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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정학윤
거실 화분에 솟대를 세웠습니다. 동네 어귀에 서서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해야 할 소임의 솟대님을 우리 집 거실 화분에 감히 세웠습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 생활공간에 필요한 것 보다는 장식품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생활상의 요구와 결합된, 이유가 있는 것들이 아니라 그저 고가의 물량들로만 채워지고 있습니다.

비록 베란다 생활이지만 여름이면 가지와 고추와 상추를 심는 사연과 가을이면 아이들과 며칠 저녁을 보내어 감을 깎고 곶감을 말리는 사연, 또 여러 종류의 장독을 두는 사연과 탈을 만들어 보는 사연 그리고 이렇게 솟대를 모시는 사연은 우리의 생활공간이 필요한 것들과 이유 있는 것들로 채워져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신화와 전설이 없는 세대로 살아갈 나의 아이들에게, 우리의 생활공간에서만이라도 그것들이 허락되기를 바라며, 혹은 경외의 대상이 되기를 바라며, 액막음과 풍요 또한 바라며… 솟대야 날아라!

ⓒ 정학윤

ⓒ 정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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