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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낙엽 제거기 비료살포기를 개조해 만든 이 기계는 비록 소리가 크고 기름도 많이 소모되지만 효율과 효과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다.
▲ 신종 낙엽 제거기 비료살포기를 개조해 만든 이 기계는 비록 소리가 크고 기름도 많이 소모되지만 효율과 효과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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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윙~웽~~~”
“쏴아악~쏴아악~”

아침부터 요란한 기계음 소리가 도시의 적막을 깬다. 기계 소리와 함께 낙엽이 흩날리며 가차없이 거리에서 쓸려나간다. 시끄러운 만큼 효과도 있다. 이 기계가 지나간 곳은 언제 낙엽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냐는 듯 이내 깨끗해진다.

거리의 청소부 환경미화원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누려버리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가을이 저만치 물러가려 한다. 가을과 함께 가을의 상징인 단풍도 그 절정을 지나 이제는 겨울잠을 잘 채비를 하고 있다.

단풍이 지나간 나무들은 이내 잎을 버린다. 그 나뭇잎들은 거리를 뒹굴고 마음을 어지럽히면서 깨끗했던 거리마저 심란하게 만든다. 이때쯤 되면 가장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거리의 청소부 환경미화원이다.

거리를 어지럽히는 낙엽을 치우는 일은 이들 환경미화원의 몫. 하지만 계룡시에서는 예전처럼 손수레를 끌고 다니면서 빗자루로 낙엽을 쓸어 담던 모습을 볼 수 없다. 신종 낙엽청소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제는 새벽녘에 빗자루로 낙엽을 쓸던 환경미화원들의 모습도 추억이 되어 버리는 것일까?

신종 낙엽청소기의 등장

어깨에 메고 다니면서 낙엽이 있는 곳에 갖다 대면 낙엽이 우수수 날리면서 이내 거리에서 사라져 버린다. 참으로 편해졌다. 환경미화원은 빗자루로 쓰는 것보다 힘도 덜 들고 효과도 배가된다고 말한다.

“이게 낙엽 청소용으로 보급된 건가요?”
“보급이요? 이런 걸 누가 보급해 줍니까? 저희가 개발한 겁니다.”
“개발요? 어떻게요?”
“이것이 원래는 비료를 살포하는 기계인데 약간 개조해서 쓰고 있는 거예요.”

“무겁지는 않습니까?”
“무겁긴요. 그래도 허리 숙이고 빗자루로 쓰는 것보다 효율 면에서도 좋구 힘도 덜 들고 그래요. 기름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좋네요. 거리도 금세 깨끗해지고….”


환경미화원 아저씨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자체 개발했다지만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쓸모 있어 보였다.

어제의 단풍이 오늘의 낙엽으로

인간이란 참 간사한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록달록 물든 단풍이 아름답다며 산으로 들로 나가 단풍놀이를 즐기더니 단풍이 지나가고 나뭇잎이 떨어지니까 지저분하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이것이 인간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인데도 말이다.

이제 단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낙엽이 떨어져 거리를 뒤덮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환경미화원들은 더욱 바빠질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그나마 환경미화원들이 자체 개발한 이 기계가 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신속하게 낙엽도 치우고 깨끗한 거리를 볼 수 있으니 더욱 효율적이니까.

비록 이 기계로 인해 빗자루로 낙엽을 쓸던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을 거리에서 볼 수 없게 됐지만 효율과 효과 면에서 더 낫다면 과거의 추억쯤은 잊어버리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낙엽#환경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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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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