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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대선공약 정책을 두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논쟁이 한창이다. 정확히 말해 논쟁이 아니라, 상대 후보의 양질의 정책에 대한 흠집내기로 변질되었다. 여기에 집값 폭락, 땅값 폭락, 공동화현상, 수도권 경제파탄 등으로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듯한 발언이 쏟아지면서 대선 막판 쟁점으로 부각된 상태다.

필자는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 출퇴근길, 지하철은 항상 만원이다. 승객들은 여지없이 짐짝취급을 당한다. 일부 구간별 환승역은 발디딜 틈조차 없다. 지하철 내부의 공기는 얼마나 유해한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일부 구간의 지하철 공기의 오염도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겨우 회사에 도착하면 몸은 파김치가 되고, 일은 뒷전이고 아침부터 피곤이 몰려온다.

한편 지상의 교통수단도 마찬 가지다. 출근길 아침마다 도심의 도로 또한 만원이다. 평균 시속 20km로 거북이 운행이 반복된다. 당국에서 갖가지 묘안을 짜내지만 교통의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 된다. 도로를 계속 만들고 만들어도 교통여건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매일 숨쉬고 있는 서울의 공기는 또 어떠한가? 필자는 서울의 중심, 종로구에서 업무상 매일 출장을 다닌다. 도심 종로는 몸으로 느낄 만큼 숨쉬기가 곤란하다. 이렇게 하루를 돌아 다니면 와이셔츠는 눈에 띌 만큼 지저분 해 지고, 코 구멍에는 새까만 먼지가 낀다. 우리 아이도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모두 환경의 오염이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또한 호흡기 질 환자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은 만원이다.

또한 집 값은 어떠한가? 필자가 살고 있는 25평 짜리 아파트 전세가 1억1천 만원이다. 매매가격은 2억7천만원을 웃돈다. 그것도 집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느냐 하면, 필자가 이 집에 들어오기 위해서 3개월간 동내 부동산을 드나 들었다. 강남구 개포동 10평짜리 시영 아파트는 2억5천 만원을 호가한다.

평범한 월급쟁이가 성실하게 저축해서 언제 이렇게 고가의 집을 장만 하겠는가? 열심히 저축하는 동안 집 값은 또 얼마나 오르겠는가?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르지만, 행정수도 이전으로 집 값이 폭락한다고 치자. 이렇게만 된다면 집을 가진자든 무주택자든 사십대든, 오십대 모두에게 이익이다. 집을 한채 이상 소유한 사오십대는 자녀들 결혼시키고 하려면 집 한 채 장만 해주거나, 전셋집을 얻고 하는데 경제적인 부담을 해야 할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나는 집 값이 폭락했으면 좋겠다. IMF때처럼 집 값이 폭락해서 나도 내 집마련의 꿈을 이루어 보게.

지금 까지 수도권인구 과밀억제 정책, 국가 중앙기관의 일부를 지방으로 옮기고, 신도시를 만들어 봤지만, 오히려 수도권 집중을 심화 시키는 결과만 낳았다. 이런 쪼가리 정책으로는 수도권 집중을 막는데 성공 할 수 없다. 신도시 건설은 오히려 경기도 일대 난개발 등으로 환경 파괴만 가중 시켰다.

그런데 이렇게 실패를 거듭했던 정책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바로 행정수도 건설이다. 현재까지 시도했던 여러 가지 지방화정책이 실패했던 이유는 단 한가지다.

지방으로의 분산. 그 본질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지방화 꼭 해야 한다면, 그리고 수도권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를 진실로 원한다면 확실한 지방화 정책이 필요하다. 이 정책의 핵심은 바로 청와대, 국회, 중앙부처 등 국가 핵심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모든 행정의 중심이 이동하고, 자족적인 도시가 형성되고, 이로 인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보다 더 확실한 정책이 어디 있겠는가?

행정수도를 이전함으로서 국가적 경제규모가 더 커지고,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적 활동성도 증대될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 값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야 한다. 매일 싸움만 하는 국회, 차라리 멀리가서 싸워라! 서울시민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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