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21일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교육재정 개편 전면 백지화 및 교육주체가 참여하는 공론화 기구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정부가 54년간 유지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에 대한 내국세 20.79% 연동제 폐지 법안을 입법예고 4일 만에 국회로 넘기자,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섰다. "우리 아이 교육비를 몰래 빼앗지 말라"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의 교육재정 정책에 대해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규탄 활동에 나선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이 활동은 전국 교사들과도 뜻을 함께하는 것이어서 '학부모-교사 연대' 움직임과 관련해 눈길을 끈다.
"벼락치기식 행동 용납 못 해"...'학부모와 교사 연대' 실현 주목
9일, 전국 학부모들이 온라인으로 모인 교육재정 지키기 학부모 긴급연대에 따르면, 이 단체는 오는 1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아이들의 교육재정을 바꾸면서, 왜 우리에게 묻지 않았는가'란 제목의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어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을 상대로 '교육교부금 개편 실상'을 알리는 가정통신문 발송 요구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그런 다음 학부모 집담회를 거쳐 학부모 집회까지 검토한다.
오는 11일 있을 기자회견에 대해 긴급연대 활동을 준비하는 김은제 학부모(서울 ○○중 학교운영위원장)는 <오마이뉴스>에 "교육부와 기획예산처가 50년 넘게 유지된 제도를 바꾸고, 우리 아이들의 교육비를 뺏어가면서 학부모들이나 우리 아이들과 상의 한번 없었다"라면서 "이렇게 벼락치기식으로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을 학부모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학부모들의 기자회견과 이후 정부 규탄 활동은 학교운영위원장, 학부모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해 우리들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도 했다.
학부모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교육교부금은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유초중고에서 배우고 생활하는 데 쓰는 돈"이라면서 "정부는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와 개편안을 시행할 경우를 비교하여, 시도 교육청과 학교의 재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이처럼 중요한 제도를 바꾸면서 정부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하고 의견을 들었는가"라고 물은 뒤, "학부모들은 학교와 지역, 단체를 넘어 함께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아이들의 교육재정을 바꾸는 중요한 결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빼놓지 말라고 말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투자하려면, 먼저 지금 학교에 있는 이 아이들에게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날 학부모들이 외칠 구호는 다음과 같다.
하나. 국회는 법안을 서둘러 심의하지 말고, 학생·학부모 등 교육 주체가 참여하는 공청회와 의견 수렴의 자리를 마련하라.
하나.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즉각 중단하고 현행 내국세 20.79% 연동제를 유지하라.
하나. 학생 수가 줄었다는 이유로 교육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말고, 한 아이 한 아이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라.
김은제 학부모는 "교육감들이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것은 이들의 의무"라면서 "우리 학부모들은 전국 교육감들을 만나 가정통신문 발송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