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정지용 문학관에서 열린 전통혼례
ⓒ 송선영
2005년 5월 개관 이후 관객 2만 명을 돌파한 충북 옥천 정지용 문학관. 29일 낮 12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인 '정지용 문학관' 광장에서 조금은 특별한 행사인 김재구·김승애씨의 전통혼례가 진행됐다.

전통혼례가 시작되기 2시간 여 전부터 동네 아주머니들과 신랑 신부 측 가족들이 음식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신랑의 분주함이 보였다. 또 정지용 문학관 개관 이후 처음 열리는 전통혼례인지라 힐끗힐끗 구경하러 나온 동네 주민의 모습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드디어 많은 하객과 동네주민이 지켜보는 가운에 난계국악단의 연주와 함께 전통혼례가 시작됐다.

평소에 보기 힘든 생소한 전통혼례라 집례를 맡은 분이 혼례식의 순서를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식은 진행됐다.

▲ 통기타를 연주하는 신부 어머니
ⓒ 송선영
첫 순서인 전안례는 기러기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 덕목을 사람이 본받자는 뜻으로 여기서 기러기는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키는 상징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표주박을 둘로 나눈 잔에 술을 마시는 합근례와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가 마주보며 서로에게 절을 하는 교배례로 혼례식은 끝났다.

신부에게 주려고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있던 중학생에게 전통혼례를 직접 본 느낌을 묻자 "선생님 결혼식이라서 왔는데 너무 새로워요. 자주 볼 수 없는 거라 신기하기도 하구요. 웃기기도 해요"라며 뭐가 그리도 좋은지 낄낄대며 대답을 했다.

혼례식에 이은 축하공연에서는 신부의 어머니가 직접 한복을 입은 채 통기타를 연주 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곱게 차려입은 딸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으신 마음이 통기타 연주에 묻어나는 듯했고 이런 어머니의 마음을 느꼈는지 신부의 눈가가 금세 촉촉해졌다. 이에 신랑은 "어머님, 예쁜 딸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살겠습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 라며 큰 소리로 감사함을 전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미소 짓게 했다.

▲ 축가 부르는 꼬마
ⓒ 송선영
이어서 잔잔했던 전통혼례식장에 조금은 파격적인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축하합니다, 신랑은 참 좋겠어요, 신부가 예쁘잖아요~~" 라고 시작하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는 다섯 살, 여섯 살 형제의 씩씩하고도 우렁찬 축가였다. 덕분에 지켜보는 모든 이들이 한바탕 웃으며 즐거워했다.

신랑 김재구씨는 "신부가 옥천 사람이고, 서예작가면서 옥천문화원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신부는 작품 속에서 정지용 시인의 작품을 주로 활용했고 이에 정지용 시인 생가에서 전통혼례를 치르는 게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정지용 문학관에서의 전통혼례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이날 전통혼례는 새로 시작하는 부부에게는 소중한 혼례식이었고 동시에 하객들에게는 전통을 다시 알게 해준 좋은 계기가 됐으리라 생각된다.

ⓒ 송선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