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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적 파파라치다. 파파라치가 대중들에게 말초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라면, 나는 대중들의 지적인 호기심을 채워 주는 파파라치가 되고 싶다."

저자 지승호가 이 책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얘기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이 똘똘한 지적 파파라치가 소개하는 이 시대 여러 지식인들의 사고를 엿보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가 있었다. 마치 잡지를 읽으면서 여러 스타들의 생각이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듯이.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잡지에 등장하는 스타들의 이야기가 그들의 사생활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 책은 이 시대를 선구하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의 사고 방식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문성근, 김규항, 홍세화, 고종석, 오연호 등 작가가 인터뷰한 인물들의 공통점이란 기득권 세력에 대해 각종 태클을 걸면서 자신들의 뚜렷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물론 그들의 사고 방식이 각각 서로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그들 간에 많은 논쟁이 있긴 하지만. 작가가 선택한 인터뷰 대상자들이 대체로 여러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여성 운동가, 인권 운동가, 좌파, 자유주의자 등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인물들이지만, 사실 '윤도현 밴드'가 그 목록 중에 있다는 것은 한편으론 무척 이해가 안되기도 한다(이 책의 제목인 '비판적 지성인' 대열에 과연 그가 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한번에 여러 지성인들의 사고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승호는 인터뷰의 날카로움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인터뷰 대상자 개개인의 사고 방식을 대체로 맛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러한 인터뷰 방식을 통해 독자는 각 인물들의 사상적 특징을 알 수 있으며 그들 간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진 지승호 자신의 문화 비평은 그 또한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자, 대상자로 설정한 듯하여 재미를 더한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여러 인물에 대한 소개를 하다 보니, 개개인들의 사상적 깊이를 전달해 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피상적인 인물 소개로만 그치고 그들의 글이나 비평에 대한 전달이 부족하다는 점은 이 책이 다양한 인물을 소개한다는 점 때문에 한계로 남는다. 그러한 아쉬움은 독자 개개인이 여러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그들의 글을 읽는 과정을 통해 보완될 수 있지 않을까?


비판적 지성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지승호의 누드토크

지승호 지음, 인물과사상사(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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