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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근사한 집이라면 그냥 살겠습니다. 하지만 집을 고쳐야 합니다. 그것도 대대적으로 새롭게 고쳐야 하지요. 집을 혁신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는 겁니다."

 

이상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Society)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을 '복지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는 2007년 7월에 문을 열었다. 이른바 '복지국가 혁명'을 위해서 복지․경제․금융․노동․환경․교육 등 여러 분야 학자와 시민단체 활동가 300여 명이 모인 것이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는 영미식 국가 발전전략인 성장주의, 시장만능주의의 또 다른 이름인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그 대안으로 북유럽식 복지국가발전 전략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이다.

 

현재 연구 및 저술 활동과 복지국가 정책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중 2007년 7월에 발간한 <복지국가 혁명>(도서출판 밈)은 복지국가 소사이어티가 지향하는 복지국가의 기초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복지국가 혁명은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서글프군요."

 

'책의 내용이 현재 대한민국의 복지 수준에 비춰볼 때 다소 비현실적이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이상이 공동대표의 대답이다. "우리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보수적인 기조와 기존의 국가 구조 속에서 사고가 묶여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이 대표는 그런 인식이야말로 '외눈박이'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책에서 말하는 복지국가는 스웨덴, 핀란드 등의 북유럽 복지국가 수준에 한참을 못 미칩니다. 대한민국만의 사회문화를 반영하다보니 지금 수준의 내용이 나온 거지요. 그런데 이 정도 수준도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얼마나 영미식 신자유주의와 보수적 시각에 갇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다른 쪽은 보지 못하는 '외눈박이 사고'인 셈이죠."

 

북유럽식 복지국가는 더욱 급진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이 대표는 그들의 지향점을 공유하자는 것이지 그 내용을 좇아가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존엄․연대․정의'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본받되 그 가치를 추구하는 전략은 대한민국만의 사회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국가발전전략을 만들어야 하고, 그 초안이 이 책에 담겨 있는 겁니다."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이성이 공동대표는 지난 민주화 정권 10년 동안 복지의 양적 확충은 어느 정도 이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을 너무 따졌기에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원칙이 훼손됐다고 말한다. 확고한 복지 확충 전략이 있어야 진정한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정권보다야 참여정부 시절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좋은 환경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현 정권은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세력입니다. 복지국가 자체가 위협을 받는 시대가 온 거죠. 대다수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신자유주의적 국가발전 전략에 공감했다는 현실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정권은 복지국가를 실현시킬 세력에서 탄생돼야 합니다."

 

이 대표는 10% 소수만을 위한 나라가 아닌 사회전체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힘을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사는 이미 시작되었다

 

누구의 집을 들어가든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그 집의 문패다. 이성이 공동대표가 생각하는 새로운 집의 문패는 '존엄·연대·정의'라는 3가지 가치다.

 

"이 세 가지가 복지국가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입니다. 이 가치를 문패로 내걸고 새로운 집을 짓는 겁니다. 그 집에는 4가지 중요한 기둥이 존재합니다."

 

이 대표는 이 기둥을 크게 경제와 복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경제쪽 기둥은 공정한 경제와 혁신적 경제라는 두 가지 기둥이 존재하고, 복지 쪽은 보편적 복지와 능동적 복지라는 두 가지 기둥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네 가지 기둥이 새 집의 기본 골격이죠."

 

특히 '보편적 복지'라는 개념에 무상의료, 무상교육 그리고 아동복지 등 복지국가 소사이어티가 주장하는 구체적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이 대표는 새 집을 짓는 일이 단시간에 되기는 힘들지만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 중심에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라는 시민단체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스스로도 많이 공부해야죠. 그리고 이런 노력들이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책들이 발간될 겁니다. 또한 현재 서울에서만 열리는 정책아카데미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수강 대상도 더욱 다양화하려고 노력중입니다."

 

1987년의 민주화 이후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경제사회민주화 세력으로서 역동적 복지국가 창조에 앞장서고 있다. 한 시간 가량의 인터뷰 동안 대한민국의 새로운 집을 짓겠다는 이성이 공동대표의 열정과 집념이 느껴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희망제작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복지국가#복지국가소사이어티#이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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