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한지숙
우야 아저씨는 좋겠다
참 좋겠다

ⓒ 한지숙
나무에게도 혼이 있어
한갓 나무에게도 혼이 있어
새를 울게도 웃게도 저어댈 수 있는
그런 혼이 있어
새가 기도하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어

ⓒ 한지숙
비 오는 오후
젖어드는 날갯짓에
살가운 무엇 하나 달아매고 날고 있음을
나지막히 귀 기울여 들어보곤 하는

ⓒ 한지숙
달빛 아래
귀룽나무 그림자 보듬듯
산그리메 아래
어머니 누우신 무덤에서

ⓒ 한지숙
처녀림이었을
원시림이었을
자야 아가씨 보듬어

ⓒ 한지숙
사랑으로 타고남은 나이테
겁(劫)의 겁
그 몇 겁으로 다시 태어난

ⓒ 한지숙
우야 아저씨는 좋겠다
참 좋겠다

ⓒ 한지숙
나무에게도 혼이 있어
나무에게도 혼이 있어

ⓒ 한지숙
좋겠다
차암 좋겠다

ⓒ 한지숙
- '나무가 기도하는 집(이윤기)'을 읽고

"<말없음>은 그냥 <말없음>이지
'침묵'이 아니다"라고,
이윤기는 말합니다.

"우리가 '침묵'이라고 부르는 것은
<소리없음>이 아니다,
<소리가 나지 않음>이다,
소리가 나야 하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소리를 내지 않음>이다“라고,
이윤기는 말합니다.

침묵의 강이 어느 날,
레떼의 강이 되는 그 어느 날,
우리는 어디에서 만나지는 걸까…

생각입니다,
뒤척이는 불면같은 생각일 뿐입니다.

덧붙이는 글 | 경북 청송의 '주산지'에서 한나절 서성이며,
여름의 뒤꼭지로 들러붙는 가을 내음에 흠뻑 취했습니다.

인공호수 아래 깊게깊게 뿌리를 내려
비바람의 모진 세월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들을 보며
오래 전 끄적임, '기도하는 나무'를 떠올립니다.

가을, 겨울, 그리고 봄... 훌쩍 길을 나서면
한나절 또 서성이고 싶은 곳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