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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의회 ‘수원화성 관광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지난달부터 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의 이동편의와 관광수익 증대를 위해 수원시 신풍동 화성행궁~팔달산 서장대 구간 340여m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어 문화재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화성행궁과 팔달산 서장대 모습.
 수원시의회 ‘수원화성 관광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지난달부터 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의 이동편의와 관광수익 증대를 위해 수원시 신풍동 화성행궁~팔달산 서장대 구간 340여m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어 문화재 경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화성행궁과 팔달산 서장대 모습.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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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의회 화성특위가 화성에 적합한 모델로 평가한 경북 문경의 ‘연개소문‘ 오픈세트장 모노레일은 지난 2007년 4월 민자유치를 통해 설치하고, 세트장 매표소에서 고구려궁까지 324m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수원시의회 화성특위가 화성에 적합한 모델로 평가한 경북 문경의 ‘연개소문‘ 오픈세트장 모노레일은 지난 2007년 4월 민자유치를 통해 설치하고, 세트장 매표소에서 고구려궁까지 324m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 한국모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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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의회가 최근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관광용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 등이 화성경관을 훼손하는 발상이라며 반대목소리를 높이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수원시의회 '수원화성 관광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홍승근. 이하 화성특위)는 지난달부터 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의 이동편의와 관광수익 증대를 위해 수원시 신풍동 화성행궁~팔달산 서장대 구간 340여m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시의원 13명으로 구성된 화성특위는 이미 지난달 6일 강원도 삼척시 대금굴 모노레일과 지난 3일 경북 문경시 SBS사극 '연개소문' 오픈세트장 모노레일의 운영 실태에 대한 현장답사를 실시하고, 문경 모노레일이 화성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민자 유치, 행궁~팔달산 서장대 구간 340m 설치 검토

이에 따라 화성특위는 최근 수원시 관계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회의를 열고 삼척·문경 모노레일 현장답사 결과를 설명하고 모노레일 설치를 위한 소요예산 40여억원을 민자 유치를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법률적 검토 작업을 요청한 상태다.

화성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처음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홍승근 화성특위 위원장은 "화성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관찰해본 결과 가장 높은 팔달산 서장대를 관람하는 비율이 극히 저조했다"면서 "이는 이동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따라서 "화성 행궁 쪽에서 팔달산 서장대까지 모노레일을 설치하면 관광객들의 이동불편을 덜어주고, 모노레일 자체가 또 다른 관광 상품이 돼 관광수익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면서 "모노레일 설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성특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와 전문가 등은 "화성의 경관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경제성도 없는 즉흥적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화성특위 내부에서조차 반대의견이 적지 않아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윤은상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즉흥적 발상에 불과하다"면서 "모노레일 설치는 화성의 경관을 해치고, 경제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척 대금굴 모노레일과 문경 '연개소문' 세트장 모노레일은 지형여건이 좋지 않아 관광객 이동수단으로 운행되고 있다"면서 "이를 단순하게 생각해 세계적인 문화재인 화성에다 설치하려는 것은 경관훼손 등 부작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수원시의회 화성 관광특위가 광광객들의 이동편의와 수익증대를 위해 화성행궁~팔달산 서장대까지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화성행궁 광장 쪽에서 팔달산으로 오르는 포장길(왼쪽)과 나무계단.
 수원시의회 화성 관광특위가 광광객들의 이동편의와 수익증대를 위해 화성행궁~팔달산 서장대까지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화성행궁 광장 쪽에서 팔달산으로 오르는 포장길(왼쪽)과 나무계단.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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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전문가, "세계문화유산 훼손하는 즉흥적 발상" 비판

윤 국장은 또 "팔달산은 지형이 험하지 않고, 수원시가 화성 주변과 주요 접근로를 잘 정비해 놓은 상황에서 수십억원을 들여 불과 몇 백m의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것은 경제성도 없다"면서 "적어도 4000~5000원의 탑승료를 받아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보는데, 과연 이용객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성관광열차 운영 실태를 예로 들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관광특수를 겨냥해 전격 도입된 화성관광열차는 팔달산~연무대까지 약 4.7km 성곽 주변을 운행하며 편도기준 어른 1500원, 청소년 및 군인 1100원, 어린이 700원의 이용요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화성관광열차는 이용객이 적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약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도보로 화성관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팔달산 서·남쪽 방향은 경사도가 완만해 산에 오르기가 어렵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16일 화성 행궁에서 만난 최아무개(65. 수원시 매향동) 씨는 "옛날에는 화성 주변이 정비되지 않아 팔달산을 오르기가 불편했지만, 지금은 사방에 길을 만들어 놓아 나이 먹은 사람들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면서 "이곳에 무슨 모노레일이 필요하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화성 전문가는 "황당하다"면서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선 모노레일을 설치하려면 화성행궁 뒤쪽 성벽을 끼고 올라가도록 설계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터파기 등 공사과정의 충격으로 성곽이 균열될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행궁에 이질적인 시설물이 들어서면 부조화로 인한 악영향은 물론 행궁을 후원하는 팔달산의 자연경관 훼손 등 문화적 소실이 매우 크다"면서 "화성 복원작업이 한창 추진되는 상황에서 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진행되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화성특위 내부에서도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다. 화성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김명욱(팔달·남향·인계·신안동 )의원은 "세계적인 문화재가 있는 곳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관광객들이 서장대에 오르지 않은 것은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라 입장료를 받기 때문"이라며 "만약 민자를 유치해 모노레일을 설치한다 해도 민간업체가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한 운영을 할 소지가 있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모노레일을 계속 고집한다면 특위를 탈퇴하겠다"면서 "화성특위는 국회에서 '화성성역화특별법'이 제정되도록 지원하고, 문화재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온 성곽주변 주민들의 피해보상을 위한 활동 등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수원시의회가 최근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관광용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 등이 화성경관을 훼손하는 발상이라며 반대목소리를 높이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팔달산 중턱까지 운행하는화성관광열차.
 수원시의회가 최근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관광용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 등이 화성경관을 훼손하는 발상이라며 반대목소리를 높이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팔달산 중턱까지 운행하는화성관광열차.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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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 없어 지자체마다 설치 붐... 반대자들 설득할 것"

이에 대해 홍승근 화성특위 위원장은 "환경단체들은 원래 반대만 하는 곳이어서 별로 개의치 않는다"면서 "문경 모노레일은 수원화성과 여건이 비슷해 기존 등산로를 활용하면 되고, 수익성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모노레일은 전기로 운행하기 때문에 환경문제도 없어 지방자치단체마다 설치 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앞으로 추진방안이 확정되면 집행부에 제의해 본격 추진하고, 주민공청회나 토론회 과정에서 반대론자들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노레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법률적 문제가 버티고 있다. 문화재 보호구역에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원시 쪽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한 채 '핑퐁작전'을 벌이고 있다.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화성특위의 모노레일 추진방안에 대한 입장과 진행상황을 묻자 "우리 업무소관이 아니어서 노코멘트 하겠다"며 "문화관광과로 알아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우리가 답변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서 "화성사업소로 문의해 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화성특위에서 모노레일 설치 방안이 확정되면 수원시가 추진해야할 사안인데도 이들 부서는 제대로 입장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원시 공무원들도 반대여론 높다"... 시의회 일방적 '오버'인가

하지만 이와 달리 김영규 수원시 문화체육국장과 김충영 화성사업소장 등 수원시 관계자들은 화성특위의 삼척·문경 현장답사에 동행해 "관광객 편의를 위해 검토하겠다"의견과 "문화재청과 협의하겠다"는 의견을 각각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실무 부서에서는 왜 언급을 회피하는 것일까. 이는 화성특위의 모노레일 추진 방안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민감한 문제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수원시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화성특위의 모노레일 추진 방안에 대해 타당성이 없다며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집행부에서 호응을 받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 의회가 일방적으로 나서 '오버'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수원시의회 화성특위가 화성에 적합한 모델로 평가한 경북 문경의 '연개소문' 오픈세트장 모노레일은 지난 2007년 4월 민자유치를 통해 설치하고, 세트장 매표소에서 고구려궁까지 324m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한국모노레일이 10년간 운영권을 행사한 뒤 문경시에 기부채납하게 될 이 모노레일의 탑승요금은 관람료 1000원을 포함 어른 5000원, 청소년 3800원, 어린이 2500원을 받고 있다. 이용인원은 연간 24만여 명이며, 수입액은 8억여원 정도로 알려졌다.


태그:#수원시의회, #화성행궁, #서장대, #팔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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