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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고사 거부를 이유로 교사들을 해임한 것은 교육청의 '징계권 남용'이라고 서울행정법원이 31일 판결한 직후, 해직교사들이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일제고사 거부를 이유로 교사들을 해임한 것은 교육청의 '징계권 남용'이라고 서울행정법원이 31일 판결한 직후, 해직교사들이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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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 오전 10시. 우리 나라 교육사의 한 장면으로 기록될 역사적인 판결이 서울행정법원에서 내려졌다.

지난 해 12월 전국단위학업성취도평가(이하 일제고사)에 반대하여 학생의 선택권을 안내하고 체험학습을 허락하였다는 이유로 파면 해임되었다가 지난 3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해임 결정을 받은 서울 구산초 정상용 교사 등 서울 지역 교사 7명에 대해서 전원 해임 취소 결정이 내려진 것.

법원은 먼저 다툼의 소지가 된 일제고사 실시의 위헌성과 위법성에 대해서는 우리 헌법과 초중등교육법 등에 비추어 학업성취도평가의 실시 여부나 시기, 실시 형태 등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결정할 수 있다면서 법적 근거에 대해서는 인정, 일제고사 자체가 불법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번째 쟁점이었던, (설사 일제고사의 실시가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이들 7명 교사들이 일제고사를 반대하여 학부모에게 서신의 형태로 시험에 대한 선택권을 안내하고 체험학습을 허가한 것이 국가공무원법 상의 성실의 의무와 복종의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 교사들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즉, 이들의 행동 중 일부가 국가공무원법의 복종의무 등을 어긴 것으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쟁점이 된, 설사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징계 양정에 있어서 해임 처분을 하여 교사직을 박탈한 것은 그 행위에 비추어 징계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슷한 다른 사례와의 형평성과 고의적인 성적 비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서 이를 받아들였다. 즉, 징계의 근거 법령인 징계양정규칙을 잘못 적용했고, 비례의 원칙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사회적 통념상 현저하게 과도한 징계이므로 해임을 취소한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12월에 울부짖는 학생들을 교실에 남겨 둔 채 눈물을 흘리며 학교에서 쫓겨난 교사들이 1년여 만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미 예견된 판결...법원이 최소한의 상식 수용

 지난 2008년 12월 11일 징계 철회 및 공정택 교육감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징계통보를 받은 교사들이 이번 조치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혜원, 정상용, 박수영, 송용운, 설은주 교사.
 지난 2008년 12월 11일 징계 철회 및 공정택 교육감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징계통보를 받은 교사들이 이번 조치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혜원, 정상용, 박수영, 송용운, 설은주 교사.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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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로 인한 복직 결정은 법조계나 교육계에서는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비록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최소한 국민과 교육계의 상식을 확인한 수준의 판결이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일제고사 자체의 위헌성이나 부당성에 대해서는 법원이 쉽게 불법이라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국민여론조사에서 파면· 해임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이 과반을 훨씬 넘겼다는 점에서 해임 처분은 국민적 상식에도 맞지 않는 것이었다.

비슷한 사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가 파면 해임이 아닌 정직 이하의 징계 처분을 받은 교사들이 많고, 파면· 해임을 당했던 교사들이 자체 징계위원회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징계의 과도함 등의 이유로 복직 판결을 받은 선례가 이어지고 있었던 것 역시 법원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 일제고사 반대로 파면된 서울 염광중의 황철훈 교사는 재징계를 통하여 정직으로 감경되어 학교로 복직했다. 그리고 지난 8월 서울 대방초의 오정희 교사 역시 같은 이유로 서울교육청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파면 해임이 아닌 정직 결정을 받음으로써 교직을 유지했다. 그리고 울산의 조용식 교사도 같은 이유로 해임을 당했지만 지난 11월 16일 교원소청심사위는 징계가 과도하다면서 해임을 취소하고 정직으로 감경하여 결국 학교로 복직했다.

그리고 현재 징계가  진행 중인 경기도 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은 부천공고 김진 교사는 일제고사로 징계를 받은 사례 중 가장 낮은, 최하 징계인 견책으로 징계의결 요구되어 견책 이상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또한, 법원은 이들 교사들과 같은 시기에, 같은 사유로 일제고사에 대한 선택권을 안내하는 서신을 보내고, 체험학습을 허가한 전북 장수중의 김인봉 교장의 책임이 이들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직 3개월을 받아, 해임을 받은 이들 7명의 교사들에 대한 징계가 과도하여 취소한다는 결정의 근거로 삼았다.

이번 판결의 영향은?

이번 법원의 결정에 의해 이후 달라지는 것들, 또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 몇 가지 있어 보인다.

[영향1] 해직 교사들의 복직은 어떻게 되나?

해임 취소 판결을 받은 교사들의 운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첫번째 경우는 서울교육청이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때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교육청은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재징계의결 요구)에 의해 3개월 이내에 다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여 징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 해임을 받아 학교를 쫓겨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다른 사례와 같이 정직의 징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3개월 이상을 해임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학교에 복직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 번째 가능성은 서울교육청이 법원의 해임 취소 결정에 불복하여 고등법원에 항소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7인의 교사들은 당장 복직하기 쉽지 않게 된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교육청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논의가 필요한 중요 사안이니 여러 관계자들과 충분한 검토를 한 후에 항소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과 정부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교육청은 복직 결정을 미루고 대법원의 선고까지 기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미 KBS 이사였던 동의대 신태섭 교수의 해임 무효 소송에서도 법원은 일관되게 해임 무효를 결정했지만 복직은 대법원 결정 이후에 이루어졌다. 충남 정의여중고나 부산 배정여상에서의 교사 해임 사건 역시 법원의 1, 2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법원까지 간 이후에 복직이 이루어졌다.

서울교육청과 교원소청심사위가 항소를 하는 것은 자유이고 그들의 권리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일단 복직부터 시키는 것이 순서로 보인다. 우리나라 행정법 체계는 "집행부정지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즉, 취소소송의 제기는 처분 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나 대법원 판례도 이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니 법원의 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한 해임 징계는 일단 철회하고 항소를 하더라도 복직을 시킨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항소해 계속 징계의 정당성을 다툰다고 하더라도 1심 법원의 결정에 따라서 교사들을 일단 복직 시키는 것이 먼저이고 이것이 법적으로도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에 의해 구속된 피의자가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검찰이 항소하더라도 일단 그를 석방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한편으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직위해제되었던 교사들이 1심 무죄 판결 이후에 비록 검찰이 항소하기는 했지만 직위해제가 취소되고 학교로 복직한 서울교육청의 최근 사례가 있어 전격적으로 복직을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영향2] 전교조 탄압에 대한 법원의 제동... 시국선언 재판 등에도 영향

최근 전교조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력이 이루어져 왔고 그 대표적인 수단이 징계와 형사고발이었다. 그 중의 가장 최초의 사례라고 볼 수 있는 일제고사 반대 교사들에 대한 해임에 대해 법원이 취소 결정을 내림으로써 다른 사건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없다는 전망이다.

80명이 넘는 교사들을 기소하고 징계한 교사 시국선언 사건 역시 곧 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사건도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전교조에 대한 탄압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법조계와 교육계의 의견이 무리한 기소이자 무리한 징계, 즉 정치적 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에서도 똑같다.

최초의 민선 직선 교육감 선거인 2008년 7월의 서울교육감 선거 재판도 마찬가지다. 역시 유죄선고를 받고 해직 위기에 처해 있는 전교조 서울지부와 주경복 교수에 대한 기소와 징계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 재판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즉, 현 정부와 교육 당국이 전교조에 대한 전방위 탄압의 수단으로 동원한 징계와 기소라는 수단이 법원의 결정에 의해 중대한 장벽을 만난 것이다.

[영향3] 또 다른 일제고사 해직교사들의 소송

현재 일제고사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사례는 이들 7명 외에도 많이 있다. 서울의 또 다른 학교인 세화여고에서도 김영승 교사가 일제고사 건 등으로 파면을 당하여 현재 소송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강원도에도 이와 똑같은 이유로 해고된 교사가 4명이나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서울의 7명 교사에 대한 판결은 일제고사를 이유로 진행된 징계로 소송을 하고 있는 다른 교사들의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파면 해임 교사들 역시 해임 취소 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일제고사 반대를 이유로 최소 파면 해임 징계는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영향4] 일제고사는 어떻게 되나?

서울교육청이나 청와대, 교육당국의 입장에서는 이번 법원의 결정이 일제고사 실시의 정당성을 인정해 주었다는 점에서 크게 손해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징계를 한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실시를 강제하는 유력한 수단을 상실했다는 점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정부의 일제고사 강행과 반대 교사에 대한 징계 시도는 어느 정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일제고사 강제 실시의 가장 유력한 수단이었던 반대 교사에 대한 배제 징계가 정당성을 상실하였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가 모델로 삼고 있었던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도 일제고사를 폐지하거나 축소하여 세계적으로 이런 유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세계적 추세와 국회의 일제고사 폐지 법안 제출 등의 외부적 요소도 재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정부의 일제고사 정책에도 악재(?)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미국에서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일제고사 형태가 아닌 표집 평가, 선택권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이런 정책마저도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일제고사의 원조라는 영국에서도 이미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는 일제고사인 SAT를 이미 폐지했고, 잉글랜드도 올해부터 중학교 단계의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초등학교에만 남겨 두었다. 초등학교마저도 학부모와 교사단체들의 반대로 언제 폐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5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일본의 민주당 정권은 선거에서의 공약에 따라 전국학력조사라는 이름의 일제고사를 아예 표집으로 전환하고 예산도 대폭 삭감해 버렸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와 더불어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최재성 의원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일제고사 폐지 법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경기도 교육감은 지난 주 치러진 시도단위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서 학교별, 학생별 선택권을 부여하여 일부 학교가 집단적으로 이 평가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런 국내외의 상황이 정책 당국으로 하여금 더 이상 일제고사 정책을 강행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더욱 기운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제고사 폐지 또는 대폭 수정 주장이 더 거세어지는 계기가 되어 일제고사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의 의미 : 절반의 승리와 이후의 더 큰 과제

 무한경쟁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 청소년단체 활동가들이 일제고사 폐지와 일제고사로 인한 해직교사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무한경쟁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 청소년단체 활동가들이 일제고사 폐지와 일제고사로 인한 해직교사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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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일제고사의 폐지와 징계 무효를 주장해 왔던 교육시민와 당사자들은 법원의 판결에 100% 만족할 수는 없어 보인다. 법원이 일제고사 자체의 불법성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았고, 징계 사유도 인정하면서 징계 양정의 문제점만을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징계 취소 결정을 받은 구산초 정상용 교사가 "이번 결정이 너무 아쉽다. 일제고사 자체에 대한 법적 판단은 교육계의 몫으로 남겨놓고 징계 자체에 대한 결정만 했다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되면 일제고사 자체는 정당하다는 것이 되고 이를 반대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이 되는데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말한 것에서 잘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은 청와대와 교육과학기술부, 서울교육청의 이후 정책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우리 사회에 큰 과제를 던진 의미있는 판결로 보인다. 법원으로서도 일제고사 자체에 대한 위헌이나 위법성을 인정하기에는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이 판결에 의해 파면 해임 징계의 부당함에 대한 국민 여론의 정당성이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일제고사를 고집하면서 교사들을 강제로 쫓아내면서 시도단위까지 이를 확대해 나가려는 교육 당국의 고집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고, 누군가가 책임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가장 먼저 일제고사 파면 해임을 주도한 교과부 장관과 서울교육감이 책임져야 할 사람이다. 임면권자이자 징계권자로서 이번 징계의결을 요구한 형식적 최고 책임자인 공정택 서울교육감은 이미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선고를 받고 쫓겨났다. 그러나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서울교육감은 수차례 이 징계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는 약속을 하였고, 또한 현재 서울교육감의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김경회 부교육감은 당시 징계를 의결한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더 큰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나아가 징계와 무단 결석에 의한 불이익 등으로 학생과 학부모를 협박하고, 해고라는 사형선고를 통해 교사를 협박하면서까지 강행을 고집하던 일제고사 정책이 그 협박 수단 중 가장 위력적인 수단을 상실함으로써 어떤 식으로든 일제고사 강행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다. 일제고사 정책을 수정 또는 폐지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와 국회의 법률 개정안 제출 등의 흐름도 현 정부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교육계는 이를 '절반의 승리'로 평가하고 이후의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준 판결이라고 평가한다.

일제고사 폐지 논란의 또다른 계기 될 듯

비록 이번 법원의 결정이 이들 교사들의 모든 혐의를 벗겨준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 큰 역사적·교육적 의미를 가진다. 일제고사를 중단시키지는 못했고, 징계를 받기는 했지만 우리 사회에 일제고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 교수, 일반 시민들까지 일제고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수만명의 시민과 학부모들이 이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교사들뿐 아니라 학생들까지 나서서 영하의 날씨 속에서 교육청 앞에서 풍찬 노숙에 나서고, 어린 제자들과 학부모들까지 거리 서명과 선전에 나섰다.

그 동안 이들 해직 교사들과 제자들, 학부모, 그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흘린 피눈물이 얼마던가? 이로 인해 우리 교육계와 사회가 치러야 했던 갈등과 상처가 또 얼마나 컸던가? 이런 교육 주체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이 정도의 작은 승리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청와대, 교과부, 서울교육청, 그리고 교원소청심사위는 이번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여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일제고사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으로 보인다. 혹시, 정부 당국이 이를 수용하기 힘들어 항소를 하더라도 이들 교사들은 먼저 학교로 돌려보내는 것이 순서이다.

이제 일제고사 반대 교사들에 대한 징계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


#일제고사#해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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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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