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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한인들 독서열풍의 중심지 '한국서적코너'
ⓒ 이풍호
“하와이에서도 한국 책을 언제나 맘대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하와이의 한 주립도서관내에 설치된 '한국서적코너'(Korean Language Books)에서 만난 한인동포 여성의 말이다.

하와이의 오아후섬 맥컬리주립도서관(McCully-Mo’ili’ili Public Library) 2층 남쪽 코너를 전부(도서관 면적의 3분의 1)차지하고 있는 ‘한국서적코너'는 이 여성 말고도 다른 모든 한인동포들에게 한국 문화 교양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한국서적 독서열풍을 한층 가열시키고 있다.

기자의 경우만 해도 한국서적을 읽기 위해 학교 숙제를 하러가는 딸과 함께 자주 찾아가는 곳이 이 곳 맥컬리도서관 ‘한국서적코너’다. 기자는 물론 한인동포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한국서적코너’를 통해 그동안 큰 소리 없이 한인동포들을 위한 문화사업에 열성과 공을 들여온 단체가 바로 한국도서 재단(이사장 문숙기)이다.

지난 달 하와이주 비영리단체로 발족한 이 도서 재단은 1997년 4월 문유진, 문숙기씨 부부가 2천 5백불을 주정부에 기부하면서 시작한 ‘문스 북클럽’(회장 문숙기)의 사업을 이어받아 보다 더 적극적이고 원활한 체제로 ‘한국서적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하와이 전역(이웃섬 포함)의 50개 하와이 주립도서관 중 호놀룰루 다운타운 중앙도서관에 이어 맥컬리도서관의 도서 대출실적이 8위에서 2위로 껑충 올라선 것은 3만여 한인 동포들의 높은 독서열에 힘입은바 크다”고 이 도서관내 ‘한국서적코너’의 책임 사서인 임영라씨는 밝혔다.

한국도서 재단의 문 이사장도 “1만 5천여권의 한국도서는 한인 동포들의 고국에 대한 향수와 독서열을 달래주면서 지식을 보태주는 젖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맥컬리주립도서관의 다이앤 에디(Dianne Eddy) 관장은 한국서적코너의 오늘 날과 같은 활발한 운영에 대해 “한국서적은 언제나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아주 인기가 높다”면서 특히 한국서적코너를 자랑하며 도서관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도서 재단에 감사했다.

▲ 서가에서 책을 고르는 한인 가정주부
ⓒ 이풍호
에디 관장의 자랑대로 '한국서적코너'의 규모는 어느 곳 보다 크다. 실제로 기자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20여년 동안 살면서 본 공립한인타운도서관과 비교하면 맥컬리도서관내 '한국서적코너'의 크기가 한인들이 제일 많이 산다는 로스앤젤레스의 공립도서관 한국도서부 장서량보다 많다.

에디씨는 “특히 한국계 미국인들과 맥컬리 도서관은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도서관 1층의 아동 도서분야 전담 사서로 한인이 있어서 한인 동포 자녀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에디 관장의 설명에 따르면 100권 미만이었던 한국도서는 중국, 일본, 필리핀 도서와 함께 아시아 분야로 공동 관리되었다. 그 후 1997년 12월부터 한국도서부 설치인가로 독립 코너에 비치된 한국도서는 문스북클럽을 통해 매년 2천권 이상을 구입해 현재 1만 5천여권에 이르고 있다는 것. 에디씨는 “한인들의 연간 대출횟수는 5만여회로 맥컬리도서관의 전체 대출률 중 1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한국도서들은 일반, 종교, 어학, 기술과학, 문학, 철학, 사회과학, 순수과학, 예술, 역사 등의 장르로 분류돼있다. 이 중에서 특히 기자가 살펴본 서가에는 한국소설과 아동도서를 포함한 문학서적류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임영라 사서는 “한인들이 즐겨 읽는 분야는 주제와 내용이 다양한 소설책”이라면서 “이야기를 읽으며 상상의 세계에서 독자 나름대로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달래고, 종종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이 한국의 만화책을 한국어 교육 목적으로 자녀들에게 권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인들이 ‘한국서적코너’를 찾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어떤 이는 한국신문 구독료를 아끼기 위해 매일 일과 후에 찾아와 한국일보와 중앙일보를 읽는가 하면, 구직 정보를 얻으러 오는 이들도 있다. 기자가 취재차 한국서적코너를 방문했을 때 중년의 한인 남성이 요리책을 읽는 것을 보고 요리공부를 하느냐고 물어보자 “얼마 전부터 갑자기 혼자 어린 자식들을 키우게 되는 바람에 한국요리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서적코너의 발전은 지난 2001년 포항제철의 5만 5천여불, 2002년 한국무역협회(1만불)와 한국도서재단 문숙기씨 부부의 초기 5년간(5만 5천불정도의 서적)의 기부, 재외동포재단 지원금 1만 1천불(2001-2003년) 등이 큰 밑바탕이 되었다.

문숙기 한국도서 재단 이사장은 "이제까지 후원자들과 교보문고, 대한항공에 의한 책구입과 운송협조로 이어지는 끈끈한 동포애가 오늘의 결실을 맺어왔다”면서 비교적 한인동포들에게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맥컬리주립도서관의 '한국서적코너'를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 하와이대학 김영희 교수의 문학강좌
ⓒ 이풍호
한편 7일(토요일) 오후 1시 반, 맥컬리도서관(주소 2211 South King Street; 전화 808-973-1099) 1층 회의실에서 이 도서관의 후원과 하와이 독서동호회(회장 구자현) 주최로 한국문학강좌가 열렸다. 하와이 내 문학동호인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하와이 주립대의 김영희 교수(한국문학과)는 충남 예산 출신이며 386세대였던 소설가 윤대녕씨의 6·29선언(1987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 <상춘곡, 1996>의 문학적 역사적 의미에 관해 발표와 열띤 토론회를 열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인하공대 전기공학과와 California State University, Los Angeles 영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0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여 캘리포니아주정부 교통국(Caltrans) 전기엔지니어로 근무한 후 2003년부터 호놀룰루에 살고 있습니다.  현대문학, 월간문학, 시문학, 시조문학, 죽순 등을 통해 문학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풍호 문학서재는 http://paullee.kll.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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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2.20 LA로 이주 .1986 미국시민.1981-2000 Caltrans 전기기사 .인하공대 전기과 졸업 CSULA 영문과 졸업 .2003.9.27- 호놀룰루거주 .전 미주중앙일보 기자 .시인(월간문학 시조문학 1989,시문학 1992,현대문학 1995) .현 하와이 토목기사공무원 .my YouTube: http://bit.ly/2SQY7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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