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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인사를 담당할 라인업이 확정됐다. 노무현 당선자는 신설될 대통령 직속 인사보좌관에 정찬용 광주YMCA 사무총장을 내정함으로써,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와 함께 '인사' 문제를 담당하게끔 했다. 특히 인사보좌관은 중앙인사위 부위원장을 겸직하게 돼 권한과 역할이 더욱 커졌다.

신계륜 당선자 인사특보는 6일 오전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당선자는 평소 그가 가지고 있던 개혁성과 도덕성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오랜 시민단체 활동으로 인한 상징성을 감안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 정찬용 광주YMCA 사무총장
ⓒ 오마이뉴스 강성관
정찬용 대통령 인사보좌관 내정자는 전남 영암 출생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후 경남 거창고 교사, 거창YMCA 총무, 광주YMCA 사무총장,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등을 지낸 광주지역 시민운동의 '얼굴'로 평가된다.

또한 정 내정자는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징역을 산 후 전남 출신이면서도 경남 거창에서 약 17년 간 활동했다. 지난 2000년 총선 당시에는 광주지역에서 낙천·낙선 운동에 앞장선 바 있다.

그는 광주지역 개혁 성향의 70년대 학번들의 모임인 '70동지회(회장 김수복)'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이 모임은 지난해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정찬용 총장이 인사보좌관에 내정된 데에 대해 광주지역 시민운동단체의 한 활동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인사다. 도덕성·개혁성·참신성 등을 볼 때 긍정적인 인사라 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광주지역 시민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 새 정부에 참여하게 돼 이후 호남권의 민주당 독점구조를 깨는 등의 운동이 탄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기대 반 우려 반을 나타냈다.

노 당선자의 한 핵심 측근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영남의 문재인 변호사와 호남의 정찬용 총장에게 새 정부의 '인사 문제'를 맡긴 것은 새 정부의 영호남 인사 대 탕평책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이번 인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인사보좌관은 새 정부에서 신설된 자리로 중앙인사위원회의 부위원장을 겸하면서 인사제도개선과 정무직 인사 기초자료 조사 등 주로 공적이고 합리적인 인사 시스템 마련에 활동의 초점을 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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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특보는 "인사보좌관은 앞으로 중앙인사위원회에 속해 있으면서 별도 직원을 두지 않거나 두더라도 극소수 뒤서 중앙인사위와 함께 인사제도개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찬용 인사보좌관 내정자와의 일문일답이다.

"반갑다. 정찬용이다. 이런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맡겨서 열심히 하겠다. 다만 제가 주로 시골에서 살던 사람이라서 많은 것을 알지 못하나 성심으로 당선자를 모시고 일하겠다."

- 노무현 당선자와는 어떤 인연인가.
"별 인연이 없다. 여러 사람 모인 자리에서 한두 번 뵌 적이 있지만 개인적인 인연이 깊은 것은 없고…."

- 언제 통보를 받았나.
"오늘 새벽에 통보를 받고 첫 비행기로 올라왔다."

- 사전교감이 있었나.
"지난번 지방순회 방문 때 잠깐 만나 뵙고, 일을 많이 도와줘야 할거라고 했는데 이렇게까지는 몰랐고, 도와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 않겠느냐, 안팎에서 여러 가지 도울 수 있으니 그런 정도로 생각했다."

- 이력이 특이하다. 전남 출신인데 경남 거창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민청학련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그때 거기에 연루돼서 1년쯤 징역 살고 막 출소했는데 당시 거창고 교장이 같이 일을 하지고 해서 주저앉은 것이 17년 4개월간 일하게 됐다."

- 자신의 발탁 배경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제가 시민운동을 해왔던 사람이니까, 비교적 깨끗하다는 판단을 하셨을 것 같고, 또 당신이 하고자하는 개혁 성향과도 상당히 일치한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 지난 (2000년 4·13) 총선 때 낙선운동을 주도했다. 그 일로 인해 법원에도 갔는데, 당시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대법원까지 안 갔다. 저는 1심에서 판사께서 실정법으로는 200만원 상당 벌금이 옳으나 개인적 차원으로 했던 것이 아니고 향후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될 지 모른다며 선고를 유예했다. 2심도 유예했다. 그래서 대법원까지 가지 않았다. 지금 한국이 크게 변하고 있는데, 그 중에 제일 더딘 곳이 정치권이다. 당시 깜짝 놀랄 정도로 국민이 성원해줘서 상당부분 걸렀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좀더 걸러지겠죠."

- 결론적으로 정당한 일이었다고 보는 것인가.
"물론이다."

- 인사의 발굴 방향은 무엇인가.
"다 아는 대로 노 당선자께서는 이미 인사철학의 큰 틀을 밝혔다. 투명성, 개혁성, 밝혔는데, 지난 번 신문을 보니 인수위에서 인사에 대한 여러 논의를 한 것 같더라. 중앙인사위도 있고 여러 기구가 있기 때문에 당선자의 인사철학을 실무 공무원과 연결시키는 것이 제 일이 아닐까 한다."

- 당선자의 인사철학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개혁성과 투명함이라고 생각한다."

- 인사보좌관이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문재인) 민정수석과의 역할이 중복되는 것도 같은데.
"제가 지금 마치 촌닭이 불려온 느낌이 있는데…(웃음). 준비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인사보좌관이 할 중요한 일이라면 아까 이야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당선자의 인사철학, 개혁성과 투명성, 국민의 참여 등을 연결시켜 줄 것이다. 민정수석과 어떤 관계인지는 잘 모르겠다. 제가 알기로 문재인 수석도 경상도에서 갑자기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 관료사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
"관료사회가 독특한 이미지가 있지만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도 성심을 가지고 상의하면 충분히 다 이해하고 함께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인사위 부위원장을 겸직하게 되는데.
"인사위 부위원장을 겸하게 된다는 것도 여기 와서 들었다."

- 전성은 (경남 거창 샛별중학교) 교장과의 개인적 관계는?
"내가 17년 4개월을 호남사람이 경상도에서 살았는데, 많이 따르지 않았겠는가.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인사의 문제가 있다면.
"인사에 지금까지 관행이 있을 것이고 제도나 그런 것이 아주 틀려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운영의 문제다. 당선자도 지난번 잠깐 말했다. 훌륭한 천하의 인재들을 많이 모아서 일을 해야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운영이 잘 돼 있다면 따라갈 것이고 운영상의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내 생각에는 인사를 검증하는 노력이 개인적 노력 중심으로 갔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인터넷을 통한 장관 추천 등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몇 천건 존안자료라고 가지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만 뺑뺑 돌아 한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가 한다."

- 우리사회 주류 세력은 아니라고 본다. 주류의 우려도 할 것 같은데 그에 대한 입장은?
"내 생각에는 당선자도 고졸이고 나이도 어리고 돈도 많이 안 가진 것 같고 그런 분이 세상의 흐름과 더불어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는가. 나도 비슷한 사람인데, 주류와 비주류 볼 때 째지기보다는 같이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중앙인사위 부위원장이 실세가 오는 것이다. 위원장과의 역할 분담은.
"내가 아직 잘 모르는 게 많다. 위원장이 내정되면 잘 모실 것이다."

- 시민단체에서 정치권에 들어오는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학교수도 하고 그렇게 하는데, 시민단체라고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한국의 시민운동이 깊이 뿌리내리지 않아서 고민은 있었다. 국민들이 잘 선택한 노무현 정권 정도라면 당연히 일을 해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정찬용 대통령 인사보좌관 내정자 프로필

1950년 9월 11일 전남 영암 출생

1969년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4년 서울대 언어학과 졸업

1975년∼1979년 거창고등학교 교사
1982년 9월 경남 거창 YMCA 총무
1998년∼현재 광주 YMCA 사무총장
1998년∼현재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2000년 10월 제2기 범국민 건국추진위원
2002년 3월 광주·전남 시민단체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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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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