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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기 목사의 정년 철회를 둘러싸고 교회개혁 세력의 반발과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은 조 목사의 시무연장을 전적으로 찬성했다. 사진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전경.
ⓒ 여의도순복음교회
"순복음 성도의 한 사람으로서 99.8% 찬성률을 놓고 '공산주의보다 더하다'느니 떠들어대는 것 참 어이없네요. 마치 성도들을 미련한 광신도들처럼 몰아대는 사람도 있는데…. 뭐가 아쉬워서 어거지 찬성을 하겠습니까? 성도들이 진정으로 목사님을 존경하기에 찬성한 거라는 것을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아이디 'leeonly')

여의도 순복음교회 당회장인 조용기 목사가 지난 1일 5년 시무 연장을 못박자 신도 네티즌들도 온라인 상에서 호응을 보냈다. 그들은 "조 목사가 신도들의 뜻을 따랐을 뿐인데 무엇이 문제냐"고 반대파들을 반박했다.

활발한 온라인 공방과는 달리 평소 조 목사의 퇴진 등을 비롯해 교회의 자정을 요구했던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백종국·오세택)는 의외로 잠잠했다. 이유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기 때문.

구교형 개혁연대 사무국장은 "일말의 기대를 걸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구 사무국장은 "조 목사가 교회운영의 정상화를 위한 수순을 밟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개혁연대의 이같은 실망은 조 목사가 자초한 일이다. 조 목사의 말바꾸기 '역사'는 이렇다.

조용기 목사, '은퇴'에서 '5년 연장'으로 번복

▲ 조용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인터넷을 통해 새해 인사를 했다.
ⓒ 조용기 목사
조 목사는 2000년 <신동아> 10월호 인터뷰에서 "나와 아들이 조금이라도 잘못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러난다, 65살 나이에 마지막 마무리를 하려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1년 조 목사의 아들인 조희준 당시 <스포츠투데이> 회장은 언론사 세무조사결과 25억원 탈세와 183억원 횡령 혐의를 받아 구속됐지만, 조 목사는 자신의 발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조 목사는 또 2004년 3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분명히 2년 후에 은퇴한다"고 못박았고, 2005년 1월 교회 실행위원회 회의 중에도 "내년 은퇴한다"고 기존 뜻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장로들과 교섭을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심중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6년 1월 1일 송구영신 예배에서 조 목사는 "성도 여러분의 요구대로 75세까지 목회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순복음교회를 향한 비판은 이뿐만이 아니다. 개혁연대는 "순복음교회와 관련 기관에 대한 등기부 등본을 살펴보면 조희준(조 목사의 장남)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교회 건물과 교육관 등을 담보로 일화 31억엔 등을 대출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재정운영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조 목사 가족의 교회 관련 사업에 대한 족벌운영 체계도 문제가 됐다.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씨는 한세대학교 총장과 베데스다 대학의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선교미디어사업을 위해 세웠다는 <국민일보>의 경우도 조 목사의 동생 조용우씨가 사장을 맡다가 조 목사 본인과 장남 조씨를 거쳐 지금은 사돈인 노승숙씨가 맡고 있다. 차남인 조민제씨는 현재 <국민일보> 부이사장직에 올라 있다.

75만 신자들의 자성은?

무엇보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문제점은 이같은 안팎의 비판에 대해 정작 교회측이나 신도들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규원 여의도 순복음교회 홍보실장은 3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재정 문제는 조희준씨가 이미 사법처리를 받아 해결됐다"고 일축했다. 또 족벌운영에 대해서도 "교회와 관련된 200여개의 직책 중 몇 군데만 친족분들이 계신 것일 뿐"이라며 "그럴 만한 능력도 갖춘 분"이라고 해명했다.

교회개혁 관계자들은 맹신에 가까울 정도의 조 목사에 대한 믿음이 99.8%에 달하는 시무연장 찬성으로 이어졌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곧 '조 목사의 말=하나님의 뜻'이라는 맹목적인 신앙이 조 목사에 대한 사회적 의혹 해소와 자정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구교형 개혁연대 사무국장은 이를 "유신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이제는 75만명에 이르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신자들이 이런 목소리에 귀기울일 때다.

▲ 여의도순복음교회를 가득 채운 교인들. 순복음교회 교인들은 조용기 목사의 시무연장에 전적으로 찬성했다. 이에 대해 교회개혁 세력들은 납득하기 힘든 결과라며 우려하고 있다.
ⓒ 여의도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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