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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은 힌두교 디파발리 축제날이다. 일부 관광회사에서는 이 날을 힌두교의 신년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인 것 같다.

인도 축제의 대부분은 그 뿌리를 힌두교에 두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성대하게 치러지는 축제가 디파발리이다. 디파발리는 양력 9~11월 사이에 해당하는 칼틱(Kartik)에 열리는 힌두 행사인데 올해는 10월 21일부터 5일 동안 펼쳐지게 된다.

▲ 등불을 켜는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 김훈욱
'불빛들의 대열' 또는 '빛의 향연' 이라는 의미로 디왈리라고도 불리며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힌두축제인 디파발리는 힌두교에서 가장 신성하게 생각하는 종교행사 중 하나다. 도시에서는 부와 행운을 가져다주는 축제로, 농촌 마을에서는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추수감사절과 비슷한 성격의 축제로 받아들이지만 모두 같은 방식으로 축제를 진행한다.

디파발리를 맞는 힌두교도들은 새벽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목욕의식을 치른 다음 집안 어른들로부터 받은 새 옷을 입고 미리 준비한 쌀알로 만든, 축제를 상징하는 모자이크에 등불을 밝히는 의식을 거행한다.

이어 부의 여신인 '라크슈미'와 장애를 제거하는 신인 '가네샤'에게 제를 올린 다음 힌두사원에 가서 기도를 하고 사원에서 나누어 주는 음식을 함께 먹는다. 기도가 끝나면 본격적인 축제를 즐기는데 매일 다른 주제의 행사가 열린다.

첫째 날에 열리는 단테라스는 부를 의미하는 행사로 상인들에게 특히 중요한 날이다. 여성들은 부와 번영을 바라며 금과 은으로 된 집기를 새로 장만하여 친척이나 이웃을 초대하여 준비된 음식을 나눠 먹는다.

정부 고위 관리들과 지역 유지들은 일반 잔치수준을 뛰어 넘는 많은 양의 음식을 준비하고 이웃 주민은 물론 지나가는 행인들도 초대하여 불꽃놀이와 폭죽을 터뜨리며 디파발리의 기쁨을 함께 나눈다.

▲ 하리라야를 축하하기 위해 만든 모형
ⓒ 김훈욱
둘째 날 펼쳐지는 나르카 차투르다시는 크리쉬나왕이 악마를 무찌른 날을 기념하는 행사이며 초티 디파발리라고도 부른다. 가장 중요한 날로 꼽히는 락시미 푸자는 셋째 날인데, 길운이 가장 풍만한 때로 신이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려 주는 날이다.

이 날 큰 규모의 도박판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신이 도박하는 이들의 한 해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넷째 날 파드와는 힌두달력의 새해에 해당하는 날로 이때 시작하는 일에는 행운이 따른다고 믿는다. 마지막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바이야 두즈다. 남자 형제들이 여자 형제들 집을 방문해 특별한 음식을 먹으며 가족애를 돈독히 한다.

힌두교는 우리에게는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도인들이 옮겨 다닌 길을 따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으로 전파 되어 동남아시아 어디를 가도 독특한 힌두사원을 쉽게 찾을 수가 있다.

그 힌두교의 축제인 디파발리는 산스크리트어인데 외국에서는 '빛의 축제'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한자로 표기할 때는 도요절(屠妖節)이라고 쓰는데, 한자 표기에서 보듯 귀신을 물리친 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디파발리의 유래

대부분 축제가 전설에 근거를 두고 있듯 디파발리 또한 힌두교의 전설에서 비롯되었다. 전설이기 때문에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의 풍습과 비교해 가장 공감이 가는 유래는 다음과 같다.

힌두교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신이 있는데, 대지를 관리하는 여신의 아들인 나라카수는 자연을 다스리는 신이었다. 니카라수는 명석하고 무한의 힘을 가진 전지전능한 신이었지만 자신의 능력을 믿고 교만해져서 빛을 조작하여 어둠의 도시 '프라기 요리쉬 리푸라'를 건설하고 스스로 어둠의 왕이 되었다.

졸지에 어둠의 고통에 빠진 백성들은 다른 신들이 힘을 모아 나카라수를 물리쳐 주기를 기원했으나 니카라수의 힘을 두려워하는 다른 신들이 나서지 않자 긴 시간 동안 어둠은 계속되었다. 이런 고통을 지켜보다 참지 못한 젊고 용맹한 보존의 신 크리쉬나가 나서 어렵게 나카라수를 물리치게 되었고 그 덕분으로 백성들은 다시 빛을 찾게 되었다.

한때 어둠의 왕이었던 나라카수는 이후 자신의 잘못을 크게 뉘우쳤고, 그의 어머니 대지의 여신까지 아들을 살려 주면 빛과 평화, 사랑의 사도로 잘 키울 것을 맹세하여 그 소원을 들어 주었다. 그래서 대지는 다시 빛을 찾게 되었고 대지의 여신은 빛이 어둠을 이긴 날을 기념하여 새로운 하루를 만들었는데, 이 새로운 날을 디파발리라고 불렀다.

▲ 하리라야 축하 포스터
ⓒ 김훈욱
▲ 디파발리를 축하하는 쌀 모자이크
ⓒ 김훈욱
하리라야는 이슬람교도들이 한 달이란 긴 시간 동안 라마단, 즉 금식을 마치고 고향을 찾아 이웃들과 금식의 고통을 무사히 넘겼다는 것을 축하하는 이슬람 최대의 명절이다.

그런데 9월 24일부터 10월 23까지가 금식기간인데 공교롭게도 이 기간은 힌두교의 디파발리 축제와 겹치게 된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은 금식을 하면서 까지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데, 힌두교도들은 축제를 즐기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잘못 받아들이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이런 예민한 사안을 두고 힌두교도와 무슬림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하며 갈등을 만들기보단 현명하게 서로 화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디파라야이다.

디파라야는 디파발리와 하리라야를 합성한 말로 일정이 겹치는 이 성격 다른 종교행사를 두고 갈등하기보다 서로 존중하며 함께 즐기자는 의미를 담아 이런 새로운 말을 만들게 되었다. 그래서 이 기간동안 종교와 인종과 초월하여 함께 축제를 즐기는 기간이 된 것이다.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 각 종교에서 금하는 음식이 서로 달라 난감한 경우가 있다. 즉 힌두인들은 소를 신성한 동물로 여겨 쇠고기를, 무슬림은 돼지를 불결한 동물로 여겨 돼지고기를, 또 중국계의 불교도들도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런 문제 때문에 세 인종이 함께 모이면 음식 때문에 곤란한 일이 생기게 되는데, 이 또한 그들은 슬기롭게 문제를 풀었다. 다양한 인종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닭고기 위주로 식사를 하고 디파라야처럼 의미 있는 축제일에는 양고기 요리를 준비한다.

그들은 이렇게 준비한 양고기 요리를 먹으며 절대 권력자에 의해 어둠의 세계로 떨어졌던 사람들이 빛을 찾은 것에 감사하고 고통을 감내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의 '해피 디파발리' '슬라맛 하리라야' 라는 인사를 나누며 서로 그 의미를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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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었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일반 관광으로 찾기 힘든 관광지, 현지의 풍습과 전통문화 등 여행에 관한 정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생활정보와 현지에서의 사업과 인.허가에 관한 상세 정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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