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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미군기지 확장예정지인 경기도 평택 대추리 들판에 철조망이 논을 가로질러 설치되어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황새울 들녘의 평화가 지금,
누군가에 의해 짓밟히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 참여정부 4년째인 백주대낮에
조용히 유린당하고 있습니다.

대구 사는 우리에겐 TV화면이나 오마이뉴스 사진 정도로,
수백 리 떨어진 그곳엔 그들만의 아우성으로,
모든 세상은 지극히 일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간, 수 천년 황새울 들녁의 평화는
영원히 회복될 수 없는 폭력과 파괴의 수렁으로
잦아들고 있습니다.

수백 년 이어져 온 조상들의 넋과 혼이 깃든
그 부드럽고 부드러운 흙 위에
팽성농민의 팍팍한 심장의 피가
저 황사낀 분단조국 뿌연 하늘을 향해
반세기 너머 지속된 이 땅 식민의 삶 위에
구역질처럼 솟구치고 있습니다.
방울방울 슬프게 떨어져 내리고 있습니다.

5월,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저 부드럽고 깊숙한 섬유질 육체 속으로
금속성 보습의 송곳 날카로움이
저 너르고 그윽한 생명의 근원을 향해
파괴와 유린의,
방자한 삽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그 곳 농민들의 낭자한 울음이
지금 이 시간,
한 방울 한 방울 부드러운 흙으로
조용히 숨죽이며 스며들고 있고
아메리카 모국,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 모두의 심장에
쓰윽쓰윽 갈퀴바람으로 칼금을 그어대고 있습니다.
지금,

덧붙이는 글 | 평택미군기지 진압사진과 함께 실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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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해직교사 詩人·한국작가회의회원 전교조 대구교육연구소장 교육민주화동지회 부회장 저서 : 『교단으로 돌아가면』 『우리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겨울나무는 외롭다』 『더 나은 교육은 가능하다』 『교육보다 교사가 먼저다』 『삼백예순날 하냥 외롭고 순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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