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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미
7일 오후 1시경 부안핵폐기장반대 삼보일배단의 상경투쟁을 정리하는 기자회견에서 부안 주민과 경찰이 대치, 주민 10여명과 몇몇 경찰이 부상 당했다.

지난 4일부터 삼보일배를 진행한 삼보일배단과 오늘 부안에서 상경한 부안주민 100여명은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오후 1시경 정부종합청사 후문에 운집했다. 이날 충돌은 인도가 좁아 부안주민들이 도로 1차선을 넘어 가자 1001전경부대가 주민들을 인도로 밀어붙이며 발생했으며 기자회견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 머리에 부상을 입은 문정현 신부 옆에서 종로경찰서장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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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군민들은 "경찰이 밀어 붙여 이에 항의하자 전경들이 심한 욕설을 하며 내려 찍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문정현 신부가 머리를 다치고 부안 주민 송광국(41)씨가 강북삼성병원으로 호송되는 등 상당수 군민들이 무릎이 찢어지고 이마와 머리에 찰과상을 입는 부상을 당했다.

또 성난 부안군민들이 정부종합청사 뒤편 사거리 도로를 점거해 이 일대 교통이 10여분 동안 마비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다 자진 해산하고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예정보다 1시간 반가량 늦은 2시 30분경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현민(폐기장백지화·핵발전소추방 범부안군민대책위) 정책실장은 "이번 폭력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고 최고 책임자는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미 허가 받은 상태였고 정부종합청사 후문은 인도가 좁아 도로 1차선까지 넘어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며 경찰의 책임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하연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투쟁하고 내려 가겠다는데 어떻게 부안주민들을 무자비하게 때릴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환경운동연합 최열 대표는 "경찰의 눈빛이 살기를 띠고 있어 대한민국에 절망을 느꼈다"며 "삼보일배로 지친 이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노무현 정부와 관료들의 통치 능력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범부안군민대책위가 책임자 사과를 요구하자 종로경찰서 정보과장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오늘 충돌로 부상 당한 신부님과 주민들에게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김인경 부안반핵대책위 상임대표는 "1년 반 동안 처절하게 싸워왔는데, 오늘 폭력 사태를 보니 주민등록증을 반납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 밝히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 부안 군민들이 도로에 앉아 미뤄졌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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