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9일 헌재의 미디어법 권한쟁의심판 기각 결정으로 민주당이 4석을 잃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 이후 의원직 사퇴서를 던지고 국회를 나가버린 정세균·천정배·최문순 의원 때문이다. 민주당 문방위원인 장세환(전주 완산을) 의원도 헌재 판결 직후 격분한 나머지 국회의원직을 버리겠다고 밝혀 의원직 사퇴 뜻을 밝힌 사람은 4명으로 늘어났다.

 

고집 꺾지 않는 '사퇴 4인방'... "국민 신의 저버릴 수 없다"

 

현재까지 네 사람은 사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고 있다. 특히 천정배, 최문순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국회에 남을 이유가 없다"며 미련조차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천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일 언론악법이 무효가 되면 사퇴 사유가 원천적으로 없어지기 때문에 사퇴 의사를 철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는 한 사퇴를 번복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복귀를 요청한) 민주당 동료들의 우정은 고맙지만, 국민에 대한 신의는 저버릴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헌재 판결 전까지 서울 화계사에서 '2만배 기도정진'에 힘썼던 최문순 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의원직 사퇴서를 낸 후 '노숙자'처럼 거리를 지키며 언론악법 무효 캠페인을 벌여왔다. 하지만 헌재가 끝내 기각 결정을 내려 의원직 사퇴 결심을 더 굳혔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국민모임'의 한 의원은 "헌재 판결 뒤 전화를 걸어보니 충격을 받은 것 같더라"면서 "최 의원은 끝까지 국회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뒤늦게 사퇴서를 제출한 장세환 의원도 마찬가지다. 29일 장 의원이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강래 원내대표는 부랴부랴 국회 기자실로 내려와 먼저 막아섰다고 한다. 하지만 잠시 뒤 장 의원은 끝내 기자회견을 강행하고 국회를 떠났다. 그는 그 길로 곧장 전북 익산으로 내려가 버렸다.

 

민주당 전체 의원들을 대신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정세균 대표도 아직 원외에 머물러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어제(29일) 민주당 의원들이 의총을 통해 사퇴서 철회를 요청했지만, 정 대표는 아직 사퇴 의사 번복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2차 미디어법 투쟁' 1석이 아쉬운 상황... 정세균 복귀 강력 요청 

 

하지만 헌재 결정으로 '2차 미디어법 투쟁'을 치러야 할 민주당의 대표가 끝까지 원외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강력한 원내투쟁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가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여당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의석(87석)을 가진 민주당이 2차 미디어법 투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단 1석도 아쉬운 상황이다. 따라서 적절한 시점이 되면 정 대표는 원내 복귀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매우 높다.

 

나머지 3명의 의원들은 사실상 원내 복귀가 불투명하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장 의원은 원내부대표의 직책을 맡고 있는만큼 설득하면 돌아올 수도 있을 것 같다"(29일 의총)고 기대하기도 했지만 장 의원이 아예 지역구로 내려가 있어 설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천정배-최문순 의원은 사퇴 의지가 분명하다.

 

당장 4명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민주당 의석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회기 중에는 본회의 의결, 비회기 중에는 국회의장이 사퇴서를 수리해야만 국회의원 사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4명의 사퇴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김형오 의장이 사퇴서를 전격 수리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당장 내주부터 시작될 2차 미디어법 원내투쟁에서 4명이 빠진다면 민주당의 전력 손실이 적다고 볼 수 없다. 민주당 의원들이 "정세균 등 원내 복귀 요청" 결의안을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 미디어법 개정 시동... "폐지개정안 내겠다" 

 

한편 민주당은 30일 '무효언론악법폐지 투쟁위원회'(위원장 박주선 최고위원)을 구성해 미디어법 재개정 준비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헌재가 신문법-방송법 입법절차의 위법성을 지적한 만큼 법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참에 아예 '미디어법 폐지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늦어도 내달 4일까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과 접촉도 시작했다. 이날 오후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 미디어법 개정을 위한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미디어법#민주당#천정배#최문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