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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아이 도윤은 지난해 12월22일에 태어났지만 태어난 산부인과에서 일주일 그리고 병원에서 열흘 그리고 산후조리원에서 일주일 가량을 보냈으니까 부모랑 같이 지낸 시간이 별로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저희 집으로 와서도 장모님이 도와주셔서 전 종종 잠자는 도윤이의 통통한 볼을 손가락으로 튕겨보거나 칭얼대면 안아주는 일만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장모님도 집으로 돌아가시고 그야말로 우리 세 식구만 지내게 되면서 아빠의 역할(?)이 커지게 되었지만 원래 잔정과 감정표현에 서툰 저희 집의 가풍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는 데다 게으르기까지 해서 딸아이를 위해서 한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며칠전 딸아이의 목욕을 저의 아내와 저 둘이서 시키게 되었는데요.긴 손가락과 긴 손톱 속쌍꺼풀, 보조개까지 절 닮은 딸아이는 어렸을 적 유난히 물을 싫어한 저의 결코 닮지 않아야 할 것까지 닮은 것인지 아주 자지러지게 울었습니다.

목욕을 끝내고 나니 딸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 맺혀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본 첫번째 딸아이의 눈물이더군요. 아무리 목욕하다가 울어서 흘린 눈물이지만 안쓰럽기는 마찬가지이더군요.

딸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으면서 놀 때는 그냥 언제까지나 그 뱃속에서 편안하게 살면 어떨까?하는 황당한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요즘 세상이 좀 험악합니까?

딸아이의 첫 눈물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앞으로 딸아이가 크면서 어른이 되고 늙어가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될까?

눈물이라고 꼭 슬퍼서 흘리는 것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발 세상살이가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는 많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신에 기쁨에 겨워 흘리는 눈물을 많이 흘렸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세상이 하도 빨리 많이 변화해서 우리 딸아이가 성장한 세상이 어떤 곳일까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다만 지금보다 너무 살기 힘들고 험한 곳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고귀함이 그 으뜸입니다. 어렸을 적엔 누구나 이렇게 소중한 아기인데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사람을 함부로 대해 왔을까?하고 반성해 봅니다.

우리 딸아이가 살아갈 이 세상이 밝고 건강한 곳이 되려면 저 자신부터 건강해져야겠다고 다짐을 해 봅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딸아이에게는 첫 장난감이 될 모빌과 딸랑이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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