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과 친구로 넘치던 극장이 가족 단위 관객들로 채워질 때가 있다. 극장가에서는 흔히 1년에 네 번이라는데, 설, 여름방학, 추석, 그리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그렇다. 올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에도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했다. 그중 크게 다섯 편의 영화가 가족 단위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 해 동안 고생한 소중한 가족들과 본다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자 말>

 <레미제라블> 스틸.

<레미제라블> 스틸. ⓒ Working Title Films


레미제라블 - 새로운 내일을 꿈꾸기 위해

한 마디로 뮤지컬 보기에는 여건이 맞지 않고, 평범한 영화 보기에는 아쉬운 가족들이 선택하기 딱 좋은 영화다. 2시간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연기, 주옥같은 노래들이 큰 스크린을 장식한다.

<레미제라블> 뮤지컬을 좋아한다면 더욱 볼만한 영화다. 인간의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교육용으로도 나쁘지 않다. 나이든 부부는 새삼 로맨틱해질 수 있고, 젊은 부부는 사랑이 더 뜨거워질 수 있다. 무엇보다 혁명을 다루는 영화이기에 한해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내일을 꿈꾸는 가족들에게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는 작품이다. 다만, 뮤지컬 영화를 싫어하거나 중간에 화장실 가는 걸 못 참는 가족이 있다면 선택하지 않는 게 좋다. 

 <반창꼬> 스틸.

<반창꼬> 스틸. ⓒ ORM Pictures


반창꼬 - '엽기녀' 한효주와 '까칠남' 고수

커플 관객들만의 사랑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가족끼리 모여서 TV 드라마 보듯이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한효주의 '엽기녀' 연기와 고수의 '까칠남' 연기가 웃음보를 터뜨릴 것이다. 김성오, 양동근, 마동석 등도 한번 이상씩은 웃게 만들어준다.

사랑 이야기 뿐 아니라 소방관과 의사의 애환도 그려져 있어서 세대 불문하고 공감할 수 있는 면이 있는 작품이다. 다소 신파성이 있지만 요즘 세태에 맞게 과하지 않다. 과거나 판타지가 아닌 현재 평범한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게 특징이다.

 <주먹왕 랄프> 스틸

<주먹왕 랄프> 스틸 ⓒ Disney Animation Studios


주먹왕 랄프 - 성인 관객의 향수를 부르는 애니

어린 아이가 있는 젊은 가족들이 특히 좋아할만하다. <라푼젤>에 이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30년 넘게 게임 속에서 '악당'으로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랄프를 주인공으로 하는 디즈니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요즘 극장가의 애니메이션 관객 수 증가에는 30대 이상 관객들이 한몫을 하고 있다. <주먹왕 랄프> 역시 30대 이상의 관객들이 전자오락에 대한 옛 추억을 떠올리며 볼 수 있는 영화이기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3D로도 개봉되었으니, 온가족이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호빗 : 뜻밖의 여정> 스틸.

<호빗 : 뜻밖의 여정> 스틸. ⓒ WingNut Films


호빗 : 뜻밖의 여정 - 골룸이 등장하는 장면 주목

<호빗> 60년 후의 이야기인 <반지의 제왕>을 알아도 좋고, 몰라도 괜찮다. 때론 친숙한 컴퓨터 게임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고화질 TV에서 본 외국 여행지 소개 프로그램 같을 때도 있으며, 잘 만든 CF 같은 장면도 있기 때문에 일단 보는 재미가 확실히 있다.

스토리는 단순하게 말해서 주인공이 악에 맞서 싸우며 여정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J.R.R 톨킨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실함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골룸이 등장하는 장면과 액션신은 <호빗: 뜻밖의 여정>이 관객에게 주는 선물이 될 것이다. 

 <타워> 스틸.

<타워> 스틸. ⓒ CJ E&M 영화부문, (주)더타워픽쳐스


타워 - 재난영화 '해운대'의 흥행 이을까

아마도 제작진이 가족 단위 관객들을 가장 기대하고 만든 영화일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연령대도 노인부터 아이까지 폭넓다. 또한 크리스마스 시즌이 영화의 배경이기도 해서 요맘때 다 같이 보러가기 어울릴법한 작품이다.

설경구의 관록 있는 연기와 손예진의 호연, 그리고 엄청난 화재 장면과 특수 효과들로 이미 화제가 된 영화다. 평단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대체로 흥행은 잘 될 것 같다는 분위기다. <해운대>로 한국 재난 블록버스터의 재미를 맛본 천만 관객 중에 절반만 봐도 500만은 들 수 있다. 24일 현재 예매순위도 <레미제라블> <반창꼬>에 이어 3위다. 크리스마스 개봉작 중 가장 기대작인 셈이다.


레미제라블 반창꼬 호빗 : 뜻밖의 여정 주먹왕 랄프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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