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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동행

최근에 꽃배달일을 하게 되어 지난 일요일 이태원으로 꽃배달 나갔을 때였다. 꽃배달을 마치고 같이 간 친구가 인사동 구경을 하자며 갑작스러운 일정을 만들었다. 평소 인사동에 관심은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터라 이날 오랜만의 휴일을 인사동에서 시간과 마음까지 넉넉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평범한 거리

점심 시간 직후에 인사동에 도착했다. 친구가 있어 그런지 지하철에서 내려 인사동을 편하게 찾을수 있었다. 인사동 찾아 가는 길은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았고 헐리우드 극장을 지나 골목 몇 개를 지나 찾아 갔다. 들어 가는 입구는 그다지 특별한 점은 없었고 종각에서 인사동으로 찾아 가는 길보다는 평범한 것 같다. 아마 종각에서 인사동으로 갔다면 좀 특별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풍부한 볼거리의 거리 문화들

조금 들어가다 보니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길가의 상점들은 전통 상품과 각종 장신구들 한국 정통 상품들이 많았다. 특히 이태원보다 인사동에 더 외국인이 많았는데 그만큼 한국에 와서는 한국을 느끼고 싶어 해서 인사동을 찾은 것 같았다.

꼭 인사동이라 해서 한국 정통 상품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골목에 팔고 있는 불상들은 중국이나 태국에서 본 불상이었고 같은 불교권이라 이런 문화 상품들은 다른 나라 상품들도 많았고 길거리에도 외국인이 자신들이 가져온 액세서리를 팔고 있었다.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인사동이라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골동품들이었는데 실제 골동품보다는 손이 쉽게 가는 저렴한 액세서리들이 많았다. 또 인터넷에서만 보았던 향, 전통 문양을 한 지갑 등이 대체적으로 저렴하게 팔리고 있었다.

간편하고 맛있는 먹거리

우리는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소시지 하나를 먹고 인사동을 둘러 보기로 했다. 먹거리가 풍부하고 독특한것들이 많아서 휴식차 오는 가족들에게도 편하게 둘려 볼수 있을 것 같았다. 몇몇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가게와 일본인들이 한 번씩 먹고 간다는 꿀타래도 보고 수타 자장도 봤다.

이상한 건 호떡 집이었는데 사람들이 줄을 10m 이상 서서 먹고 있었다. 지방에서는 있을 수 없는 풍경이었는데 동행하신 분이 "꼭 먹고 가셔야 하기 때문에 줄서야 돼요"하는 바람에 줄을 서서 기다려 보았다. 열심히 호떡을 만드시는 아주머니 얼굴에는 땀이 배어 있었고 밀가루 반죽을 뜨는 아저씨도 잠시도 쉬지 못하시고 반죽을 올려 놓으셨다.

무슨 맛일까 궁금해 하며 30분을 기다렸나 모르겠다. 사람이 많다고 빨리 빨리 하지도 않고 맛있게 익었을 때 하나씩 주시는 아주머니 표정은 매상에 관심 없는 듯 맛있게 먹어 달라는 표정이셨다. 그 유명한 찹쌀 옥수수 호떡을 한 입 무는 순간 왜 줄서서 먹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만나다

옛날 초등학교 교과서, 아마 70년생이니깐 우리 때 사용하던 교과서 같았다. 그리고 그때 먹었던 불량 식품 과자들, 그놈들을 여기서 만나게 되니 어찌나 반가운지... 그때는 몰랐는데 성인이 되어 다시 이놈들이 반가울 줄은 몰랐다.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다양함이 존재하는 상점들

대체적으로 상점들의 상품은 구하기 힘든 물건들이었다. 인사동에서만 볼 수 있는 물건들이 많았는데 각종 향기 아로마 초 등등 생활에 사용되는 상품들부터 옛 장롱 등 골동품에 가까운 물건들이 많았다. 지금도 우리 시골에서 사용하고 있는 절구들도 있었다.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2시간 정도 구경을 하고 다녔는데 향 몇 개랑 먹을 것 몇 개만 사고 거리 공연을 구경하기로 했다. 인사동이 지나치게 상업적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일본이나 외국에 한 번씩 가본 사람들은 외국에 비해 상업적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문화는 단순히 구경하는 것보다는 직접 가지고 싶어 하고 또한 같이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인사동에 자꾸 발길을 가게 만들고 한국에 대한 것을 가져 갈 수 있는 곳이 인사동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참여하는 문화 공간이 부족한 지방에서는 이런 인사동이 부럽기만 하다.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 9월 4일 인사동 거리
ⓒ 김대경
한국의 문화를 즐기고 한국 사람들을 느끼고 한국의 마음을 담아 갈 수 있는 공간이 서울 한복판에 있다고 생각하니 기본이 좋았다. 거리에서 발길을 돌려 명품 경매를 한다는 곳에 가게 되었다. 목도 마르고 공동품 경매가 뭔기 궁금해서 가게 되었는데 모 방송에 나올 만한 물품들이 많았다. 그중에는 과거 어릴 적 가지고 놀던 것들도 있고 지금도 어느 한구석에 있을 장난감도 있었다.

마음까지 풍족해지다

커피 한잔과 시원한 생수 한잔을 먹고 차근 차근 과거를 돌아 보고 다시 인사동 거리로 나오면서 오늘 잘왔구나 하는 생각에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나오는 길에 친구가 어느 찻집에 가자며 괜찮은 찻집을 소개해 주었다.

▲ 9월 4일 인사동 찻집
ⓒ 김대경
시원한 수정과과 대추차를 마시고는 이곳 풍경을 보았다. 일본인들이 소란 스럽게 이야기하고 있고 커플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독특한 점은 새가 날아 다는다는 점이다. 혹시 새가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천장만 날아 다니고 사람들에게 방해를 주지 않았다.

찻집의 역사를 이야기하듯 찻집의 문지방에 왔다 갔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어딜 가나 우리 나라에는 이런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걸 좋아 하나 보다. 거기에는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인사동과 작별하며 다시 경복궁으로

우리는 다시 경복궁 구경을 가자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인사동에서 나왔다. 요즘 꽃배달하면서 마음은 풍요로워졌지만 몸은 다소 지쳐 있었다. 주간에는 꽃배달, 야간에는 프로그램 개발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피곤했는데 인사동에서 다시 활기를 찾은 것 같다.

서울 생활을 계속하는 동안은 매주 인사동에 나와 이 문화에 빠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도 꼭 같이 와서 보여 주고 싶은 문화이기도 하다.
근대사의 전쟁과 가난, 그리고 발전을 모두 볼 수 있는 이 거리를 가슴 속에 묻어 두고 다음 주일을 기다린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 등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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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범하게 사는 사람입니다. 좋아 하는것은 꿈 싫어 하는 것은 허상 하지만 소박한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가 보다는 작은 생각들로 자신을 나타 내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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