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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군 벌곡면 검천리 주민들이 동네 정자를 부수고 정자를 지어달라는 의뢰가 왔다. 시간이 바쁘고 일 때문에 치여 쫓기는 신세인데도 급하다는 연락을 받고 주말을 이용해 연장을 싣고 달려갔다. 기존에 있던 정자는 밑동부리가 썩어 도저히 쓸 수가 없어 동네 사람들이 정자를 부수고 기초만 남긴 채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검천리라는 곳은 대둔산 자락으로, 수락계곡에서 가까운 골짜기로 공기 좋은 곳이었다. 동네가 농사짓는 토박이들은 많지 않고, 10여 가구 사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대전이나 도시에서 전원생활을 하려고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먼저 자재는 목조주택 자재인 투텐(2인치*10인치)이나 투식스(2인치*6인치)와 기둥은 6인치* 6인치짜리 방부목을 쓰기로 했다. 바닥은 인체에 좋게 방부처리 되지 않은 건조목 2*6인치 스프러스를 쓰기로 했다. 방식은 기둥과 보 형태의 한옥식 정자를 짓기로 했다. 지붕 서까래는 비맞는 곳이 아니니까 일반 건조목으로 해도 상관이 없었다. 공사에 참여한 사람은 장목수인 저와 초짜목수인 솔 둥지, 그리고 동네 사람 1, 동네 사람 2로 대부분 처음 집을 지어보는 사람들이었다.

▲ 기초
ⓒ 장승현
정자를 지을 자리는 실개천이 흐르는 냇가 위였다. 맑게 흐르는 냇가에 중간 기둥 없이 가로질러 마루를 깔고 지붕까지 올리는 작업이었다. 기존의 기초는 벽돌로 쌓아올려 대충 기둥을 세웠던 곳이라 네 기둥이 수평이 맞을 리가 없었다. 우선 기초 위를 판판하게 골라 기둥이 설 수 있도록 망치로 두드렸다. 기둥 자리가 서로 각이 맞고 길이가 맞을 리가 없었다. 기존의 기초를 이용하려니까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 중에 기초 두 개만 살리고 기초를 다시 하는 수밖에 없었다. 기초의 길이와 사각의 각을 맞추고 기초를 다시 수정했다. 어렵게 기초를 수정했는데 2센티 정도 틀려 그건 정자를 지어가면서 조절하기로 하고 기둥 세우는 일을 진행했다.

▲ 기둥 네개 세우기
ⓒ 장승현
방부목 6*6(6인치) 여덟 자짜리 네 개를 세우고 수직을 보고 가새를 댔다. 우선 기둥이 넘어지지 않게 바닥에 못을 박고 가새를 대어 기둥 네 개를 세웠다. 허허벌판에 기둥을 세우려니까 시간이 많이 걸렸다. 공사 시작부터 늘 쓰던 수직추를 안성 현장에 놓고 오는 바람에 시골 철물점에 가서 원시적인 수직추를 사와야 했다.

▲ 바닥 보 걸기
ⓒ 장승현
바닥보는 방부목 투텐(2*10) 16피트(자)짜리 나무를 썼다. 우선 사각의 각을 만들고 석 자 정도 간격으로 냇가를 가로질러 투 에잇(2*8) 방부목을 걸었다. 원래 기둥과 보 구조인 한옥은 구멍을 파서 기둥과 보 구조를 결합시켜야 하는데 여기서는 재료도 그렇고 약식의 정자이기에 그냥 목조주택 방식으로 못을 쳐서 결합하기로 했다. 목조주택 자재는 이처럼 홈을 파서 서로 결합하는 것보다 못을 치거나 철물을 써서 결합하는 일이 많다. 자재도 투바이(2인치* 4인치)로 나와 못을 치기가 좋게 나온다. 그러니 초보자들이 쉽게 집을 지을 수 있는 자재가 또한 목조주택 자재가 아닌가 생각한다.

▲ 바닥 보 완성
ⓒ 장승현

▲ 바닥 깔기
ⓒ 장승현
건조목인 투 식스(2인치 6인치 각재)로 바닥을 깔았다. 바닥은 나무가 상처가 나기 때문에 레일건을 쏘지 않고 레일 못을 손수 손으로 뜯어 사용했다. 바닥을 한창 박고 있는데 옆에 땅을 사서 들어오실 아주머니가 망치를 들고 달려들었다. 통나무 학교에 다녀 망치질을 배웠다며 함께 망치질을 하는데 목수인 내가 조심스러울 정도였다. 망치질 하는 솜씨가 웬만한 남자 뺨 칠 정도였다.

▲ 바닥 깔기 완성
ⓒ 장승현

▲ 보 걸기
ⓒ 장승현
수평을 맞춰 보를 걸었다. 수평은 물 호스로 보았고, 길게 나온 기둥은 체인 톱으로 잘라냈다.

▲ 가운데 대들보 걸기
ⓒ 장승현
서까래를 걸기 위해 대들보격인 가운데 보를 임시로 밑에서 받쳐서 만들었다. 서까래를 걸고 합판을 덮고 나서 이 부분은 떼어내야 한다.

▲ 서까래 걸기1
ⓒ 장승현

▲ 서까래 걸기2
ⓒ 장승현

덧붙이는 글 | -정자짓기 다음에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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