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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시도만큼이나 비판도 많았습니다. 참여정부는 지난 4년의 공과를 어떻게 평가하며, 남은 1년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을까요. 이에 <오마이뉴스>는 청와대 핵심 인사들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분야별 정책 점검 및 전망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주제는 크게 ① 부동산과 한미FTA 등 경제 분야 ② 당·정·청 및 언론 관계 등 정치·언론 분야 ③ 북핵 문제 등 통일·외교·안보 분야 등입니다. 이 기사는 그 두번째 순서로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과의 인터뷰입니다. <편집자주>
- 인터뷰 : 이병선 김태경 황방열 기자
- 사진 : 권우성 기자
- 동영상: 문경미 기자


▲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전작권 전환 시기를 내년 상반기에 결하겠다고 했는데 우리의 입장은.
"지난 10월달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09년 10월부터 2012년 3월까지로 정했다. 이 사이 안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날짜를 확실히 정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정해야 우리도 확실하게 더 정할 수 있고 불필요한 논란도 없앨 수 있다."

- 미국 입장은 빨리 이양하고 싶다는 것인가.
"미국은 구체적으로 날짜를 얘기한 적이 없다. '빨리'라는 것은 결정을 빨리 하고 싶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아무튼 이 것은 일방적으로 한 쪽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 용산미군기지 이전이 당초 예정보다 상당히 늦춰지는데.
"언론에 2013년설까지 나왔는데 그런 수치는 오해다. 2013년까지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 용산기지만 이전하려고 했다가 미 2사단까지 평택으로 갔으면 좋겠다 해서 시간이 좀 늦어졌다. 여기에 주민들 반발도 있었다. 또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는데 이게 초기에 계산했던 것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마스터플랜은 현재 그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

현재 구체적으로 토지 측량을 하고 기술적인 계산까지 포함해서 협상 중이다. 내년 1월말까지 완료했으면 하는데 이때가 되면 정확한 이전 시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언론에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늦어지지는 않는다."

"미국의 핵 억지력 신뢰성 높아"

- 보수 진영에서는 미군이 전시작전권이 없는 지역에 주둔하겠느냐며 결국 미군 철수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전작권 전환→연합사 해체→미군철수→한미동맹 와해'라는 도식은 너무 단순하고 국민들을 선동하는 방정식이다. 현실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미군은 이라크 군대에 대한 전작권이 없다. 주일 미군도 자위대에 대한 작전권이 없다."

- 북한이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북핵에 대한 억지력은 미국의 핵우산인가.
"미국의 핵 억지력은 아주 신뢰성이 높고 믿을 수 있다. 미국이 동맹관계가 없는 비핵국가에 대해서 핵우산을 제공하는 것은 일반적 원칙이다. 여기에 우리는 한미동맹이 있기 때문에 더 확실하다고 나는 이해한다."

- 미 핵무기의 재반입도 상정하나.
"현재 미국의 군사적 기술을 보면 물리적 이동이 전혀 필요 없다. 이를 학문적 용어로는 '확장된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이라고 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유럽도 마찬가지다. 새삼스럽게 보장할 필요도 없고 한미동맹관계에서 당연히 해왔던 것인데 북핵 실험 때문에 새롭게 이슈가 제기된 것 같다."

- 군 복무 단축이 갑자기 나온 것은 선거용이라는 지적이 있다.
"청소년 인력의 활용 문제와 연계되어 큰 틀에서 고민한 것이지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갑자기 나왔거나 대선용으로 제기된 것이 아니다.

2004년 중반 정도에 참여정부가 청소년들의 인력을 활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국사회가 노령화되는 상황에서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노동력이 상당히 많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를 증가시킬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본 것이다. 한국은 양질의 노동시간이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양질의 노동시간을 확장해서 국가를 발전시키고 개인의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느냐가 관심이었다.

그런데 대한민국 남자의 대부분이 2년 정도 군대에서 보내야 하니까 그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지난해 9월에 대통령께서 구체적으로 병역제도를 연구해보자고 지침을 주셨다. 그래서 병무청장이 단장이 되어서 연구해왔다. 거의 연구가 마무리되어서 지금 우리들이 보고도 받고 부처간에 실무자들이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미 연구된 것이니까 빠른 시일 안에 적절한 절차를 밟아서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도리라고 본다. 여론도 듣고 국회 당정 협의도 해야 하고…, 일단은 가능한 한 빨리 발표를 하는 게 좋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군 복무기간 단축, 대통령 결심 서면 정책으로 추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임기 중에 그런 방향으로 추진해서 마무리 지을 계획인가.
"현재 연구는 마무리 단계지만 대통령께 최종 보고가 안됐다. 대통령 결심이 서면 정책으로 추진할 것이다."

- 전체적인 군 병력수는 줄어든다고 볼 수 있나.
"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2020년도에 전체 병력 50만명 가운데 병사는 30만명 간부는 20만명이다. 당연히 병사의 숫자는 줄어든다."

- 북핵 실험 이후 안보 상황을 볼 때 병력 감소는 모순이라는 지적이 있다.
"북핵은 재래식 전력을 조정하는데 별 관련은 없다. '국방개혁 2020'도 보면 숫자가 줄지만 앞으로 기계화되고 경량화되고 첨단무기로 무장하기 때문에 전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향상된다. 과거 양적인 숫자로 전력을 측정하던 공식은 이미 깨졌다."

- 참여정부 내내 대일관계가 논란이 됐다. 이번에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일본 방문 결과를 보니 또 대일 자세가 바뀐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대일관계에 있어서 원칙은 똑같다. 결국은 과거사 문제인데 그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 입장이 전혀 변화되지 않았다. 외교부 장관께서 말씀하신 것은 아베 총리가 방문했을 때 원칙적인 문제를 일본도 지킬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한일관계를 발전시켰으면 하는 희망 측면에서 말한 것으로 생각한다."

- 그동안 한일 갈등양상을 보면 과거 문제사 뿐만 아니라 영토 문제가 결부되면서 상당히 감정적으로 갔는데 그런 면에서 필요없는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할 생각은.
"특히 독도 문제는 아주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인데 일본 쪽에서 늘 자극하기 때문에 이슈가 된다. 일본 쪽에서 자극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차분히 대화를 통해서 풀 수 있다고 본다. 한일문제에서 원인 제공은 이제까지 내가 볼 때 일본 쪽이었다."

- 2001~2003년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는 우리 정부가 아무 말도 안했는데 독도 문제가 불거지면서 야스쿠니를 한일관계의 고리로 삼았다. 여기서 일관성의 문제가 나온다.
"처음에 대통령께서는 일본에 대해서 대담하고 폭넓게 시작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독도문제까지 불거졌기 때문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본다. 그것으로 인해서 원칙이 변화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남북관계 북핵 빼면 성과 커"

- 어느 정권이나 외교의 키워드가 있는데 참여정부의 외교 키워드는 '자주'가 떠오른다.
"여전히 평화번영이 키워드라고 본다. 한미 관계도 미래지향적으로 했고 남북 관계도 북핵 문제를 빼고나면 성과가 크다.

한 예로 남북한 인적 왕래만 해도 10만명(정확히 9만3000명) 돌파시대가 왔다. 이는 국민의 정부 마지막 해에 비해 7배가 증가한 것이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쪽 근로자만 1만1000명이다. 금강산 관광객도 140만명에 이르렀다. 북핵 문제만 빼고 나머지 남북관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앞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평화를 유지하고 안정된 상황을 유지하려면 군사력이 중요한데…, 참여정부는 군사비를 8% 이상씩 늘렸고 현재 24조5000억원까지 이르렀다. 질적으로 좋은 군대를 만들었고 국방력이 상당히 튼튼해졌다. 그런데도 북핵으로 인해서 많은 성과가 가려진 것이 안타깝다."

- 한반도 평화측면에서 볼 때 군비증강만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현실적인 남북간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다군사 문제까지 남북간에 회담하고 군사력도 낮은 수준으로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감성적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 또 한국의 위상으로 볼 때 북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불특정한 상황도 있다. 남북관계를 넘어선 미래를 본다면 기본적인 투자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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