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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과 나>에서 양물제거 여부를 검사하는 모습이 노출 논란이 되고 있다.
 <왕과 나>에서 양물제거 여부를 검사하는 모습이 노출 논란이 되고 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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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금요일 빼고 사극을 볼 수 있을 만큼 사극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약간의 간격을 두고 이같은 현상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번에 월화드라마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바로 <대장금>의 주역 이병훈 감독과 <여인천하>의 김재형 감독이 각각 연출을 맡은 <이산>(MBC)과 <왕과 나>(SBS) 때문이다. 두 감독 모두 사극을 연출하는 데 있어 달인이라 평가되는 만큼 두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청자들로서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두 거장 역시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고자 서로를 의식하듯 기존 사극에서 조금 더 진화된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물론 그들이 추구하는 연출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제껏 사극에 등장하지 않던 부분들을 과감하게 보여주고 있다.

리얼리티 사극, 재미있는 사극 표방

사실 <왕과 나>의 경우 그동안 임금 혹은 후궁들의 수족 노릇을 하는 내시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미 내용 자체부터 독특하다. 기존 사극에서는 언제나 그들은 임금과 후궁들에 충성을 다하는 모습 정도만 보여주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 <왕과 나>는 조선시대의 성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내시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내용 전개가 되지 않았지만 이미 내시를 소재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또한 아역들 연기가 호평을 받았는데, 내시가 되기까지 과정을 보다 섬세하게 그려내며 리얼리티 사극을 표방하고 있다. 그동안 위인들의 일대기를 그려내 허구와 사실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에도 가상 인물들이 내시를 내세워 여전히 허구와 역사적 사실 사이를 줄타기하고 있음에도 논란보다 칭찬 일색인 것은 내시가 되기 위한 과정과 애환을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또한 후발주자인 <이산>도 성군으로 알려진 정조의 일대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지만 정조의 어린 시절 이산이라는 낯선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워 그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잃고, 할아버지인 영조에게 항소를 올리는 장면을 내보내 훌륭한 성군보다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방송에서 고어체가 아닌 현대어를 사용하는 극중 인물들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파격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사극에서만큼은 고어체 사용에 익숙했지만 극중 인물들이 우리와 비슷한 현대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파격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각 회마다 에피소드를 삽입해 기존 사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린 시절 이산이 겪는 아픔에 초점을 맞추고, 주변부 인물들의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이뤄나갈 지 적절하게 보여주었다. 이처럼 두 드라마는 시청자들에 마음을 사로잡고자 색다른 시도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산>도 아역 배우들의 노출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왕과 나>와 <이산>모두 새로운 스타일로 진화하는 사극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산>도 아역 배우들의 노출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왕과 나>와 <이산>모두 새로운 스타일로 진화하는 사극으로 봐야 할 것이다.
ⓒ I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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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노출이 논란 대상?

이러한 변신은 리얼리티 사극 혹은 재미있는 사극을 표방하면서 기존의 사극에 식상해하던 시청자들에게는 대체적으로 호평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문제는 이상하게도 아역 연기자들의 모습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바로 아이들이 내시를 연기하면서 그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장면들의 노출이 논란 대상이 되고 있다. <왕과 나>의 경우 내시가 되기 위해 시험을 보는 아이들의 기본 조건인 양물 제거 여부를 검사받았다. 내관들은 육안을 통해 지원자들의 양물 제거 여부를 확인했으며 ‘통’, ‘불통’으로 통과 여부를 알렸다.

이때 내시의 아이들의 양물 제거를 육안으로 검사할 때 노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더불어 지원자들이 임금을 구하기 위해 진흙탕에 뒹굴고, 물이 가득 담긴 옹기에 들어가 100을 셀 때까지 참는 등 내시시험 재현과정에서 아동학대라는 비난도 받았다.

반면 <이산>은 사도세자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는 이산이 신분을 숨기고 어린 대수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것이 발각되는 사이 대수가 삼촌에 의해 거세될 뻔한 장면에서 알몸이 등장했다. 이어 정조를 평생 곁에서 보필할 호위 무사 박대수(이종수 분)의 어린 시절을 소개하며, 어린 대수(권오민 분)가 내시가 되기 싫어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자신의 생식기를 잡고 고민하는 장면이 클로즈업되었다.

또한 2회 방송에서 궁 밖으로 나간 어린 이산이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어린 송연과 함께, 냇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던 평민 어린이들의 옷을 훔치는 장면이 등장했고 이때 아이들이 함께 냇가에서 옷을 벗고 알몸으로 노는 장면이 노출 논란 대상이 되고 있다.

노출 대상 논란에 불편한 입장을 보이는 시청자들은 굳이 아이들의 알몸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야 했냐는 것. 더욱이 그들의 모습이 비록 어리기는 하지만 ‘쑥쓰러웠다’는 지적과 함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여주인공들이 목욕하는 장면이 등장했던 것을 지적하며 이제 아이들의 몸까지도 시청률 수단으로 사용하느냐는 지적도 일었다.

하지만 그런 것에 불편해 하는 시청자들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시청자들도 많다.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노는 모습과 성장기로 가는 아이들이 내시시험을 받는 장면을 굳이 선정적인 장면으로 착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

그런데 사실상 아이들의 노출이 논란 대상이 되는 것은 조금 과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의 노출은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임에도 굳이 선정적인 장면 혹은 시청률의 수단이라는 언급은 시청자들의 지적에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러한 장면은 여주인공들의 목욕신과는 다른 불순한 의도로 본다는 자체가 오히려 더 불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색다른 시도를 통해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두 작품은 변신을 꾀하는 만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껏 비슷비슷한 사극에 질려하던 시청자들에게 만큼은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사극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두 드라마는 아이들의 노출보다 새로운 스타일로 진화하는 사극의 모습이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앞으로의 전개가 무척이나 기대되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사극#노출 #이산#왕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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