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지난 7일 개막한 '2009세계도시축전'에 자전거를 타고 오라고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14일) 집인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남동구 인천시청-연수구를 지나 송도국제도시까지 이글거리는 폭염 속을 뚫고 힘껏 페달을 밟아 찾아갔습니다.
갯벌을 매립한 삭막한 땅 곳곳에는 하늘로 치솟은 고층건물들로 가득했고,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 건설노동자들은 쉬지 않고 요란한 공사판에서 땀흘려 일하고 있었습니다. 더위를 피할 나무그늘 하나없는 길 위에서 숨을 고르는 건설노동자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지는, 경제자유구역이란 이름의 콘크리트 도시는 너무나 황량하고 쓸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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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송도갯벌이 사라진 땅에 콘크리트 도시가 들어서고 있었다. |
| ⓒ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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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씁쓸한 공사판을 가로질러 중앙공원(센트럴파크) 인근의 '그린바이크 엑스포'09'를 우선 둘러봤습니다. 인천광역시와 도시축전조직위원회-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중앙일보문화사업-한국교통연구원-인천발전연구원이 주관하고, 행정안전부-국토해양부-환경부가 후원한 그럴싸한 이 행사는 인천세계도시축전과 함께 80일간 열린다 했습니다.
메인행사에는 개막식 이후 바이크 카니발, 자전거 전국 투어, 바이크 콘서트, 국제심포지엄 및 전시회, 바이크 싸이클링이 예정돼 있고, 상설-평일행사로는 바이크 홍보관, 바이크 리폼, 하늘을 나는 자전거, 자전거 안전 아카데미 등이 있다 했습니다.
자전거-부품 전시도 없는 자전거 엑스포??그런데 힘겹게 자전거를 타고 찾아간 '그린바이크 엑스포'09'는 한마디로 형편없었습니다. '엑스포'라는 말이 정말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행사장 곳곳의 부스는 대부분 텅텅 비어 있었고, 날이 더워 그런지 자원봉사자들도 다들 맥을 추지 못하고 일부는 홍보관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엑스포를 찾은 사람은 혼자인 듯 싶었고, 자전거 관련 정책과 우수사례, 제조업체 등 상설전시를 해놓았다는 홍보관도 외부 부스처럼 볼게 없었습니다. 짜깁기 된 자전거 영상만 요란할 뿐, 자전거 엑스포다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자전거 업체 부스는 얼마되지도 않았고 아예 비어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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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 홍보관에는 냉방이 되서 그런지 자원봉사자들로 가득하다. |
| ⓒ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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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무료 대여소에는 수많은 자전거가 뜨겁게 달궈져 있었고, 곳곳에서 공사를 하는 통에 대여한 자전거를 탈만한 곳도 자전거 엑스포 행사장으로 오가는 길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하릴없이 앉아있던 홍보관 자원봉사자에게 자전거를 타고 행사장을 찾는 사람이 많은지 물었더니, 요즘 날이 더워 그리 많지는 않지만 많이들 온다고 하더군요.
정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엑스포를 보러 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전거와 자전거 부품 기본전시도 되어있지 않고 자전거 생활과 무관한 자전거 엑스포는 정말 찾아보지 않는게 나을 듯 싶었습니다.
시간낭비는 물론 '자전거에 대한 모욕'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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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고 하는데, 자전거 타는 사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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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와 자전거부품 조차 전시되지 않은 자전거 엑스포, 정말 볼게 없다. |
| ⓒ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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