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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연군.
ⓒ 박성규
말을 알아들을 때부터 시연이가 항상 빼놓지 않고 들어온 얘기는 "조심해야 한다"였다.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고 엄마와 아빠의 조심하라는 말에 위축돼 살아온 세월이 7년이다.

"다른 친구들처럼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된데요. 혹시라도 다치면 큰 일 난데요."

엄마 정인선(35)씨는 잠시도 시연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혹여 넘어지거나 부딪쳐 다치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생후 9개월 때였어요. 공연장에 갔다가 의자에 다리가 끼어 멍이 들었는데 낫지가 않는 거예요. 의심스러워 병원을 찾았는데 '혈우병(응고결핍)'이라고 하더라고요. 혈우병 A환자로, 시연이에게는 제8 응고인자가 없데요. 중증이라고 하더라고요. 완치도 안 되고…."

시연이는 지혈이 안 되기 때문에 잘못해서 다치기라도 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평생 응고제를 정맥에 투여하며 살아야 한다. 현재 20여만 원에 이르는 고가의 주사액을 한 달에 10여 회 정도 투여하고 있다. 다행히도 약값이 전액 지원되기 때문에 아직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다.

시연이가 혈우병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정씨의 하루 일과는 혈우병 관련 정보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시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 병에 관한한 전문가가 돼야하기 때문이다.

"제가 힘든 것보다는 시연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 크죠. 평생을 저런 위험한 상태에서 살아야하는 시연이를 보면 가슴이 메어져요."

"원 없이 뛰어놀고 싶은데..."

시연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하교 후에도 집 안에서만 생활한다. 밖에는 거의 못나가는 실정이다. 활동적인 시연이에게 혈우병은 자신의 몸을 묶은 쇠사슬과도 같다. 뭐하나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보니 가끔은 짜증도 난다. 다행히도 활달한 성격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잘 견뎌내고 있다.

"원 없이 뛰어놀고 싶다"는 시연이는 TV를 통해 보는 축구, 야구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별로"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축구선수도 되어보고, 야구선수도 되어보는 상상을 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혈우병(Hemophilia)은

선천성·유전성으로 혈액응고인자의 결핍에 의한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출혈하기 쉬운 체질로서 자발적, 또는 경미한 외상에 의해서도 쉽게 출혈하며 지혈이 잘 되지 않아 때로는 사망하는 수도 있다.

유전형식은 반성열성유전(伴性劣性遺傳)이며, 혈우병 가족에 속하는 여자에 의해 그 유전자가 자녀에게 전해지는데 이 질환이 나타나는 것은 거의 남자 아이이고, 여자아이에게는 드물게 나타난다. 출혈이 빈번한 곳은 발목과 무릎, 엉덩이, 팔꿈치, 어깨 부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박성규 기자는 충남시사신문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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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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