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08 인천사회포럼 '이주민섹션'의 토론회를 마치며 기념촬영 앞의 우측부터 태국 다문화 강사인 펀핏시팍티 씨, 일본 다문화강사인 나카사토 씨, 그 옆뒤에 한국 이주노동자 인권 센터내 다문화 지원팀장이고 박이스라르 씨의 부인인 박영금 씨, 그 앞의 모자를 쓴 기자, 그리고 베트남 다문화강사인 유티미하 씨, 그 뒤에 네팔출신의 고팔 씨, 그리고 좌축에서 두번째에 파키스탄출신의 박 이스라르 씨, 그 옆은 사랑마을이주센터의 김칠수 소장님이다.
▲ 2008 인천사회포럼 '이주민섹션'의 토론회를 마치며 기념촬영 앞의 우측부터 태국 다문화 강사인 펀핏시팍티 씨, 일본 다문화강사인 나카사토 씨, 그 옆뒤에 한국 이주노동자 인권 센터내 다문화 지원팀장이고 박이스라르 씨의 부인인 박영금 씨, 그 앞의 모자를 쓴 기자, 그리고 베트남 다문화강사인 유티미하 씨, 그 뒤에 네팔출신의 고팔 씨, 그리고 좌축에서 두번째에 파키스탄출신의 박 이스라르 씨, 그 옆은 사랑마을이주센터의 김칠수 소장님이다.
ⓒ 야마다다까꼬

관련사진보기


12월2일 인하대에서 한국방송대 인천지역대 7층으로 장소를 변경해 열린 '2008 인천사회포럼' 통일, 복지, 여성, 환경, 도시개발, 이주, 주민자치, 교육 등 총 8개 분야에 시민사회 활동가와 각계 전문가들이 모이며 활발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주민 섹션'에서도 김철수 사랑마을 이주민센터 소장의 사회로 나를 포함한 3명의 다문화가정 당사자와 두명의 이주노동자 당사자가 모였다. 한국에 오게 된 이유, 예전 한국의 이미지와 실제의 삶, 그리고 지금의 문제점 등을 밝혔다.

역시 말만의 '다문화 가족 지원법'인가?

베트남 결혼이민자인 유티미하씨는 한국에 온지 10여년이다. 현재 초등학생인 아들 2명의 엄마다. 방문육아교사로서 다문화 가정을 방문해 한국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도움을 주며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베트남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아시아권 결혼이민자들의 경우 문법활용이나 발음 문제 때문에 한국어 습득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한국어 교육 현장에도 보조교사 배치 등 좀 더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했다.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로 한국여성과 결혼하며 귀화한 박이스라르씨는 '다문화 가정 지원'이 많은 것 같다고 보도됐지만, 실제 여성결혼이민자에 비해 소수인 남성결혼이민자에 대핸 지원이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도 4년전에 교통사고로 장녀를 잃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한마디 했다. 약자인 노인이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와 '다문화수업'을 좀더 다양화해서 한글학습 뿐만 아니라 태권도 같은 운동이나 다른 특기를 개발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에 영주권 자격을 겨우 습득한 이야기도 했다. 학점은행제 수업을 근처 대학에서 이수했더라도 영주권을 받기 위해선 외국학교 출신자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증명서 뿐만 아니라 성적증명서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일본 학교법에서는 졸업한지 18년 이상 지나면 성적증명서를 발행하지 못한다는 점을 털어놓았다.

분한 마음이 들어 학점은행제 사이트를 보고 전화상담을 하니 그 내용을 게시판에 올리라는 답을 들었다. 해볼까 했지만 주민등록번호를 인정받지 못하면 사이트 등록도 어렵다.

보건복지부 결혼이민자 지원센터 사이트인데도 외국인등록증번호로 등록 못한 일이 있었다. 역시 말만의 '다문화 가족지원법'인가, 라고 힘이 빠진 일이 있었다. 여러 말을 하고 싶었지만, 긴장이 돼 제대로 전하고 싶은 말을 못했던 게 사실이다.

선배의 중학생 아들 사례도 꺼냈다. 수업 중 담임선생님은 학생 어머니가 일본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독도는 일본 땅인가?"라고 물어본 예가 있었다. 학생은 그 전까지 이름도 제대로 듣지 못한 독도 때문에 그런 질문을 받게 돼 부담이 컸다고 한다.

2006년에 한국 이주 노동자 인권센터에서 인천지역 3개 초등학교 학생 3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종 및 외국인에 대한 태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방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반감을 보인 학생의 비율은 일본인에 대해 34.1%로 가장 높았다. 당시 독도 문제 영향이었다고 본다.

지난번 어떤 초등학교에서 '일본의 문화 이해 교육'을 실시한 일본인 다문화강사가 내놓은 학생소감에 보면 '일본사람들이 나쁜 사람들밖에 없는 것을 알게 돼 좋았다'라는 내용이 있다. '일본인=나쁜 사람'이라는 발상 배경에 대해 부담이 된다. 이 땅에 사는 대부분 한일가정 자녀들은 자기 부모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말하지도 못하면서 살게 될 것도 같다.

우리가 여기서 살면서 일본의 역사적인 죄를 결코 잊으면 안된다. 하지만 일본인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올바르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문화 이해 수업'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우선은 다문화 가족 지원에 숨겨진 '인간 사냥식 강제 단속 추방' 을 중지시켜야..

마지막으로 네팔에서 이주 노동자로서 온 고팔씨는 브로커에 800만 원 가까운 빚을 내고 한국에 왔기 때문에 1년 일해도 반도 못 갚았다고 말했다. 이주 노동자는 의료치료도 제대로 못받기 때문에 발표하지 못하는 사망자가 상당히 있다고도 했다.

이주 노동자 출신 박이스라르씨도 이명박 정부 하에서 토끼몰이식으로 이주노동자 강제단속추방하는 것을 비판했따. 나를 보며 일본에서도 그런 일 안했다고 귀뜸했다. 사실은 한국보다 먼저 이주노동자를 맞이한 일본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재일교포 친구들과 교제하면서 많은 강제노동이 있었던 사실을 들었다. 몇 년 전에는 브라질에서 일본계 브라질인이라고 속인 이주노동자가 아동을 살해한 범죄가 화제가 되며 이민자 이미지가 나빠지기도 했다. 그 배경에 일본이 이민자들에게 제대로 못한 게 있지 않은지 생각해봤다.

결국 일본이든 한국이든 급격한 고령화와 소자녀화 문제를 안고 자원의 수출입에 의지하지 않으면 못 사는 게 공통점이다. '이주자를 어떻게 받아들여 살려 갈까'에 따라 미래가 걸려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경제적 활력이나 문화적 다양성 등을 살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줄이고, 소수 인종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필수다. 즉 이주 노동자를 단순한 도구와 같이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해야만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우선은 다문화 가족 지원에 숨겨진 '인간 사냥식 강제 단속 추방' 을 중지시킬 것을 바랄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천e조은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문화#이주 노동자#일본#결혼이민자#국제결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 이주민영화제(MWFF) 프로그래머 참여 2015~ 인천시민명예외교관협회운영위원 2017년~2019년, 이주민방송(MWTV) 운영위원 2021년 ~ 인천서구마을공동체 웃서모 대표 겸임 2023년~ 인천 i-View 객원기자 겸임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