고 만두를 빚어서 쟁반에 나란히 올려놓았다. 엄마가 빚어놓은 만두는 크기도 모양도 일정해서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빚어놓은 만두는 솥에 베 보자기를 깔고 쪄서 찐만두로 먹기도 했고, 주로 만둣국을 끓여서 먹었다. 다섯 가족이 밥상에 삥 둘러앉아서 맛있게 만둣국 먹던 그 시절이 그립다.

시골이라서 가끔 꿩이 들어갔겠지만, 주로 닭고기를 잘게 다져서 넣고 만두소를 만드셨는데 우린 그걸 꿩만두라고 생각하고 먹었다. 자주 먹진 못했고 아버지께서 꿩만두 먹고 싶다고 하시면 만들어 주셨던 것 같다. 요즘은 만두 파는 가게에서 쉽게 사 먹거나 시판 냉동 만두를 사서 언제든지 집에서 먹을 수 있지만, 엄마가 만들어 주신 꿩만두만큼 맛있는 만두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앞으로도 먹어보지 못할 만두다.

초등학교 때 도시락 반찬 뱅어포구이가 생각난다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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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얼마 전에 온라인으로 주문한 것이 도착했다. 생각조차 못 했던 뱅어포였다. 남편도 나이가 들더니 요즘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셨던 음식이 생각난다고 했다. 시아버지는 이북(평안북도)분이셨는데 일사 후퇴 때 남하하셔서 시어머니를 만나 결혼하셨다. 시어머니는 서울분이다. 남편도 서울에서 태어났고 계속 서울에서 살았다. 즉 서울 토박이라고 할 수 있다.

"유 세프, 뱅어포구이 한 번 만들어 보시죠."
"만들어 본 적 없는데 검색해 볼게요."

남편은 원하는 음식이 생각나면 나를 유 세프라고 부른다. 새로운 요리를 만들 때는 요즘 인공 지능에게 방법을 물어보거나 온라인으로 검색하면 어렵지 않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뱅어포를 주문한 남편 생각이 궁금해졌다.

"갑자기 뱅어포구이는 왜요?"
"초등학교 때 엄마가 도시락 반찬으로 뱅어포구이와 달걀 프라이를 싸 주셨었는데 요즘 그때 먹었던 뱅어포구이가 생각나네."

시아버지는 남편이 스물한 살 때 돌아가셔서 뵌 적이 없다. 시어머니는 우리가 결혼하고 처음에는 혼자 사셨는데 뇌출혈로 쓰러지신 후 큰아들 여섯 살 무렵에 우리 집에 오셔서 함께 살았다. 쓰러지시기 전에는 시어머니도 음식을 맛있게 만드셨다. 내 생일 때는 미역국과 갈비찜 등 음식을 만들어서 가져다주셨고, 정월 대보름에는 여러 가지 나물을 만드셔서 가져다주셔서 늘 맛있게 먹었다.

예전에는 환갑잔치를 크게 했다. 시어머니 환갑 때도 친지와 지인들을 모시고 잔치를 크게 해 드렸다. 시어머니는 환갑잔치를 하시고 2년 후에 돌아가셨다. 큰아들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우리와 함께 사셨는데 우리 집에서 가장 큰 안방에서 아들 둘(손자)과 시어머니가 함께 생활하셨고, 남편과 나는 작은 방을 사용했다.

일요일이었는데 시어머니가 일어나시지 않아서 아들들에게 물어보았더니 "할머니가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요"라고 말해서 남편이 이상해서 안방에 들어가 보니 어머니께서 주무시듯 돌아가셨다. 시어머니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셨다. 일찍 돌아가셔서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환갑잔치를 크게 해 드려서 위안이 조금 되었다.

남편이 먹고 싶어 하는 뱅어포구이를 만들어 보았다. 나도 학교에 근무할 때 급식에 나온 걸 먹어보아서 어떤 맛인지 안다. 중요한 것이 고추장 양념과 잘 굽는 거라서 온라인으로 검색해 보며 우리 집 뱅어포구이 레시피를 만들었다.

우리 집 뱅어포구이 만드는 법

완성된 뱅어포구이 눅눅하지 않고 바삭하고 짜지 않은 맛있는 뱅어포구이가 완성되었다.
▲완성된 뱅어포구이눅눅하지 않고 바삭하고 짜지 않은 맛있는 뱅어포구이가 완성되었다. ⓒ 유영숙

(재료) 뱅어포 4장(남편이 주문한 뱅어포가 한 봉지에 넉 장이 들어 있었다.)

(뱅어포구이 양념) 고추장 2T, 간장 2T, 설탕 1T, 물엿이나 꿀 1T, 참기름 1T, 통깨 조금

(만드는 방법)
1. 뱅어포에 양념을 바를 때 잘 발라지도록 양념을 작은 프라이팬에 넣고 살짝 끓여준다. 보글보글 끓으면 바로 불을 끈다.

2. 눅눅하지 않고 바삭한 뱅어포구이를 만들려면 양념을 발라 굽기 전에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초벌 구이를 해준다.

초벌 구이한 뱅어포와 양념 뱅어포를 한 번 구워 양념을 바르고 구우면 눅눅하지 않고 바삭한 뱅어포구이가 만들어진다.
▲초벌 구이한 뱅어포와 양념뱅어포를 한 번 구워 양념을 바르고 구우면 눅눅하지 않고 바삭한 뱅어포구이가 만들어진다. ⓒ 유영숙

3. 초벌 구이한 뱅어포에 김 솔로 양념을 골고루 발라준다. 양념을 많이 바르지 않고 조금씩 골고루 바르는 것이 요령이다(남편이 알려준 팁으로 그래야 짜지 않은 맛있는 뱅어포구이가 된다). 양념은 뱅어포 양면 중 볼록볼록 튀어나온 곳 한 면에만 발라준다.

4.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뱅어포가 타지 않도록 중불에서 양면을 돌려가며 구워준다.

양념 발라 구운 뱅어포 뱅어포 양념이 타지 않도록 중불에서 양쪽을 뒤집으면서 구워준다.
▲양념 발라 구운 뱅어포뱅어포 양념이 타지 않도록 중불에서 양쪽을 뒤집으면서 구워준다. ⓒ 유영숙

5. 잘 구워진 뱅어포를 가위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마지막에 통깨를 살짝 뿌려준다.

완성된 뱅어포구이 뱅어포를 먹기좋게 가위로 잘라서 반찬통에 담아두었다.
▲완성된 뱅어포구이뱅어포를 먹기좋게 가위로 잘라서 반찬통에 담아두었다. ⓒ 유영숙

남편 말로는 시어머니께서는 연탄불에서 석쇠로 구우셨다고 하는데 우리 집은 전기레인지를 사용해서 프라이팬에 구울 수밖에 없다. 완성된 뱅어포구이 맛이 어떤지 궁금해서 남편에게 물어보았다. 남편의 대답이 궁금했다.

"맛있어. 눅눅하지 않고 바삭해서 더 맛있는 것 같아. 유 세프 고마워요."

내가 먹어봐도 짜지 않고 바삭한 것이 처음 만들었는데도 맛있었다. 이날 남편은 뱅어포 한 접시를 다 먹었다. 뱅어포 넉 장을 만들었더니 꽤 많아서 몇 끼는 먹을 것 같다. 뱅어포는 멸치보다 높은 수준의 칼슘을 함유하고 있어 골다공증 예방, 어린이 성장 발육, 노년층 뼈 건강 유지에 효과적이고, 단백질도 풍부하다고 하니 우리 부부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된다.

뱅어포구이는 지난번에 소개한 김 무침(참고 기사 : 바삭하게 구워 조물조물, 김으로 만든 밥도둑)과 더불어 우리 집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이 될 거다. 둘 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쉬워서 마음만 먹으면 뚝딱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음식이다. 처음 만들어 본 뱅어포구이 덕분에 남편에게 칭찬도 받고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었다. 남편이 행복해하니 나도 행복하다.

오늘 만든 뱅어포구이는 추석에도 만들어서 자식들에게도 별식으로 먹이고, 아버지 어릴 적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 보내야겠다.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손자들에게는 뱅어포를 구워 설탕을 솔솔 뿌려주면 간식처럼 먹을 수 있다. 벌써 다가올 추석이 기다려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뱅어포#뱅어포구이#추억의반찬#도시락반찬#엄마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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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출신 할머니로 8년 째 쌍둥이 손자 주말 육아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기사를 씁니다. 2025년 6월에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를 출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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