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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신에게 질문을 하나 던지겠습니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답이 쉽게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5분을 드리겠습니다. 천천히 한 번 생각을 해보시고, 스스로에게 답을 해보세요.

그럼, 저는 행복하냐고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돈이 궁하긴 합니다만.

음악을 사랑하는 고등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었지만, 음악을 계속 하고 싶다는 열정만은 남들 부럽지 않았습니다. 음악을 할 수만 있다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음반도 내고, 해외 공연을 가는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은 흘렀습니다. 이 친구들은 여전히 노래를 부릅니다. 비록 스타는 되지 못했지만, 지방 도시의 나이트클럽에서 음악을 계속 합니다. 이 친구들은 행복할까요?.

시인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사람,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사람, 혹은 발명가가 되고 싶었던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 꿈은 저기 가슴 한쪽 귀퉁이에서 잠자고 있겠지요. 그 꿈들보다는 내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기 때문에, 혹은 피아노를 잘 치기 때문에 그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이런 삶을 나쁘다 하지 않습니다.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 답을 내리지도 않습니다. 다만, 당신은 행복하냐고 물을 뿐입니다. 당신의 가슴이 말하는 대로 그렇게 살아가라고 말할 뿐입니다.

이처럼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 춤을 연습하고, 노래를 부르는 외국 젊은이들의 꿈에 관한 이야기(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외국 뮤지컬 내용들이 대부분 이렇습니다)가 아니라 우리네 80년대 젊은이들의 꿈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더 소중하고 애틋합니다. 내 이웃의 이야기이고, 내 형제 자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 출연 배우들
ⓒ 서울 뮤지컬 컴퍼니
그래서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입니다. 부모님들은 옛날에 즐겼던 좋은 노래들을 들으면서 잃어버렸던 어릴 적 꿈들을 소중하게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청소년대로 꿈에 대해서, 그리고 가혹하지만 냉정한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순수 창작뮤지컬입니다. 그래서 그 값어치가 더 있다고 봅니다. 외국에서 비싼 돈 주고 들여오는 대형 뮤지컬들도 나름대로 좋겠지만,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우리 영화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듯이, 외국에서 들여온 비싼 뮤지컬 사이에서 우리가 만든 대형 뮤지컬도 살아남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외국 뮤지컬 만큼 잘 만들어지기도 했고 말입니다.

사실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2004년 팝콘 하우스에서 처음 공연되었을 때는, 외국 뮤지컬에 비해 많이 부실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뒤 예술의 전당과 미국 공연을 거치면서 2006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외국 뮤지컬 못지않은 멋진 무대를 보여줍니다. 2부에서 보여주는 비오는 충주역 장면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입니다.

ⓒ 서울 뮤지컬 컴퍼니
다만, 한정된 공연 시간내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다보니, 각 배역들의 삶의 고뇌나, 아픔, 또 음악에 대한 열정들이 처음 공연되었던 2004년도 보다는 많이 줄었습니다.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선 세련된 무대와 의상 또한 중요하겠지만, 꿈을 꾸고 그 꿈을 지키려는 이들의 이야기인만큼 그 삶의 이야기가 이 공연의 핵심일텐데, 그런 부분들이 많이 소홀해져 아쉽습니다.

이 순간을 영원히 아름다운 마음으로 미래를 만드는 우리들의 푸른꿈, 하고 싶은 이야기 노래로 만들어요, 우리는 모두다 사랑하는 친구들, 아 노래를 사랑의 노래를, 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떠나요, 사랑의 노래를 멈추지 말아요, 언제나 끝이 없어라, 알 수 없는 질문과 대답, 저 넓은 하늘끝까지 우리들의 사랑을 노래해요.- 미지의 세계, 조용필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고민하고 방황했던 젊은 날에 대한 기억들을 다시 떠올려 줄것입니다. 아마 공연을 보고 나선 다들 노래방으로 뛰어가, 조용필씨의 '미지의 세계'를 가슴 터지도록 부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힘입니다.

덧붙이는 글 | 공연기간 : 2006 3월3일 ~ 4월2일
공연장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공연시간 : 평일 오후 8시 (수요일 낮 3시) 주말 3시 7시 (월요일 공연 없음)
티켓 가격 : VIP 100,000원 R 85,000원 S 65,000원 A 45,000원 B 30,000원
3월12일까지 40% 할인 가격 : VIP 60,000원 R 51,000원 S 39,000원 A 27,000원 B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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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만큼 남아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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