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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4차 공판이 열린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4차 공판이 열린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측근에게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1심에서 서울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와 오 시장 측 주장에 힘을 싣는 증언을 잇달아 내놨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명씨가 자신과 오 시장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거나, 오 시장의 당내 후보 선출을 위해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는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가 오 시장이 명씨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당내 영향력이 큰 김종인과 접점을 만들어가길 기대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과 배치되는 취지의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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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위원장은 우선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자신과 명씨의 관계부터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은 명씨가 매주 정기적으로 자신을 만났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김 전 "그건 사실이 아니"라며 "명태균이라는 사람에게 들어서 도움이 될 게 하나도 없는데 왜 만나느냐"고 말했다. 자신이 먼저 명씨에게 만나자고 한 적도 없다고 했다. 명씨가 찾아오겠다고 하면 만나준 적은 있지만, 선거전략이나 여론조사를 상의할 정도의 관계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또 김 전 위원장은 명씨가 자신을 찾아올 때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와 사진을 찍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와서 보면 자기하고 나하고 가깝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명씨가 자신과의 관계를 정치권 진입에 활용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에 접근하기 위해서 나를 계획적으로 이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심 "김종인과 접점 기대"… 김종인 "중계한 사람 없어"

이날 증언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오 시장과 김 전 위원장의 관계다. 1심 재판부는 지난 7월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하면서 오 시장이 명씨의 여론조사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판단했다.

당시 유력 경쟁자였던 나경원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을 앞서자, 오 시장이 자신의 강점인 일반 시민 지지도를 보여줄 수 있는 유리한 공표용 여론조사를 기대했다고 봤다. 여기에 명씨가 '김종인과 친분이 있는 여론조사 전문가'로 소개된 만큼,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면서 당내 영향력이 큰 김 전 위원장과 접점을 만들어가길 기대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과 오 시장 사이에 명씨가 연결고리 역할을 할 이유가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오 시장을 2019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당시 오 시장의 요청을 받아 사적인 모임에서 강연했고, 2020년 총선 당시에는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오 시장 선거 지원 연설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앞둔 2020년 말 오 시장이 직접 자신을 찾아온 사실도 확인했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이 "미리 연락처를 알고 있다가 찾아온 것이고 명태균과 상관없이 찾아온 것이 맞느냐"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네"라고 답했다.

명씨가 오 시장을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을 설득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이 "명태균으로부터 당내 경선에서 오세훈이 후보자가 될 수 있도록 증인을 잘 설득해 달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느냐"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말도 안 된다"라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명씨에게 문제의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주장 역시 부인했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해보라고 지시하거나 요청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고, 특검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명씨에게 의뢰한 사실이 없느냐고 재차 묻자 역시 "없다"고 했다.

특검 "당시부터 명태균 못 믿었던 건 아니지 않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2심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2심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특검은 반대신문에서 김 전 위원장이 현재 명씨를 평가하는 방식과 2021년 당시 인식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특검은 김 전 위원장이 명씨를 과장과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으로 평가하면서도, 명씨가 찾아오겠다고 할 때 여러 차례 만남을 받아준 이유를 물었다. 김 전 위원장은 "명태균의 행동을 보니까 엉터리로 거짓말을 많이 하고 뻥을 쳐서 그렇지, 그 전까지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이 "그 당시에는 신뢰하지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고 이제 와서 그렇게 판단한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김 전 위원장은 "그런 거죠"라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이 명씨를 처음부터 일관되게 신뢰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볼 수만은 없는 대목이다.

특검은 명씨가 김 전 위원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뿐 아니라 설문지 등도 보낸 정황을 제시하며 당시 김 전 위원장이 명씨가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명태균이 여론조사를 한다는 걸 알 리가 없다"며 부인했다. 명씨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 김영선 전 의원이 단순히 '지방에서 여론조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을 뿐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설명한 기억도 없다고 했다.

결국 이날 김 전 위원장의 증언으로 1심이 유죄 판단 과정에서 제시한 '김종인과의 접점'이라는 범행 동기는 항소심에서 다시 따져볼 쟁점이 됐다.

1심은 명씨가 제공한 10차례 여론조사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과 강철원의 의뢰 공모를 인정했다. 또 김한정씨가 대신 지급한 2100만 원을 오 시장에게 제공된 정치자금으로 보고 벌금 1000만 원과 같은 금액의 추징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잃는다. 오 시장은 1심 선고 직후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증거만으로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유죄가 선고됐다"며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김종인#오세훈#명태균#2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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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종훈 (moviekjh) 내방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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