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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종기 당진군수
 민종기 당진군수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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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당진 군수가 사상 유례 없는 불법 위장전입 주도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당진군은 시 승격에 필요한 인구 5만명을 채우기 위해 대규모 불법 위장전입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민 군수는 3일 오후 3시 30분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은 전적으로 군정의 책임자인 군수에게 책임이 있다"며 "직원들에게 목표를 부여하고 매월 실적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전입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매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추진실적을 보고하도록 해 직원들이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라며 "당진시 승격을 위해 애써오신 동료 공직자와 주민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또 "이번 일로 파생되는 어려움이 있다면 군수가 책임지고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 군수는 "공공시설에 전입된 분들은 원래 주소지로 전입토록하고 비 거주자 전입관계도 자체조사를 거쳐 신속히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진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민 군수가 자진 사퇴여부를 밝히지 않은 점과 위장전입을 주도한 군청 간부 공무원의 처리방안에 대해 밝히지 않은 데 대해서는 유감의 뜻과 함께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앞서 당진군농민회,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 당진환경운동연합, 당진전교조 등 4개 단체 간부들은 이날 오전 민 군수를 면담하고 ▲ 당진군수의 사죄와 군수직 사퇴 ▲ 실무책임자인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책임추궁 ▲ 불법 행위 관련 예산 전액 환수 ▲ 당진시추진위원회 해산 등을 요구했다.

민 군수 "전적으로 내 책임..상당한 스트레스 있었을 것"

 당진군은 시 승격에 필요한 당진읍 인구 5만명을 채우기 위해 대규모 불법 위장전입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관련 KBS보도 화면
 당진군은 시 승격에 필요한 당진읍 인구 5만명을 채우기 위해 대규모 불법 위장전입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관련 KBS보도 화면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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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체는 이날 발표한 별도의 성명을 통해서도 "당진군이 시승격을 위한 주민등록 위장전입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시승격에 참여해 온 대다수 군민들은 큰 상처를 입게 됐다"며 당진군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당진군민의 명예실추와 시승격 좌절,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했다"며 "이는 불법의 중심에 군정책임자가 자리하고 지역언론과 의회가 견제능력을 상실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들 시민사회단체단체 간부들은 이날 오후 당진경찰서 경무과장을 면담하고 "위장전입 과정에 하위직 공무원과 주민들은 생계형 협조자로 주민등록 이전으로 인한 하등의 이익이 없었다"며 선처를 당부했다.

당진군은 시 승격에 필요한 당진읍 인구 5만명을 채우기 위해 대규모 불법 위장전입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2005년부터 지난 해 말까지 최소 1만명이 위장전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래는 이날 민 군수의 담화문 전문이다.

군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14만 당진군민 여러분!

최근 '당진 시 승격'추진 관련 언론 보도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특별히, 그간 당진시 승격을 위해 적극 협조해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리면서 그간의 언론보도와 관련하여 주민여러분께 군수로서 진솔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당진은 최고의 농촌이면서 도시형의 행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당진은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현대제철, 동부제강, 동국제강등 국내 굴지의 철강회사들이 앞 다퉈 입주하였으며, 지난 4년간 충남에서 가장 많은 516개의 기업을 유치한 가운데, 산업단지 건설, 황해경제자유구역등 전체적으로 2100만평이상이 개발되는 국내최대의 산업물류중심도시로 급격히 변모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행정수요도 환경, 교통, 치안, 주택, 상하수도, 문화예술등 도시형으로 변화되면서 농어촌행정을 위주로 한 기존의 '군 행정'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게 되었으며 양적, 질적인 면에서 주민이 요구하는 행정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시행정체제로 승격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진 시 승격'은 절박하고도 시급한 문제였습니다. 홍성예산에 신도청이라는 거대 신도시가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평택에는 대규모 국제도시가 가시화되고, 아산시에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진군민이 쇼핑과 휴식, 업무를 위해 인근도시로 빠져나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며, 자칫하다간 인근도시에 도시의 중심성을 빼앗기고 경쟁력없는 삼류도시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과 현재 당진이 급격히 발전되는 산업행정수요에 부응키위해 저는 하루라도 빨리 당진시로 승격해야겠다는 절박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도시가 분산되어있는 당진군의 경우 지방자치법상의 시승격 요건을 맞추려면 최소 4~5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했으며, 무엇보다도 충남도내의 다른 '시'에 비해 인구도 많고 민원처리건수도 월등히 많은 반면, 공무원수는 거꾸로 2백명 가까이 적은 불합리속에서 단지 '군'이라는 이유로 효율적인 행정조직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주민여러분께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당진시 승격 추진의 배경이었습니다.

그동안 당진 시 승격을 위해 군수가 중심이 되어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습니다. 당진시 승격은 최초 제가 지난 2004년 군수에 출마하면서 당진의 미래와 당진의 발전을 위해서는 당진시 승격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강한 확신속에 선거공약으로 제시하였고, 당선이후에는 '일하는 당진시 건설'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당진사랑주민등록갖기' 운동을 해 왔습니다.

더불어, 매주 수요일을 '당진사랑 주민등록갖기 운동의 날'로 정하여 전 직원이 기업체에 출장하여 전입을 독려하는 한편, 매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추진실적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직원들이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입니다.

처음 추진당시에는 인구 15만의 도농복합형 시 승격을 목표로 하였으나 추진과정에서 도시개발 속도, 공동주택 건설 현황, 거주 선호도등을 고려할 때 당진읍을 5만으로하는 시승격이 더 빠르지 않겠냐는 주민여론을 반영하여 2007년부터 당진읍 중심의 시승격을 추진하게 되었고, 작년 11월, 마침내 당진읍 인구가 5만을 넘어서 충청남도를 거쳐 작년 12월27일 행정안전부에 당진시 설치 건의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현재의 문제들은 전적으로 군정의 책임자인 군수인 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최초 당진읍 5만 달성을 위해 우선 당진읍에 거주하면서 타읍면으로 주소가 되어있는 주민들을 당진읍으로 전입시키는 노력이 진행되었으나, 군수가 직원들에게 목표를 부여하고 매월 실적을 점검하는 등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재와 같은 부당한 전입이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간부공무원이나 직원, 협조해주신 주민들은 단지 시 승격에 뜻을 같이하면서 군수의 의지를 받들어 전입을 추진한 만큼 이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군수에게 있으며 행여 이로 인해 파생되는 어려움이 있다면 군수가 책임지고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저 또한 당진에 대한 애향심과 당진발전에 대한 염원에서 시 승격을 추진한것이지 개인적인 영달이나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추진한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당진을 사랑하고 염려하시는 14만 당진군민 여러분!   지금까지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하여는 먼저, 공공시설에 전입된 분들은 원래주소지로 전입토록하고, 비 거주자 전입관계도 자체조사를 거쳐 신속히 바로잡도록 하겠으며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고, 금번 선거에도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이번일로 군민여러분께 어려움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특별히, 당진시 승격을 위해 애써오신 동료 공직자 여러분과 주민여러분께 행정의 책임자로서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모든일이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군수가 책임지고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군민여러분께서도 흔들림 없이 서로 격려하는 가운데 아름답고 잘사는 당진 건설을 위해 힘과 의지를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8. 4. 3          당진군수 민 종 기


#당진군수#위장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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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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