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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군이 22일 복합실내문화체육관 관련 주민설명회를 통해 전형적인 전시행정을 보여줬다.
ⓒ 박미경
화순군이 주민설명회에 주민들을 동원, 전시 행정의 전형을 보여줘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오후 2시 화순군청회의실에서는 군민복합실내문화체육관 건립에 따른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는 군청 각 실과소 공무원과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청풍이나 도암 등 군청 소재지와는 다소 먼 곳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복합실내문화체육관 건립은 화순군이 화순공설운동장에 문화예술회관을 짓기 위해 10억여원을 들여 실시 설계까지 마친 상황에서, 전완준 군수가 경제성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화순군이 복합건물로 지을 것을 구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적인 실내체육관과 정적인 문화예술회관이 한 자리에 들어서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문제를 놓고 많은 주민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복합건물로 짓는데 들어가는 추정공사비만 330여억원, 현재 90여억원의 예산만이 확보된 상황에서 실제 공사에 들어갈 경우 더 많은 금액이 소요될 것인데 완공까지 불과 2년 만에 어떻게 그 많은 예산을 확보할 것이냐는 의회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화순군이 주민설명회에 주민들을 동원한 것은 이런 염려를 불식시키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생색내기용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주민설명회나 공청회가 열릴 경우, 이해관계가 있는 지역 주민들이나 참석할 뿐 참여율이 미미한 것이 통례인데 반해 이날 설명회에는 200여명이 넘는 인원이 대거 참석했다.

5·31 지방선거와 10·25 보궐선거에서 군수 형제를 도와 선거운동을 했던 운동원들의 모습도 상당수 눈에 띄어 주민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갖게 했다.

실제로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A 면사무소 직원 B씨는 "위에서 한 면당 주민 10명씩을 참석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와 주민들과 함께 설명회에 참석했다"고 말해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대다수가 동원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주민 C씨는 "아무리 군수가 10억여원을 돈을 버리면서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라지만 굳이 주민들을 동원해서까지 설명회를 열 필요가 있었냐"며 혀를 찼다.

D씨도 "화순군이 이미 상하복층 복합실내문화체육관을 짓기로 하고 주민들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도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사전에 밝힌 상황에서 설명회를 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주민설명회는 형식적인 전시행정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무부서 관계자는 "농번기철이어서 주민들이 바쁜 시기라 참석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이 많이 참석해 달라는 차원에서 각 면(화순군은 13개읍면이 있다)에 연락한 일은 있지만 주민들을 '동원'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군민복합실내문화체육관은 2009년 7월 개관을 목표로 화순읍 대리 공설운동장(현재 테니스장)에 지어진다. 총 사업비 330억원이 들어가는 실내문화체육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3천석 규모의 체육관과 150석과 350석 규모의 공연장, 사회단체 사무실, 평생학습관, 외국인여성 문화센터, 도서관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22일 열린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실내체육관을 공설운동장 인근에 짓는 데는 공감하지만 문화프로그램 등에 주민들이 쉽게 참여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밀집된 화순읍 주민들이 쉽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에 문화센터가 들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가 없는 주민들이나 어린이 청소년 등이 쉽게 찾을 수 있게 접근성이 용이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화순군이 이미 상하복층 실내문화체육관을 공설운동장 안에 짓기로 결정해놓고 이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했다며, 복합실내문화체육관을 짓는 것이 타당한지, 또 공설운동장 안에 지어야하는지 등의 타당성 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전완준 군수는 "상하복층 문화체육관을 짓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필요 예산은 정부의 균형발전특별자금이나 마사회기금, 체육진흥기금 등을 지원받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순#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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