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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황방열 구영식 최경준 유창재 기자
사진-권우성 이종호 기자


▲ 15일 저녁 7시 20분경 이회창 전 총재가 대검찰청을 빠져 나오자 기자들과 지지자들이 주변에 뒤엉켜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종 : 15일 밤 9시>

검찰, 이 전총재의 자진출두로 노대통령측 수사 부담감 안게 돼


▲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이회창 전 총재.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회창 전 총재가 지난 대선에서의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 사건과 관련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검찰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전 후보의 상대방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측의 불법대선자금 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 전 후보가 "대리인들만 처벌을 받고 최종책임자는 뒤에 숨는 풍토에서는 결코 대선자금의 어두운 과거가 청산될 수 없다"고 밝힌 부분에서 그런 의미가 감지된다. 이는 자신의 사법처리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노무현 대통령도 정면으로 나서라는 촉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검찰에게는 노 대통령 쪽에 대해서도 수사하라는 요구가 되는 셈이다.

이 전 총재의 검찰 자진 출두는 불법 대선자금 문제를 둘러싼 특검논의에 대한 인화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사상 최초로 대통령 후보가 자신의 대선자금 규모를 스스로 밝히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섬에 따라 국민들에게 대선자금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KBS여론 조사결과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3.7%로 나타났으며, 현재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공정하다와 공정하지 않다는 대답이 거의 비슷하게 나온 것도 이번 사건을 대선자금문제에 대한 확실한 매듭을 짓고 넘어가자는 여론이 상당하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이 전 총재가 오늘 검찰에 나온 데 이어 이번 사건의 주역인 최돈웅 의원이 내일 검찰에 출두하기로 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검찰수사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은 어느 정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검찰은 현재 도피중인 한나라당 재정국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사자체로만 국한해서 보면, 이 전 총재의 자진출두는 검찰에게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전 총재는 조사할 내용도 없는 데 오신 다니까 난감하다"는 안대희 중수부장의 말이 이를 대변한다.

검찰은 서정우 변호사, 최돈웅 의원, 이재현 전 재정국장 등 관련자 조사에서 이 전 총재의 개입여부에 대한 단서를 잡지 못한 상태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서 변호사 등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도 제대로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의 개인적인 '충정'과 의지와는 별개로 정치적인 이벤트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는 이번 검찰 자진출두는 검찰 수사의 명분과 추진력을 강화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신 : 15일 오후 7시45분]

이 전 총재 8시간 만에 귀가...취재진-당직자-창사랑 70여명 뒤엉켜 몸싸움


▲ 대검찰청 현관에서 주권찾기시민모임 회원들이 '편파수사 중단하라' '노무현도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주권찾기시민모인' '창사랑' 회원 30여명이 '대통령 이회창' '노무현도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이회창 전 총재가 대검찰청을 나와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는 15일 오후 7시15분경 검찰 조사를 마치고 대검청사를 빠져나갔다. 이 전 총재는 오전 10시50분에 출두해 약 8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다.

"소감 한마디 얘기해달라" "사전 또는 사후에 불법자금 수수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가" "오늘 검찰 조사에서 어떻게 대답했나"

권철현·심규철·권영세·하순봉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 10여명과 함께 대검 현관으로 나온 이 전 총재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역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침묵했다.

이 전 총재는 '소환에 응하겠는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응하겠다"고 답변했고,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에 앞서 오후 6시10분경부터 주권찾기시민모임과 창사랑 회원 30여명은 대검 청사 민원실 앞 현관에 "정치검찰 못믿겠다", "편파수사 중단하라"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이회창도 수사했다, 노무현도 수사하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했다. 이들은 이 전 총재가 대검청사 현관에 모습을 드러내자 "이회창! 이회창 대통령!" 등을 연호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가 조사를 마치고 나오자 이를 취재하려는 70여명의 기자들과 한나라당 당직자들, 창사랑 회원들이 서로 엉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전 총재는 들어올 때 타고왔던 승용차를 타고 옥인동 자택으로 향했다.

"'내가 시켜서 한 일과 다를 바 없다...언제든 나오겠다'는 입장"

한편 이회창 전 총재가 대검 청사를 떠난 후 심규철 의원은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총재는) 언제든지 나오겠다는 입장"이라며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 '내가 시켜서 한 것과 다를 것이 없지 않겠나'면서 '내가 시켜서 한 것으로 하겠다'고 검찰에서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 의원은 4대 그룹 이외에 대선자금을 지원 받은 기업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파악이 안된다. 어느 분이 관련됐는지는 파악이 안된다"며 "관련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는 관련된 분이 스스로 말하기 전에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심 의원은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서정우 변호사를 접견을 하기 위해 검찰 청사로 다시 들어갔다.

다음은 심규철 의원과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 이 전 총재께서는 뭐라고 하나.
"(이 전 총재는) 언제든지 나오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조사 전에 내가 시켜서 한 것과 다를 것이 없지 않겠는가. 내가 시켜서 한 것으로 하겠다고 검찰에서 이야기했을 것이다. 검찰 입장에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전 총재는) 아는 범위 내에서 다 이야기했을 것이다. 지금 검찰 이야기는 정확히 못 들었다."

- 한나라당 쪽에서 노무현 대통령도 조사하라고 하는데, 어떤 입장인가.
"다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숨길 것도 없고."

- 숨길 것이 없다는 것이 4대 그룹에서 이미 (대선자금을 건넸다는 것이) 다 나왔는데…. 하지만 그밖의 기업에서는 스스로 밝히지 않지 않나. 중앙당 차원에서 파악이 안되나.
"파악이 안된다. 어느 분이 관련됐는지는 파악이 안된다. 관련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는 관련된 분이 스스로 말하기 전에 알기 어렵다."

- 어떤 사람이 관련됐나.
"어느 분이 관련 됐는지 파악이 안됐다. 관련 있는 것인지에 대해 (내가) 스스로 말하기 어렵다."

- 서정우 변호사는 누가 관련 됐는지 알지 않겠나.
"서 변호사가 누가 관련됐는지 어떻게 알겠나."

- 검찰 쪽에서 미리 인지 했나.
"안대희 중수부장이 당황하더라. 수사 단서가 없는데…."

- 대선 당시 모금했던 사실을 알고 있었나.
"(내가) 몰랐다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알았다고 말하는 것도 그렇지 않나."

- 그렇다면 대선 이후라도 보고 받았나.
"그것도 답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 서 변호사는 긴급체포 되기 전에 검찰에서 어느 정도 파고 있는지 알고 있었나. 또 다른 것이 있나.
"다른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 긴급체포 되기 전에 알고 있었나.
"감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LG측에서 연락이 왔다."

▲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이회창 전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8신 : 15일 오후 5시50분]

"이회창님 힘내세요, 창사랑이 있습니다" 피켓들고 격려


15일 대검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고있는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는 오후 6~7시경 귀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수 대검공보관은 오후 5시30분 기자들에게 "이 전 총재가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에 귀가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에 대한 조사는 오전 10시50분부터 시작됐다.

한편 창사랑 회원들이 대검청사에서 피켓을 들고 이 전 총재를 격려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 후보의 팬클럽인 창사랑 회원들이 "이회창님 힘내세요, 창사랑이 있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검 민원실에 나와있다.


[7신 : 15일 오후 4시35분]

검찰 "특별한 상황이 없는한 오늘 저녁 돌아가게 될 것"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조사를 받고 있는 대검 1113호 구조
ⓒ 오마이뉴스 고정미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오후 2시30분경 브리핑을 갖고 "오전 11시부터 조사가 시작됐다"며 "수사팀은 '이 전 총재가 사건전모에 대해 잘 모르는 게 아니냐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문 기획관은 이어 "서정우 변호사, 최돈웅 의원, 이재현 전 국장 등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이 전 총재가 관련돼 있다는 진술은 없었다"고 전했다.

문 수사기획관은 이 전 총재의 자진출두와 관련해 "전반적인 실체와 용처규명이 이뤄진 단계에 가서 진상여하에 따라 법적 책임 등이 가려져야 하는 게 정도"라며 "용처를 포함해 전체 진상규명이 확인된 뒤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책임을 지우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소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이 전 총재의 귀가에 대해서는 "늦게까지라도 이 전 총재의 (진술을) 들을 생각"이라면서도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저녁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검에는 서정우 변호사와 이재현 전 재정국장 등이 구치소에서 소환돼 있어 이 전 총재와 대질신문이 벌어질지도 주목된다. 검찰은 "이들의 소환조사는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대질신문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불법모금에 대한 전모를 알고있었는지 여부와 별개로, 사전 또는 사후에 보고를 받았는지는 이후 중요한 논란이 될 부분이다.

이미 최돈웅 의원이 지난 해 말 기업들을 상대로 모금 작업을 벌이고 있을 때 이 전 총재가 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안 좋은 소리가 들린다"며 "자중하라"고 했다는 말이 나온 바 있다.

최돈웅 의원은 내일(16일) 오전 11시 검찰에 5차 소환된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전날 '10분의 1 발언'과 관련해서는 "수사 시작할 때 '철저히·형평성·신속성'이라는 3가지 원칙을 밝혔는데, 불편부당이란 말이 지금처럼 절실하게 느껴질 때가 없다"며 "어느 당이든 간에 진상 철저히 규명할테니, 지켜봐 달라"는 검찰의 공식입장을 전달했다.

다음은 문 수사기획관과의 일문일답이다.

- 이 전 총재의 조사태도는 어떤가.
"일단 책임지겠다는 자세라고 한다. 의미 있는 단서를 갖고 있는 상태가 아니다. 수사팀은 이 전 총재는 전모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 이 전 총재의 현재 신분은?
"참고인이다."

- 조서를 받는다면?
"참고인 진술조서가 될 것이다."

- 귀가 시간은?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저녁에 귀가하게 될 것이다."

- 보고는 받았다고 하는가. 지난해 최돈웅 의원에게 자중하라는 전화를 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나중에 전모를 파악한 뒤에 답할 수 있겠다."

- 사후 보고 받으면 죄가 되나.
"나중에 얘기하자. 한 부분만 갖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 중수부장이 '(이 전 총재에 대해) 조사할 게 없어서 난감하다'고 했는데, 그 의미는?
"관련자들 조사과정에서 이회창 전 총재와 관련된 부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조사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이다."

- 처벌받겠다고 온 사람 처벌해야 하지 않나.
"증거가 있어야 가능하다."

- 조사과정에서 이 전 총재 호칭은 어떻게 하나.
"모르겠다. '총재님' 정도 아니겠나."


[6신 : 15일 오후 2시50분]

이 전 총재측 변호사 "부국팀은 후원회일뿐... 총재님도 몰랐던 것같다"


▲ 이회창 전 총재를 면회하고 나온 이정락 변호사.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정락 변호사(이회창 개인후원회 회장, 일명 부국팀 회장)는 이 전 총재가 조사를 받고 있는 대검 1113호실에서 이날 오후 2시30분경 나왔다.

이 변호사는 "(이 전 총재를 만나)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면서 "(부국팀은) 단순 후원회일 뿐"이며, 서 변호사가 각 기업들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끌어모은 것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서정우 변호사의 변호인인 안 변호사는 또 "(서 변호사의 불법 모금 사실에 대해) 총재님도 잘 몰랐던 것같다"면서 이날 오전 이 전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지시한 일이다'라는 발언을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서정우 변호사의 변호인인 안동일 변호사와 함께 기자들과 짧게 일문일답을 했다.

- (이 전 총재를) 만나서 무슨 말씀 나눴나.
(이 변호사) "위로의 말씀 드렸다. 인사정도만 했다."

- 이정락 변호사는 서정우 변호사가 그렇게 한 일을 전혀 몰랐나.
(이 변호사, 잠깐동안 웃다가) "팀장이라고 다 아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후원회일 뿐이다."
(안 변호사) "총재님도 잘 몰랐던 것 같다."

- 부국팀이 모금 활동을 했나.
"(안 변호사) 후원회이지, 전혀 아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20분경 이 전 총재쪽 관계자라고 밝힌 한 인사는 대검 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검찰에 나오겠다고 결심한 게 언제쯤인가.
"서정우 변호사가 검찰조사를 받게 되면서 생각하고 계셨던 부분이다."

-재정국의 봉종근, 공호식씨가 소환을 거부하고 있는데.
"그것은 당에서 결정할 문제다."

-당에서 못 나가게 하는 건가.
"복합적인 것 아니겠나"

-두 사람 아직 당사에 있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 총재가 책임지게 했지만, 돈 전달과정에 대한 조사에 실무자들이 필요한 것 아닌가.
"실무자들이 출두하고 안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 않나. 서 변호사나 최 의원이 주체적으로 나섰던 분들인데, 조사를 받으면 되지 않나."

"이 전 총재 검찰출두는 끝이 아니라 시작"
참여연대, 15일 논평 통해 불법대선자금 수사 촉구

▲ 15일 오전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한 이회창 전 총재에게서 한 마디라도 듣기 위해 기자들이 마이크를 이 전총재 앞으로 내밀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참여연대는 15일 '이회창 전 총재의 검찰출두는 끝이 아니라 불법대선자금 규명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이 논평에서 "천문학적 액수의 불법 대선자금 모금의 실질적 책임자로서 이회창 전 총재가 검찰에 출두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다만 모든 책임을 이회창 전 총재 혼자서 다 질 수 있다거나 자금의 규모에 있어서도 500억이 전부라는 식의 태도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또 "한나라당의 불법자금 모금의 가장 큰 책임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 전 총재에게 있겠지만 자금모금은 기본적으로 당 차원에서 추진한 일로써 이 전 총재의 검찰출두와 사법 처리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면서 "이 전 총재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자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점은 적절치 않으며, 당내에 불법모금과 관련된 모든 이들을 엄정하게 수사하고 적법하게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회창 전 총재의 검찰 출두는 수 개 여 월 동안 이어진 불법 대선 자금 사건의 끝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 그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이회창 전 총재까지 검찰수사에 나선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진상규명을 위해 검찰수사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병기 기자


[5신 : 15일 오후 1시40분]

"검찰이 원하면 밤샘조사도 받을 것이다"
이 전 총재, 저녁 7시 이후까지 조사받을 듯


15일 오후 1시 이정락 변호사(이회창 개인후원회 회장, 일명 부국팀 회장)와 한나라당 김무성, 권철현 의원 등이 이 전 총재가 조사를 받고 있는 대검 1113호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이정락 변호사에 대해서 "이 변호사가 조사를 받으러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15일 저녁 7시에 이 전 총재에 대한 변호인단 접견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검찰은 저녁 7시 이후까지 이 전 총재를 상대로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검찰이 원하면 밤샘조사도 받겠다"고 말했다. 오후 1시 15분쯤 이 전 총재의 점심 식사로 미역국 등이 조사실로 들어갔다.

한편 오후 1시 35분 권철현 의원이 조사실을 나오면서 "1시부터 1시 30분까지 접견했다"면서 "(이 전 총재는) 식사하셨고 진술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권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피의자신문조서 받고 있나.
"그건 아니다. 참고인 아니겠나."

-밤샘조사 받을 의향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려고 온 거다. 내가 다 한 것으로 해달라, 대신 처벌받겠다고 하지 않았나. 대단한 결단을 하고 온 것이다. 사법처리까지 각오하고 들어온 것이다. 조금 있다가 서정우 변호사도 부른다고 하더라.

이정락 변호사가 온 것은 접견 때문이다. 서 변호사나 최돈웅 의원 등 여러 사람을 불러 조사하려고 하는데 이 총재는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온 것이다."


[4신 : 15일 낮 12시] 검찰, 이 전 총재 조사 착수

검찰은 15일 자진출두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조사실 밖으로 나온 정주교 변호사는 "일부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조사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송광수 검찰총장은 낮 12시 구내식당으로 점심식사를 하러 가면서 이 전 총재 출두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 12시경 송광수 검찰총장이 식당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늘 이회창 총재가 출두했는데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오늘 말씀하신 내용을 들어보고 수사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전 총재에 대한 사법처리를 검토하나.
"수사상황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결론을 미리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 얘기는 당직자들에 대해 조사한 뒤 검토한다는 얘기인가.
"여러 가지 수사할 것이 많이 남아있다. 경위라든지…. 모든 것이 다 조사돼서 진상규명이 되면…."

-이 전 총재 조사할 만큼 준비가 돼 있다는 건가.
"수사 진행상황에 대해 미리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한편 오전 11시 25분 11층 조사실에 설치된 철문 안쪽에서 신경식 의원 등 한나라당 관계자 15명 정도가 밖으로 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신경식 의원은 "이재현 전 재정국장도 조사실에 나와있다. 같은 방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전 총재 입장에서는 정치적이고 도의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것이다"라면서 "그래서 직접 시켰다고 말한 것이고, 초등학교에 불이 나면 교장이 책임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11층 조사실 통로에 심규철·오세훈 의원, 정인봉 전 의원 등 5명이 대기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검찰측에서 미역국을 곁들인 점심식사를 준비했지만, 취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1층 철문안에 있던 심규철 의원은 잠시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변호사 3-4명이 안에 있다"며 "오늘 (이 전 총재는) 조사 대상도 아닌데 (검찰에) 나오셨다"고 말했다.

- 만약 일찍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이후 재소환한다면 응하겠느냐.
"물론이다."

- 안대희 중수부장 만났을 때 다른 말 있었나.
"당황해 하더라. 기자회견 끝나고 나오면서 검찰에 나오겠다고 전화했다."

- 언제쯤 돌아갈 거라고 보나.
"모르겠다. 당장 구속영장 칠 수 없고, (검찰은) 귀가시켰다가 '내일 나오시죠...' 라고 얘기할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 갖고 온 자료있나.
"그냥 나온 것 같다."

-언제 검찰 출두 사실 알았나.
"아침에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나가서 알았다."

-최돈웅 의원과 김영일 의원 온 다음에 이 전 총재가 오는 게 순서 아닌가. 갑자기 출두하셨는데 또 오라고 하지 않겠나.
"중수부가 워낙 능력이 많은 것 아니냐. 알아서 잘 하겠지. 이 총재가 나왔으니까 최돈웅 의원과 김영일 의원이 잘 나오겠지. 최 의원은 검찰이 내일 오라고 했다. 총재 입장은 나 혼자라도 좋지 않느냐는 것이다. 총재가 자인하고 자처하고 나왔으니까 …. 검찰이 궁금했던 것 물어보지 않겠나. 총재는 시켰다고 말씀하시겠다고 하던데."


[3신 : 15일 오전 11시15분]

이회창-안대희 5분간 단독면담... 조사실 11층 1113호


▲ 15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이회창 전 총재가 오전 10시 37분경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도착해서 굳은 표정으로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검 청사에 자진출두한 이회창 전 총재는 약 5분여동안 안대희 중수부장과 단독면담한 후 오전 10시50분경 11층 1113호 조사실로 향했다. 이곳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면담에서 "내가 다 책임지고 들어온 것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선처해달라"는 말을 거듭했고, 이에 안 중수부장은 "총재께서 모르는 것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는 7층에서 중수부장 면담 후 11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하면서 한 기자가 '이런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빙긋이 웃기만했다.

11층 조사실 앞은 철문으로 막혀있지만 이 전 총재와 함께 온 권영세 의원 등은 철문 안쪽으로 들어갔고, 철문 밖에는 기자 몇 명과 오세훈 의원 등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편 단독면담에 앞서 중수부장을 면담한 심규철 의원은 "중수부장은 '이 총재는 조사할 내용도 없는 데 오신다니까 난감하다. 총재께서 아셨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2신 대체 : 15일 오전 11시]

쏟아지는 질문, 굳게 닫힌 이회창의 입... 기자회견 후 곧바로 대검 출두


▲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도착한 이회창 전 총재.
ⓒ 오마이뉴스 권우성
15일 오전 10시37분 대검청사 앞에 이회창 전 총재가 탄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총재가 차에서 내리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에워쌌다.

"500억원 이외에 추가 자금있나." "국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직접 보고를 받은 것인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 하지만 이 전 총재의 굳게 닫힌 입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결국 이 전 총재는 기자들에게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말만 남긴 뒤 중수부장실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과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대검 청사 앞은 이 전총재의 출두 모습을 스케치하기 위해 몰려든 100여명의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날 이 전 총재 출두에 앞서 한나라당 남경필·신경식·권철현·이재오·주진우·이주영·오세훈 의원 등이 대검 청사로 나와 이 전 총재를 맞았다. 반면 민주노동당 빈민위원회는 이 전총재가 출두하기 직전 대검청사 앞에서 '차떼기 100억 이회창 전달식'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 전 총재에 대해 정상적 절차를 거쳐 조사를 진행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 전 총재는 7층 안대희 대검중수부장실에서 잠시 안 부장과 면담을 마친 후 11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전 총재 조사는 유재만 중수2과장이 담당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회창 전 총재의 도착시간에 맞춰 민주노동당 빈민위원회가 대검찰청사앞에서 '차떼기 100억 이회창 전달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시종일관 다문 입...무거운 기자회견

▲ 이회창 전총재는 15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후보이자 최종책임자인 제가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회창 전 총재의 기자회견은 무거웠다. 이 전 총재는 시종일관 입을 굳게 다물었다.

15일 오전 9시50분경 한나라당 여의도 중앙당사에 도착한 이 전 총재는 곧바로 7층 대표실로 향했다. 이 전 총재의 최측근인 이종구 전 언론특보와 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 소장 등이 수행했다.

7층 대표실에서 최병렬 대표, 홍사덕 총무, 이재오 사무총장 등의 영접을 받은 이 전 총재는 마침 상임운영위원회의를 끝낸 남경필 의원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이 전 총재는 대표실에서 당 지도부와 5분 정도 차를 마시며 앉아 있었지만, 당직자들의 말에 고개만 끄덕일 뿐 좀체 입을 열지 않았다.

이어 이 전 총재는 10시 정각 당사 3층 기자실로 내려왔고, 곧바로 준비된 원고를 읽었다. 이 전 총재는 원고를 읽는 내내 얼굴이 붉게 상기돼 있었지만, 음성이 떨리는 등 심정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기자회견에는 이재오 사무총장을 비롯해 하순봉·신경식·권철현·김용균·이원형·오세훈 의원 등과 정인봉 전 의원 등 당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원고를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곧바로 기자실을 빠져나갔다. 이어 당사 앞에서 배웅나온 최병렬 대표 등과 악수를 나누고 곧바로 차에 올랐다. 옆 자리에는 당 법률지원단인 정인봉 전 의원 등이 탑승했다.

이렇게 이 전 총재는 검찰로 향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총재의 전 비서실장인 권철현 의원을 비롯해 심규철 법률지원단장 등이 먼저 검찰로 출발했다. / 최경준 기자

[1신대체: 15일 오전 10시20분 한나라당사]

긴급 기자회견 "이제 다 털고 간다, 역사의 풍랑에 자신을 던지려 한다"


▲ 이회창 전총재가 15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뒤 최병렬 대표등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대검 중수부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회창 전 총재가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와 관련 지난 10월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국민들 앞에 섰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당사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은 대선후보였던 제가 시켜서 한 일이며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는 것을 국민 여러분 앞에 고백한다"며 "대선후보이자 최종책임자인 제가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기업들이 누구를 보고 이 사람들(최돈웅 의원 등)에게 그 큰 돈을 주었겠는가"라며 "당연히 대선후보였던 저를 보고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은 기업으로부터 500억원 가량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선거에 썼다"면서 "대선승리만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는 심정이 아무리 절박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불법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결코 옳지 않은 일이었다고 깊이 뉘우친다"고 사과했다.

이 전 총재는 "제가 이 모든 짐을 지고 감옥에 가겠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불법자금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그 또한 모두 저의 책임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최종책임자인 제가 처벌을 받기 위해 나선 이상, 이들에게는 법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달라. 그리고 이 사건에 연루된 기업인들도 이제는 정치의 질곡에서 벗어나 다시 경제살리기에 헌실할 수 있도록 선처해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관련자들에 대한 선처를 사법당국에 요청했다.

또한 이 전 총재는 "지금 대선자금이라는 어두운 과거가 이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대리인들만 처벌을 받고 최종책임자는 뒤에 숨는 풍토에서는 결코 대선자금의 어두운 과거가 청산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오늘 저의 결심이 작금의 국가적 혼돈을 끝내고 우리 모두 새 시대를 향하여 역사를 한걸음 진보시키는 진정한 정치개혁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로서 저 이회창이 새시대를 열고 국민을 화합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또 "저 역시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괴로울 때도 많았다"고 개인적 심경을 토로한 뒤 "이제 다 털고 역사의 풍랑에 제 자신을 던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지난 10월 30일 최돈웅 의원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평생을 학(鶴)과 같은 삶을 살기를 원했다"면서 "정치에 들어와서도 대통령이 된다면 법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오직 그 일념 하나로 살았으나 진흙탕과 같은 정치의 마당에서 저의 이런 꿈은 허망한 꿈이 되고 말았다"고 침통해했다.

이 전 총재는 당시 "감옥에 가더라도 (실무자들이 아닌) 내가 가야 마땅하다"면서 "검찰이 소환을 해오면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총재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의 일문일답에 응하지 않고 바로 검찰로 향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당황스런 검찰... 긴급회의 열고 대응방안 논의

한편 이 전 총재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연 뒤 곧바로 대검에 자진출두한다는 소식을 접한 검찰은 다소 당황스런 표정이다. 이 전 총재으 출두수식을 들은 안대희 중수부장은 곧바로 송광수 검찰총장을 찾앗다.

이어 안 중수부장과 수사팀은 긴급회의를 열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검찰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총재는 대검에 출두한 뒤 7층 중수부장실에 들를 예정이다. 이 전 총재에 대한 수사는 10층 중수 2과장(유재만 부장검사)이 담당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 전 총재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1년전 대통령선거에서 저는 패자가 되어 여러분 곁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 저는 국민 여러분께 속죄하고, 또 저의 무거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이번 대선자금 사태로 인한 국민 여러분의 충격과 실망, 그리고 분노를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충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은 기업으로부터 500억원 가량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선거에 썼습니다. 대선승리만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는 심정이 아무리 절박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불법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결코 옳지 않은 일이었다고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이 점, 국민 여러붙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지금은 백마디 말보다는 행동으로써 저의 책임을 다할 때입니다.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은 대선후보였던 제가 시켜서 한 일이며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는 것을 국민 여러분 앞에 고백합니다. 앞으로 어떠한 추가적인 불법자금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그 또한 모두 저의 책임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오를 이 회견이 끝나는 즉시, 검찰에 자진 출두하여 이러한 사실을 진술하고 국법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한나라당 당원 동지 여러분.

이 일로 이미 우리 당의 최돈웅 전 재정위원장과 김영일 전 총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서정우 전 고문과 이재현 전 재정국장이 구속되었습니다.

이 분들은 모두 오랫동안 저와 고락을 같이 해온 사람들입니다. 기업들이 과연 누구를 보고 이 사람들에게 그 큰 돈을 주었겠습니까. 당연히 대선후보였던 저를 보고 준 것입니다. 돈을 받은 사람들도 당과 대선승리를 위해 몸을 던져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대선후보이자 최종책임자인 제가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제가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습니다. 최종책임자인 제가 처벌을 받기 위해 나선 이상, 이들에게는 법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주시고,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가도록 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연루된 기업인들도 이제는 정치의 질곡에서 벗어나 다시 경제 살리기에 헌실할 수 있도록 선처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지금 이 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절박합니다. 우리는 하루 속히 과거를 털고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대선자금이라는 어두운 과거가 이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대리인들만 처벌을 받고 최종책임자는 뒤에 숨는 풍토에서는 결코 대선자금의 어두운 과거가 청산될 수 없습니다.

오늘 저의 결심이 작금의 국가적 혼돈을 끝내고 우리 모두 새 시대를 향하여 역사를 한 걸음 진보시키는 진정한 정치개혁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로써 저 이회창이 새 시대를 열고 국민을 화합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또한 한나라당은 저 이회창을 밝고 지나가서라도 부디 나라를 위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 주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이회창 전총재는 15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갖기에 앞서 회견 원고를 마지막으로 살펴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정치에 들어선 지난 7년에 세월을 돌이켜 보면서 제 가슴은 말로 다하기 어려운 감회로 가득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은 저에게 영광이요, 삶의 보람이었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저를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신 국민과 당원들게 진 빚을 제가 어떻게 갚을 수 있겠습니까.

고난과 역경도 참으로 많았습니다.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습니다만, 저 역시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괴로울 때도 많았습니다.

이제 다 털고 갑니다. 역사의 풍랑에 제 자신을 던지려 합니다. 제가 그토록 갈구해왔던 법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는 나라를 향한 꿈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갑니다.

그동안 이 못난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걸었던 국민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큰 사랑,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3년 12월 15일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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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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