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라며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하여 송구하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2주 만이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 때문은 아니었다. 국회의원과 장관직 겸직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라며 자진 사퇴로 몰린 모양새이다.
용 후보자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국민의힘의 공세에 대해서는 기존 반박 입장을 유지했다.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라며 본인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전혀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역시 일단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청와대 '용혜인·김승원, 청문회는 보자' 고수 https://omn.kr/2jr42).
그러나 민주당에서 용 후보자를 향한 비판 여론을 전달하는 한편, 이날 오후로 예정된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관련 논의 가능성이 전해졌다. 민주당에 기생하는 형태로 원내 입성한 기본소득당 입장에서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성정당 기본소득당이 결국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장관'이 아니라 '원내정당' 지위였던 셈이다.
"떳떳하지 않은 것은 없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라며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하여 송구하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장관'보다 '원내정당' 택한 용혜인... 후보직 사퇴
유성호
용 후보자는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먼저 후보자 지명 이후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과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용 후보자는 "지난 2주 동안, 후보자 검증은 포기한 채 소수정당의 어려운 형편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와 사실 확인은 뒷전으로 미루고 반론권조차 보장하지 않은 일부 언론들의 악의적인 왜곡 보도가 끝없이 이어졌다"라고 주장했다.
또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기다렸다"며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었기에 국민 앞에 하나하나 소명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의혹을 해명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주셨다"라며 "제 부족함이다. 겸허히 수용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관련 기사:
용혜인, 압도적 부정평가에도 "대통령이 기대하니 지명했을 것" https://omn.kr/2jqjw).
결정적인 사퇴 배경으로는 민주당의 요구를 직접 언급했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여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뜻을 알기에 저 역시 깊이 고심했다"며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사이의 관계 역시 사퇴를 결정한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그리고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 나가는 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용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그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하여 송구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저를 돌아보고,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용 후보자는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별도의 백그라운드 브리핑이나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여러 취재진이 뒤따르며 민주당의 '결단 요구' 과정과 사퇴 배경 등을 물었지만, 용 후보자는 "기자회견문으로 갈음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뒤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직전까지 청문회 일정 공방… 국힘 "민주당이 증인 채택 막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라며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하여 송구하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한편, 용 후보자의 기자회견 직전에는 국민의힘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강선영·김소희 의원이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 일정 협의가 진전되지 않은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민의힘은 끝내 인사청문회 일정 잡기를 거부했다"라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당초 요구했던 증인 28명을 8명까지 줄였는데도 민주당이 문미정 증인 1명과 참고인 2명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이 제안한 18일 청문회 개최안에 대해서도 인사청문회법상 증인 출석요구서 송달 기한을 감안하면 추가 증인의 출석을 강제할 수 없는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청와대를 향해 용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민주당을 향해서는 핵심 증인 채택 협조를 요구했다. 하지만 직후 용 후보자가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나면서 인사청문회 개최를 둘러싼 여야 공방 역시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